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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다른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과 차이나는 맛과 향, 뛰어난 가성비 - Allan Scott Pinot Noir 2017

까브드맹 2019. 11. 14. 13:55

Allan Scott Pinot Noir 2017

앨런 스캇 피노 누아(Allan Scott Pinot Noir) 2017은 뉴질랜드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에 있는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

가을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단연 피노 누아 와인을 꼽습니다. 붉은 색으로 물드는 단풍을 연상하게 하는 아름다운 루비색, 여물어가는 과일이 떠오르는 새콤한 과일 풍미, 낙엽이 생각하는 부엽토 향 등등 피노 누아는 여러모로 가을과 닮았죠.

유명한 피노 누아 생산지로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와 미국의 오리건(Oregon)주를 꼽습니다. 각각 구세계와 신세계를 대표하는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로 두 곳의 피노 누아 와인은 맛과 향이 매우 뛰어나고 개성 또한 뚜렷하죠. 각지의 떼루아를 잘 표현하는 멋진 와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다음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로는 뉴질랜드를 들 수 있습니다. 북섬의 마틴보로(Martinborough), 남섬의 말보로와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에서 괜찮은 피노 누아 와인들을 생산하죠. 예를 들어 리폰 머춰 바인 피노 누아(Rippon Mature Vine Pinot Noir)는 영국의 와인 평론가 휴즈 존슨(Hugh Johnson)이 집필한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1 와인>에 뽑힐 만큼 품질이 뛰어나며 가격도 국내에서 15만 원 가량 할 겁니다. 즉, 아직 부르고뉴나 오리건 만은 못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도 훌륭한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떼루아와 양조자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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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앨런 스캇 피노 누아

최근 뉴질랜드에서 만든 앨런 스캇 피노 누아 2017을 여러 사람과 테이스팅했습니다. 테이스팅 후 공통으로 느낀 것은 "오, 맙소사!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라니!!"였습니다. 이 와인보다 더 비싼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 중에도 맛과 향이 단편적이라서 "아, 피노 누아로 만들었구나." 정도의 감흥만 주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와인은 맛과 향이 굉장히 복합적이며 기운도 강렬합니다. 탄닌과 산도, 알코올의 균형이 뛰어나고 다채로운 풍미의 조화도 훌륭하죠.

이 와인의 2005, 2014, 2017 빈티지에 와인 스펙테이터는 90점이란 점수를 줬습니다. WS 90점은 일반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은 물론이거니와 어지간한 빌라쥬 등급 와인도 받기 힘든 점수입니다.

와인 생산자인 앨런 스캇은 1973년에 말보로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로 떠오를 때 참여했던 개척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40년간 말보로에서 와인을 양조했고, 그만큼 말보로의 떼루아를 잘 알며 와인 양조 경험도 풍부하죠. 말보로에 아직 부티크 와이너리가 없었던 1990년대에 앨런 스캇은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옆에 가족 경영 부티크 와이너리를 설립한 후 자신의 열정과 경험이 담긴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앨런 스캇의 와인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고,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앨런 스캇 피노 누아 2017은 말보로의 와이라우 밸리에 있는 더 하운드 빈야드(The Hounds Vineyard)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습니다. 토양이 자갈과 점토질로 이루어진 더 하운드 빈야드는 양질의 피노 누아 포도를 기를 수 있는 곳이죠.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 와인의 20%는 새 오크통에서, 80%는 한 번 사용한 오크통에서 10개월간 숙성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Allan Scott Pinot Noir 2017의 색

약간 어두운 기운이 있는 연한 루비색입니다. 처음엔 조금 시큼한 붉은 과일 향이 나오다가 점점 가다듬어지면서 향긋한 레드 체리와 산딸기 향으로 바뀝니다. 타임(thyme)과 그을린 나무 향이 올라오다가 고소하게 볶은 콩과 풋풋한 허브 향도 나타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어두운 과일 향을 풍기며 타임 향과 어우러져 꽤 우아해집니다. 붉은 과일이나 비릿한 풀 냄새가 많이 나오는 다른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과 향이 확연히 다릅니다. 나중엔 체리와 산딸기 같은 붉은 과일 향을 진하게 풍기고 가죽 향도 나타납니다.

부드럽고 매끄럽습니다. 탄닌은 떫지 않지만, 기운이 꽤 강합니다. 구조는 매우 치밀하고 탄탄합니다. 무게는 중간이지만, 좋은 풀 바디 와인처럼 응집력이 강합니다.

 

 

매우 드라이하며 산도도 아주 강합니다. 붉은 과일 풍미만 나오지 않고 그을린 나무 풍미가 함께 합니다. 힘은 아주 강하고 구조도 탄탄해서 마치 얇은 강철 같은 느낌이네요. 시간이 지나면 산미는 더욱 원숙해지고 타임과 향신료 풍미가 더해져 우아하고 품격 있는 맛이 납니다. 흔히 접하는 뉴질랜드 피노 누아 와인에서 느끼는 붉은 과일과 식물성 풍미 가득한 맛과 다른 느낌입니다. 강한 풍미와 어우러지는 힘센 기운은 웬만한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는 맛을 보여줍니다. 여운도 길며 검붉은 과일과 타임, 향신료 풍미가 강하게 남습니다.

탄탄하면서 매끄러운 탄닌과 강하고 짜릿하며 맛있는 산미, 강하면서 거슬리진 않는 13%의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바로 따서 마셔도 괜찮으나 30분에서 1시간 후에 마시면 더 매력적인 향과 맛이 납니다. 단조롭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풍미의 조화도 훌륭합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고수와 향신료를 넣어서 조리한 중국식 양고기 볶음, 바비큐, 숯불에 구운 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1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