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스페인 최고 등급의 포도밭에서 나온 와인 - Bodega Otazu Señorío de Otazu 2010

까브드맹 2021. 4. 23. 09:00

Bodega Otazu Señorío de Otazu 2010

보데가 오따주(Bodega Otazu)의 세뇨리오 데 오따주(Señorío de Otazu) 2010은 스페인의 어퍼 에브로(Upper Ebro) 지역에 있는 나바라(Navarra)주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에 메를로(Merlot)와 뗌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를 섞어서 만든 비노 데 파고(Vino de Pago)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보데가 오따주는 스페인 나바라주에 있는 유서 깊은 와이너리입니다. 중세 나바라 왕국과 경계가 거의 같은 나바라 주는 지중해성 기후가 지배적이어서 양조용 포도가 잘 자라는 곳입니다. 수 세기 동안 포도나무는 나바라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고, 포도 농사와 와인 산업은 수도를 포함한 나바라 왕국의 국민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줬죠.

나바라 왕국의 국왕인 까를로스 3세(Carlos III)의 궁정에서 가장 뛰어났던 와인은 에리에떼(Eriete)와 발 데 에차우리(Val de Etxauri)의 와인이었습니다. 발 데 에차우리의 후신이 오늘날의 보데가 오따주입니다.

보데가 오따주는 1840년에 20만 리터짜리 양조용 오크통을 갖춘 프랑스 스타일의 양조장을 설립했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양조장을 세운 것은 당시만 해도 혁명적인 일이었죠. 155년 후에 보데가 오따주는 건물을 재건축했고, 1998년에 성당의 본당처럼 엄숙하지만, 원시 로마네스크 수도원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반응형

 

2. 와인 양조

세뇨리오 데 오따주 2010은 스페인 와인의 최고 등급인 비노 데 파고(이전엔 DO de Pago) 와인입니다. 2003년에 제정된 비노 데 파고는 극히 엄격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국제적인 명성이 높은 단일 포도밭이나 와이너리에게 주는 등급으로 프랑스의 그랑 크뤼 등급과 위상이 비슷하죠. 현재 17개의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등록되었고, 보데가 오따주는 2009년에 지정되었습니다.

포도밭의 여러 구획에서 자라는 뛰어난 품질의 까베르네 소비뇽 85%에 메를로 10%와 뗌프라니요 5%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라는 자료도 있습니다. 구획 별로 수확한 포도를 작은 콘크리트 탱크에서 발효한 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7개월 숙성하고, 병에 담아 다시 40개월을 숙성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Bodega Otazu Señorío de Otazu 2010의 색

색이 꽤 진하고 테두리엔 가넷 빛이 돕니다. 그윽한 오크와 잘 익은 블랙커런트, 서양 자두, 프룬(prune), 블랙베리 향이 나옵니다. 부드러운 견과류와 박하, 나무 수지, 타임(thyme) 향도 풍기네요. 나무와 과일이 섞인 그윽하고 향긋한 향 사이로 검은 후추와 옥수수, 볶은 견과류 등의 향도 올라옵니다.

진하고 질기며 강합니다. 10년이 넘었지만 탄닌의 힘은 여전히 강하고 구조도 크고 치밀하네요. 드라이하면서 기분 좋은 쓴맛이 나옵니다. 튀지 않고 은은한 산미가 풍성하군요. 오크 풍미에 마른 과일 풍미가 부드럽게 녹아 있습니다. 코에선 검은 과일 향이 강하지만, 입에선 향긋한 나무 풍미 위주로 향신료와 견과류, 나무 수지 등등 다채로운 풍미가 이어집니다. 알코올 도수는 꽤 높지만, 튀지 않으면서 와인 전체에 큰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은은하고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선 향긋한 오크와 바닐라, 말린 검붉은 과일과 박하 등의 풍미가 남습니다.

 

 

여전히 강건한 탄닌과 풍성하고 아름다운 검붉은 과일의 산미, 14.5%로 강하지만 우아한 알코올이 품격 있는 균형을 이룹니다. 우아하고 세련된 향과 복합적인 맛이 나오면서 너무 어렵지 않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룹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하몽,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붉은 육류, 마늘로 양념한 돼지고기,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감자 요리, 치즈, 리조토, 블랙 초콜릿 등입니다.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평론지인 기아 페닌(Guia Penin)에서 92점, 국제 와인과 증류주 경연대회( IWSC, International Wine & Spirits Competition) 2018에서 93점으로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1년 4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