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꽁 혹은 마꼬네(Mâcon or Mâconnais)
마꼬네 지구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남쪽에 있습니다. 마꼬네라는 이름은 이곳의 중심지인 마꽁읍에서 유래한 것이며, 마꽁으로 부를 때 있습니다. 기후는 북쪽의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과 비슷하지만, 지형이 더 완만해서 포도 농사뿐만 아니라 낙농업을 하는 곳도 많습니다.
2. 마꼬네의 역사
마꽁읍은 로마시대에 교통 요충지였고 포도도 이곳을 거쳐간 로마인이 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세에는 마꽁의 가톨릭 주교가 이곳을 관할했고, 와인은 가톨릭 성찬식의 필수품이었죠. 그래서 마꼬네에서는 포도 재배가 더욱 권장되었습니다.
서기 843년부터 1600년까지 757년 동안 마꼬네 지구는 프랑스 왕국과 신성로마제국 사이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곳을 거쳐 두 대국을 오가는 상인들이 상당히 많았고, 이들에게서 거두는 관세 수입으로 마꼬네 지구는 날로 부유해졌죠. 당시 마꼬네는 백작이 통치하는 땅이었는데, 850년 이후 아무도 책봉되지 않았다가 926년부터 다시 백작령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다가 마꽁과 비엔느(Vienne) 지역의 마지막 백작이 1224년에 사망하면서 그의 딸인 알릭스 드 부르고뉴(Alix de Bourgogne)가 봉토를 상속받았습니다. 하지만 1239년에 그녀의 남편도 죽자 알릭스는 프랑스 왕 루이 9세에게 마꼬네를 팔아버리고 말죠.
1435년에 부르고뉴와 프랑스 사이에 맺어진 평화조약인 아라스 조약(Treaty of Arras)에 따라 마꼬네는 부르고뉴 대공인 필립(Philip)에게 양도되었지만, 1477년에 용담공 샤를(Charles the Bold)이 죽고 난 후 다시 프랑스로 반환되었습니다. 그 후 1529년 캉브레 조약(Treaty of Cambrai)을 통해 샤를 5세는 마꼬네가 프랑스 영토임을 사람들에게 명확히 인식시켰습니다.
3. 마꼬네의 포도 품종과 와인
화이트 와인용 청포도인 샤르도네(Chardonnay)는 마꼬네 지구에서 가장 널리 재배하는 중요한 포도로 마꼬네 북쪽 지역에 "샤르도네"라는 이름의 마을이 있을 정도입니다. 석회암으로 이뤄진 언덕과 알칼리성 찰흙으로 구성된 마꼬네의 대지는 샤르도네를 재배하기에 무척 알맞아서 이곳에선 샤르도네로 만든 훌륭한 화이트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뿌이-퓌세(Pouilly-Fuissé) 마을의 화이트 와인은 인기가 높죠.
마꼬네에서 나오는 와인은 대부분 화이트 와인이지만, 레드 와인도 일부 있습니다. 레드 와인 양조에 쓰는 포도는 다른 부르고뉴 지역과 마찬가지로 가메(Gamay)와 피노 누아(Pinot Noir)이죠. 그러나 이 두 포도로 만드는 레드 와인과 로제 와인의 생산량은 마꼬네 전체 와인 생산량의 30%를 넘지 못합니다.
4. 마꼬네의 아펠라씨옹(Appellation)
프랑스어로 "명칭"이라는 뜻인 아펠라씨옹(Appellation)은 법으로 정해진 와인 생산지의 이름을 뜻하는 와인 용어입니다. 프랑스 와인에서 아펠라씨옹은 꽤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국가에서 공인한 와인 생산 지역 명칭은 와인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쌀로 비유를 들자면, 김포에서 재배한 쌀에만 "김포"라는 지역 명칭을 붙일 수 있게 해서 다른 고장의 쌀이 맛 좋기로 유명한 김포쌀로 위장하는 것을 국가에서 막아주는 것입니다.
