1855 보르도 공식 등급 분류((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 2등급 와인인 샤토 몽로즈(Chateau Montrose)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쌩-테스테프(St. Estephe) 마을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드는 AOC 등급 와인입니다.
1. 샤토 몽로즈 1999
샤토 몽로즈 1999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의 비율이 62%입니다. 높은 카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을 입증하는 듯 와인에서 탄닌의 맛이 꽤 강하게 느껴집니다. 사용된 나머지 포도의 비율은 메를로(Merlot) 33%,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4%,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1%입니다. 출시한 지 약 12년이나 지났지만, 40분 정도 디캔팅한 다음 마셨을 때도 아직 젊은 기운이 살아있었습니다.
참고로 로버트 파커( (Robert M. Parker Jr.)가 쓴 "보르도 : 세계의 멋진 와인에 대한 소비자 가이드(Bordeaux : A Consumer's Guide to the World's Finest Wines)" 4판에 나온 1999 빈티지의 평가를 보면 세컨드 와인인 라 담 드 몽로즈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샤토 몽로즈에 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87점이라는 점수만 나와 있죠.
2. 와인의 맛과 향
아주 진한 루비빛을 띠며 와인 표면은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말린 서양 자두(Prune)로 이어지는 검은 과일들의 향이 진하게 나옵니다. 허브와 그윽한 오크 향이 이어지고, 꿀 같은 달콤한 향도 있죠. 지린내 같은 동물성 향도 나타나며 풋풋하고 매콤한 향신료 향도 풍깁니다. 나중에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볶은 견과류나 연유 같은 향도 살짝 나타납니다.
탄력 있고 매끄러우며 풍부한 질감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너무 강하지 않고 적당히 부드럽고 순하죠. 그래서 거부감이 전혀 없습니다. 2004 빈티지에서 느꼈던 "비단 위에 가는 모래가 조금 있는 것 같은" 느낌, 혹은 "잘게 간 연필심을 뿌려놓은 것 같은" 느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디캔팅한 후의 질감이지만, 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마셨다면 더 나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드라이한 맛과 여기에 어울리는 적당한 산도가 있습니다. 쌉쌀한 맛이 느껴지며 은근한 힘이 있습니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느낌도 참 좋군요. 검은 과일의 진한 풍미가 있으며 바닥에 탄탄한 탄닌의 맛이 깔려 있습니다. 탄탄한 탄닌의 느낌은 와인 전체에 잘 짜인 구조감을 안겨주죠.
초반엔 오크 같은 나무 계열의 향이 조금 강하나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과일 풍미가 우세해집니다. 은은하면서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있습니다. 언뜻 단순한 듯하지만, 깊이 음미해 보면 마신 후에도 계속 변화하는 느낌이 좋습니다. 물론 그 변화는 섬세하면서 깊고 그윽하며, 기품이 전해지는 가운데 이뤄집니다.
탄닌, 산도, 알코올 등의 각 요소가 멋진 균형을 이루며 나무랄 데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과일 풍미가 조금 더 많았으면 하지만, 그게 흠이 되진 않습니다. 브리딩(Breathing) 시간이 많지 않아서 와인이 덜 열린 듯한데, 충분히 열린 상태에서 마셨다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겁니다.
1999년은 2004년과 마찬가지로 빈티지가 별로 좋은 해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해의 샤토 몽로즈보다 가격이 낮죠. 품질을 생각할 때 적당한 가격이라고 봅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갈비와 양 갈비, 기타 고기 요리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1년 12월 18일 시음했습니다.
생산자와 다른 빈티지의 샤토 몽로즈 시음기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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