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비교적 빨리 열리면서 바롤로 와인의 특성은 다 갖춘 - Diego Conterno Barolo DOCG 2014

까브드맹 2020. 8. 26. 10:00

Diego Conterno Barolo DOCG 2014

디에고 꼰테르노(Diego Conterno)의 바롤로(Barolo) 2014는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바롤로 지역에서 재배한 네비올로(Nebbiolo) 포도로 만든 DOCG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꼰테르노"는 몽포르테 달바(Monforte d’ Alba) 마을의 동의어 같은 성(姓)이며, 꼰테르노라는 성을 가진 이의 상당수가 바롤로 와인 생산자입니다. 디에고 꼰테르노(Diego Conterno)의 창립자 디에고(Diego)는 꼰테르노 판티노(Conterno Fantino)와 관련 있지만, 와인 스타일은 관련이 없습니다. 디에고 꼰테르노의 와이너리는 얄궂게도 쟈코모 꼰테르노(Giacomo Conterno)가 있는 경사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물론 두 생산자는 서로 관계가 없죠.

움베르또 1 와인학교(Umberto 1 Enological School)을 졸업한 디에고는 프루노토(Prunotto)의 베페 콜라(Beppe Colla) 밑에서 일하면서 전통적인 바롤로 양조법을 익혔습니다. 2000년 디에고는 꼰테르노 판티노에서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고, 플럼 지네스트라(Ginestra) 포도밭의 일부 밭고랑과 함께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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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플럼 지네스트라 포도밭의 포도로 바롤로 1300병을 생산한 디에고 꼰테르노는 그의 이름을 붙인 첫 빈티지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2005년에는 포도밭의 포도를 모두 병에 담았죠. 2010년에 아들인 스테파노(Stefano)가 합류했고, 이 해에 소리 지네스트라(Sori Ginestra)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 나왔습니다.

2014년 디에고와 스테파노는 와이너리의 새로운 날개가 될 고전적 스타일의 몽포르테 바롤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정적(靜的) 발효 탱크와 시멘트 발효조, 커다란 보떼 그란데(botte grande) 오크통을 갖춰 나갔죠. 그러나 가장 놀라운 사건은 바롤로 일색에서 벗어나 파인애플 향을 풍기는 랑게 나스세타(Langhe Nascetta)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회색 양토(marl)에서 자라는 피에몬테 토종 품종인 나스세타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으로 맛이 풍부하고 미네랄 느낌이 강한 것이 특징이죠.

디에고 꼰테르노는 몽포르테 마을에 포도밭 7.5 헥타르를 갖고 있습니다. 이중 2헥타르는 지네스트라의 그랑 크뤼 포도밭이죠. 완벽하게 남쪽으로 향한 밭이며 지금 자라는 포도나무는 1982년에 심은 것입니다. 나머지 5.5 헥타르는 산 피에트로(San Pietro)와 파야나(Pajana), 그리스(Gris) 포도밭에 흩어져 있으며 바롤로를 위한 네비올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다른 마을의 페리오네(Ferrione) 포도밭에선 바르베라(Barbera)와 돌체토(Dolcetto), 나스세타를 재배하고 알바(Alba) 지역에서도 네비올로 포도를 기르죠. 2018 빈티지부터 몽포르테 레 코스테(Monforte Le Coste)의 작은 구획을 빌려서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2. 와인 양조

디에고 꼰테르노 바롤로는 디에고 꼰테르노에서 만드는 가장 대중적인 바롤로입니다. 아주 우수한 바롤로 와인보다 맛과 향은 부족하겠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빨리 마실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물론 바롤로 와인의 특성은 잘 드러납니다.

몽포르테 지역의 2014년 기후는 복잡하고 다소 서늘해서 포도가 천천히 익었으며 수확량도 10~30% 줄어들었습니다. 8월 15일부터 9월까지 포도 상태를 살펴보았고, 10월 20일까지 수확을 마쳤습니다. 20일간 알코올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고, 커다란 보티(botti)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했습니다. 그 결과 신선하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집중된 맛과 향을 가진 바롤로 와인이 탄생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iego Conterno Barolo DOCG 2014의 색

바롤로 와인의 색깔이 나오지만, 테두리의 가넷 빛이 약합니다. 향이 굉장히 풍부하고 다양합니다. 처음엔 감초와 말린 나뭇잎, 말린 붉은 베리 종류 과일, 제비꽃 등의 향이 나오다가 타르(tar)와 타임(thyme), 오크, 부엽토 향이 나옵니다. 과일 향은 산딸기와 무르익은 레드 체리로 바뀌어 좀 더 살집이 느껴집니다. 더 지나면 가죽과 구수한 흙, 아니스와 육두구 같은 향신료 향이 올라오고 과일 향은 더 부드럽고 감미롭게 바뀝니다.

첫 느낌은 부드러우나 곧 탄닌의 떫은 기운이 혀와 입에 깔립니다. 탄닌이 입안을 마르게 하지만, 신맛 덕분에 곧바로 침으로 뒤덮이네요. 드라이하며 붉은 베리류의 산미가 풍성합니다. 마른나무의 느낌과 함께 말린 크랜베리와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 여기에 약한 부엽토와 타르, 타임 등의 풍미가 퍼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깨끗하고 새콤하며 살짝 마른 붉은 베리 과일의 맛이 두드러집니다. 알코올의 힘은 바롤로 와인답게 강인합니다. 여운에서는 붉은 과일과 메마른 나무, 다양한 숙성 향이 새콤한 산미와 함께 길게 이어집니다.

 

 

붉은 과일의 풍부한 산미와 달콤한 풍미가 감칠맛을 더해주고 부드러우면서 강건한 탄닌 기운이 바롤로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알코올은 13.5%로 바롤로치고 다소 낮지만, 힘은 충분히 강합니다. 모던과 클래식의 중간적인 느낌으로 개봉 후 1시간 정도 지나면 충분히 열릴 것 같습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붉은 육류로 만든 스테이크와 구이, 향신료를 많이 넣은 고기 스튜, 미트 소스 파스타와 라구 소스 파스타, 양탕(羊湯)과 양탕(肚湯), 풍기 피자와 파스타,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8월 1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