프랑스 와인들은 레이블에 반드시 와인 등급과 지역 명칭을 표시해야 하며, 지역 명칭을 보고 와인 생산지와 등급, 대략의 품종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규정을 따르기만 하면 지역 명칭이 주어지므로 품질에 관한 일반적인 보증은 될 수 있어도 맛에 대한 확실한 보증은 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제일 광범위한 지역 명칭은 "뱅 드 프랑스(Vin de France)", 즉 프랑스 전역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다.
마꼬네에서는 아래와 같은 아펠라씨옹이 있습니다.
1) 부르고뉴(Bourgogne)
부르고뉴 전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에 붙는 지역 명칭입니다.
2) 코토 부르기뇽(Coteaux Bourguignons), 부르고뉴 빠스-뚜-그랭(Bourgogne Passe-tout-grains)
부르고뉴 전역에서 수확한 여러 종류의 포도를 혼합해서 만드는 와인에 붙는 지역 명칭입니다. 코토 부르기뇽은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이 있고, 빠스-뚜-그랭은 레드와 로제 와인이 있습니다.
3) 부르고뉴 알리고떼(Bourgogne Aligoté)
알리고떼 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에 붙는 지역 명칭입니다.
4) 크레멍 드 부르고뉴(Crémant de Bourgogne) & 부르고뉴 무셰(Bourgogne Mousseux)
부르고뉴 전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에 붙는 지역 명칭입니다.
위의 지역 명칭이 붙은 와인은 마꼬네뿐만 아니라 부르고뉴 각지에서 생산합니다. 하지만 아래의 지역 명칭을 단 와인들은 마꼬네에서만 생산합니다.
1) 마꽁(Mâcon)
가장 기본적인 아펠라씨옹으로 마꼬네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드는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에 붙일 수 있는 지역 명칭입니다.
2) 마꽁-빌라쥬(Mâcon-Villages)
지정된 41개 마을에서 재배한 청포도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지역 명칭입니다.
3) 마꽁 + 마을 이름(Mâcon + Village name)
지정된 41개 마을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드는 와인에 붙일 수 있는 지역 명칭으로 "마꽁-프리세(Mâcon-Prissé"나 "마꽁-미이-라마르틴(Mâcon-Milly-Lamartine)" 같은 형태로 표시됩니다. 반드시 레이블에 명시된 마을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에 붙일 수 있지만, 마을마다 지역 명칭을 붙일 수 있는 와인 종류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세리에(Serrières) 마을에선 레드와 로제 와인에만 이 지역 명칭을 붙일 수 있습니다.
4) 마꽁 쉬뻬리외(Mâcon Supérieur)
지정된 41개 마을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에 붙일 수 있으며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이 있습니다.
5) 뿌이-퓌세(Pouilly-Fuissé), 뿌이-로셰(Pouilly-Loché), 뿌이-뱅젤(Pouilly-Vinzelles)
퓌세를 비롯한 최고급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여섯 마을에서 수확한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지역 명칭입니다.
6) 생-베랑(Saint-Véran)
생-베랑 마을을 비롯한 일곱 마을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지역 명칭입니다.
7) 비레-클레세(Viré-Clessé)
1999년에 마꽁-비레(Mâcon-Viré)와 마꽁-클레세(Mâcon-Clessé) 두 지역을 합쳐서 하나로 만든 것입니다. 역시 화이트 와인에만 붙일 수 있습니다.
위의 일곱 가지 형태의 지역 명칭이 붙은 와인을 보면 100% 마꼬네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울러 마을 이름이 붙은 와인은 그 마을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포도로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되죠.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마꼬네 항목
2. 실뱅 피티오, 장 샤를 세르방 공저, 박재화, 이정욱 공역, 부르고뉴 와인, 서울 : (주)BaromWorks, 2009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