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레(Claret)는 영국에서 보르도 레드 와인을 부를 때 자주 쓰는 명칭입니다. 프랑스어 "클레레(Clairet)"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르도에서 생산하는 색이 연한 레드 와인이나 색이 진한 로제 와인을 일컫는 말이죠. 클레레는 보르도가 속한 아끼텐(Aquitaine) 지방이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 영국 왕의 통치 아래에 있는 동안 영국으로 줄곧 수출되었고, 점차 영국식으로 발음이 바뀌면서 클라레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해군 대신이었던 사무엘 피입스(Samuel Pepys)의 말에 따르면 샤토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이 런던에서 최초로 기록된 클라레 와인이라고 합니다.
미국 와인 생산자들은 때때로 보르도 스타일로 만든 레드 와인의 레이블에 클라레라는 단어를 넣곤 하며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보르도의 포도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에 붙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정작 클라레의 원산지인 프랑스에선 수출용 와인을 제외하곤 클라레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클라레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드라이하고 색이 진한 레드 와인으로 의미가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클라레가 영국 상류층과 관계된 용어로 아직 남아있어서 와인 생산자들은 시장에서 상품 가치를 올리려고 보르도 레드 와인 병에 클라레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죠.
이런 상황 때문에 2011년 11월 보르도 무역 연합(Union des Maisons de Négoce de Bordeaux)의 대표는 보르도 클라레라는 용어를 "가볍고 과일 풍미가 나며 마시기 쉽고, 과거 수세기 동안 영국인이 소중하게 여겨왔던 원래의 클라레와 같은 스타일"의 와인에 사용해달라고 발표했습니다. 오늘날 클라레는 보르도 레드 와인을 뜻하는 용어로 유럽 연합 내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습니다.
여담으로 보르도 와인의 어둡고 자줏빛이 도는 적색에서 유래한 "Claret"라는 색상이 있습니다. 16진수 색상으로는 #801638이고, RGB는 128, 22, 56, CMYK는 0, 82.8, 56.3, 49.8이죠. 또한 영국과 호주에서는 클라레가 피를 뜻하는 속어이기도 합니다.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_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 영문 위키피디아 클라레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