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주산 메를로 와인의 인기
호주산 메를로 와인은 호주산 쉬라즈나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과 비교하면 평가가 낮은 편입니다. 단일 품종 와인으로 생산할 때도 있지만,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쉬라즈와 혼합한 와인이 더 많죠. 국내에 들어온 호주 와인을 살펴봐도 "까베르네-메를로"로 표시된 와인이 대부분이고 메를로 단일 품종으로 만든 호주 와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호주의 메를로 재배 면적은 쉬라즈와 까베르네 소비뇽에 이어 3위를 차지합니다. 또한 재배면적이 점점 줄어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달리 큰 변동이 없죠.
이처럼 쉬라즈와 까베르네 소비뇽에 비교해 마이너 취급을 받는 메를로이지만 래튼불리(Wrattonbully), 피레네(Pyrenees), 헌터 밸리(Hunter Valley)와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등지에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며 많이 재배됩니다.
호주의 몇몇 포도밭에서 재배하던 포도가 오랫동안 메를로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까베르네 프랑임이 밝혀진 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의 최고 포도밭에서도 일어났었다는군요. 알게 모르게 우리는 엉뚱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마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 메를로 와인의 스타일
메를로는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생산되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여러 종류의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처럼 강건한 메를로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어울리는 여러 종류의 음식, 예를 들어 그릴에 구운 고기 요리와 잘 맞습니다.
좀 더 부드럽고 과일 풍미가 많은 메를로 와인은 산도도 높은 경우가 많고, 마찬가지로 산도가 높고 과일 풍미가 많은 피노 누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과 함께 마시면 좋죠. 연어 요리나 버섯 요리, 근대나 적색 치커리 같은 채소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가벼운 메를로 와인은 새우나 가리비 같은 해산물과 잘 어울리며, 특히 베이컨이나 프로슈토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반면에 블루치즈처럼 풍미가 강하고 짠맛이 나는 치즈는 안 맞는데, 치즈의 강한 맛이 와인의 과일 풍미를 압도해버리기 때문이죠. 고추처럼 캡사이신 성분이 많은 음식은 메를로 와인의 알코올 느낌을 두드러지게 하고 탄닌과 쓴맛을 느끼게 해서 맞지 않습니다.
호주 와인에 관한 아래의 수다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