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르도 블랑 섹?
보르도는 진한 과일과 오크 향이 조화를 이루는 묵직한 레드 와인과 노블 롯(Noble Rot)에 걸린 포도로 만드는 꿀처럼 달콤한 스위트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잘 알려진 두 와인 사이에서 자기 스타일을 가진 멋진 와인이 하나 더 있죠. 보르도 블랑 섹이라고 부르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블랑은 영어로 White, 섹(Sec)은 영어로 Dry를 뜻하는 단어로 보르도 블랑 섹은 보르도에서 만드는 달지 않은 화이트 와인을 뜻합니다. 프랑스 와인 법에선 보르도 블랑(Bordeaux Blanc)으로 분류하고 보통 레이블에 'Sec', 또는 'Dry Sec'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달지 않은 맛이란 걸 표시하죠.
2. 보르도 블랑 섹의 생산량과 생산지
보르도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 생산량은 적은 편입니다. 전체 와인 생산량 중 화이트 와인의 비율이 약 15%이고 이중 드라이 화이트의 생산량은 8% 밖에 되지 않죠. 다만 드라이 화이트 와인 중 70%가 고급 와인인 AOC 등급입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유명한 보르도 와인 생산지인 메독(Medoc)이나 뽀므롤(Pomerol), 쌩-테밀리옹(Saint-Emilion) 등등은 전부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 생산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유명한 생산지 네 곳이 있습니다. 레드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한 그라브(Graves)와 페싹-레오냥(Pessac-Léognan), 보르도를 흐르는 가론(Garonne) 강과 도르도뉴(Dordogne) 강 사이에 있어서 이름의 뜻조차 "두 바다 사이"인 앙트르 두 메르(Entre-deux-Mers), 그리고 쌩-크루와-뒤-몽(Sainte-Croix-du-Mont)이라는 곳입니다.
앞의 두 곳에서는 가격이 꽤 나가는 고급 화이트 와인을 만들지만, 뒤의 두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값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죠. 가격과 품질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네 곳의 화이트 와인들은 AOC 등급으로 고급 와인이며 각 지역 명칭을 와인 레이블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보르도 지역에서 만드는 화이트 와인은 좀 더 값싼 편이며 레이블에 'Bordeaux'란 지역 명칭이 붙습니다.
3. 보르도 블랑 섹을 만드는 포도 품종
보르도 블랑 섹은 세 가지 포도로 만듭니다. 첫 번째는 보르도에서 화이트 와인 생산용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쎄미용(Semillon)으로 와인에 황금빛 색상과 풍부한 질감, 밀도감을 줍니다. 두 번째는 싱그러운 식물성 향과 풍부한 산미를 보태주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고, 마지막은 와인에 독특한 포도 풍미를 보태주는 뮈스까델(Muscadelle)이죠. 보통 쎄미용과 소비뇽 블랑을 적절한 비율로 혼합한 후, 뮈스까델을 소량 넣는 방식으로 와인을 만듭니다. 하지만 최근 소비뇽 블랑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소비뇽 블랑만 써서 만드는 블랑 섹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4. 보르도 블랑 섹의 맛과 향
지역마다 생산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질감, 제법 묵직한 밀도감이 나오며, 시트러스와 복숭아 같은 과일의 농후한 향과 흰꽃과 노란꽃 향이 나옵니다. 새 오크통을 많이 써서 숙성하는 고급 와인은 나무와 견과류 향과 함께 바닐라처럼 달고 부드러운 향을 풍기기도 합니다.
5. 보르도 블랑 섹과 어울리는 음식
보르도 블랑 섹과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생선구이, 부드러운 크림 소스를 얹은 생선 스테이크, 찌거나 구운 조개와 갑각류, 닭고기, 경성 치즈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