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늙은 포도나무에서 나온 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 - Domaine Gadais Pere & Fils Muscadet Sevre et Maine Vieilles Vignes 2007

까브드맹 2010. 12. 1. 09:08

도멘 가대 페레 에 피스 뮈스까데 세브르 에 멘 비에니 비뉴 2007

1. 도멘 가대 페레 에 피스 뮈스까데 세브르 에 멘 비에이 비뉴((Domaine Gadais Pere & Fils Muscadet Sevre et Maine Vieilles Vignes) 2007

도멘 가대 페레 에 피스의 뮈스까데 세브르 에 멘 비에이 비뉴 2007은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인 루아르 밸리(Loire Valley)에서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청포도인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발 드 루아르는 프랑스의 남동부 중앙고원지대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는 루아르강을 따라 펼쳐진 지역입니다. 옛 귀족들의 별장으로 사용하던 고성과 유적이 많고, '프랑스의 정원'이라고 부를 만큼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죠. 루아르강의 하류에 낭트시가 있습니다. 이 낭트시 일대를 와인과 관련해선 뮈스까데(Muscadet) 지역이라고 부르죠. 그만큼 낭트시 일대는 예전에 뮈스까데라고 불렸던 청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이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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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한때 뮈스까데라고 불렀던 믈롱 드 부르고뉴는 이름에 부르고뉴가 들어가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 원래는 부르고뉴(Bourgogne)에서 재배하던 포도입니다. 17세기말 루아르 일대에 불어닥친 한파 때문에 포도나무들이 동사하자 좀 더 추운 곳인 부르고뉴에서 믈롱 드 부르고뉴를 가져와 잘 적응시킨 것이죠. 발 드 루아르의 낭뜨시 일대는 믈롱 드 부르고뉴를 재배하기 좋았기에 현재 믈롱 드 부르고뉴는 이곳의 대표 품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르고뉴에선 샤르도네(Chardonnay)가 화이트 와인용 포도로 주로 사용되면서 오히려 믈롱 드 부르고뉴 재배지가 아주 적어졌죠.

3. 와인 양조

이 와인은 다른 화이트 와인에선 찾기 어려운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원재료인 포도와 관련된 특징인 '비에이유 비뉴(Vieilles Vignes)'이며, 또 하나는 양조 상의 특징인 '쉬르 리(Sur Lie)'입니다. 비에이유 비뉴는 아주 오래된 포도나무를 뜻하며 영어로는 올드 바인(Old Vine)이라고 합니다.

포도나무는 수령이 25년을 넘어가면 수확량이 적어지므로 대개 뽑아버리지만, 오래될수록 줄어드는 수확량과 반비례해서 포도 품질이 좋아지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산량보다 품질에 더 신경 쓰는 와인 생산자는 가능한 한 오래오래 포도나무를 길러서 양질의 포도를 얻으려고 노력하죠. 다만 비에이유 비뉴를 규정하는 법령이 따로 없으므로 별로 오래되지 않은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했는데도 레이블에 "Vieilles Vignes"라는 표시를 한 와인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도멘 가대 페레 에 피스 비에이유 비뉴는 대부분 1929년에 심은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듭니다. 포도나무 수령이 대략 80년 정도쯤 되는 셈이죠. 참고로 경제성을 고려한 믈롱 드 부르고뉴의 평균 수령은 40년 정도입니다.

 

 

쉬르 리는 와인의 날카로운 산미를 부드럽게 만드는 양조법입니다. 와인의 날카로운 신맛을 부드럽게 하려면 보통 젖산발효법을 씁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을 오크통에 넣어두면 날카로운 맛을 내는 사과산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뀌는데 이걸 젖산발효라고 합니다. 루아르의 뮈스까데 와인은 젖산발효 도중에 쉬르 리 과정을 추가합니다. 쉬르 리는 알코올 발효 후에 죽어버린 이스트인 "리(Lie)"를 걸러내지 않고 와인과 함께 오크통에 넣어서 숙성하는 방법입니다. 와인은 약 6개월 정도 리와 접촉하면서 산미가 부드러워지고, 이스트 향이 스며들어 바디가 풍부해지면서 복합적인 풍미가 있게 되죠. 다른 곳에서도 와인의 날카로운 산미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비슷한 방법을 쓰지만, 루아르의 쉬르 리처럼 오랫동안 접촉하진 않습니다. 쉬르 리는 모든 와인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믈롱 드 부르고뉴처럼 알맞은 품종이 따로 있습니다.

4. 와인의 맛과 향

중간 정도의 농도를 띄는 밀짚 색으로 맑고 깨끗합니다. 복숭아와 배 같은 과일의 달콤한 향이 물씬 풍기며 이스트의 구수한 냄새도 납니다. 미디엄 바디 정도의 무게감을 가졌으며 질감은 부드럽습니다. 드라이한 맛으로 너무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산미를 가졌고, 사과나 풋복숭아 같은 매우 상큼한 맛이 납니다. 여운도 제법 긴 편입니다. 깨끗한 외관과 풍부한 과일 향, 입안을 자극하는 기분 좋은 산미와 긴 여운이 잘 어울립니다.

생선회와 생선구이, 해산물 모둠회, 조개찜과 조개구이 등등 각종 해산물 요리에 제격이며 식전주로 마셔도 좋습니다.

2010년 11월 30일 시음했고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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