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와인 양조장부터 포도나무까지, 혁신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 Chateau Barde-Haut 2004

까브드맹 2019. 1. 17. 12:00

Chateau Barde-Haut 2004

샤토 바르드-오(Château Barde-Haut) 2004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쌩-테밀리옹(Saint-Émilion) AOC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로 만든 AOC 쌩-테밀리옹 그랑 크뤼(Saint-Émilion Grand Cru)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샤토 바르드-오

샤토 바르드-오는 쌩-테밀리옹 동쪽 구역의 경사진 석회암 고원 지대에 있습니다. 포도밭은 대부분 샤토 건물과 양조장 옆에 있고, 포도밭 일부는 샤토 퐁브로쥬(Château Fombrauge)와 가깝죠. 실비안 가르상 까띠아르(Sylviane Garcin-Cathiard)가 2000년 9월에 구매했습니다. 그녀의 가문은 보르도에 포도원을 가진 와인 생산자이고, 그녀는 페싹-레오냥(Pessac Leognan)의 샤토 스미스 오-라피뜨를 소유한 플로렌스(Florence)와 다니엘 까띠아르(Daniel Cathiard)와 관련있죠. 포도원 관리는 일레느 가르상 레베끄(Helene Garcin Leveque)와 그녀의 남편인 빠트리스 레베끄(Patrice Leveque)가 맡았습니다. 빠트리스가 포도밭을 가꾸고, 일레느가 와인 양조와 판매를 담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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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몇 년 동안 가르상 까띠아르 가문은 샤토 바르드-오의 양조장과 포도밭을 혁신하는 주요한 투자를 했습니다. 개조와 개장 공사는 2012년에 끝났고, 와인 양조 시설과 다른 건물도 개조되었습니다. 유명한 건축가인 나도 라베르네(Nadau Lavergne)가 설계한 샤토 바르드-오의 건물은 현대적이고 미니멀(minimal)한 느낌을 줘서 쌩-테밀리옹 마을에는 어울리지 않죠. 쌩-테밀리옹 마을과 성격이 다른 샤토 바르드-오의 새로운 디자인은 친환경적인 건물을 만들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입니다.

샤토 바르드-오의 양조장 건물 모습
(이미지 출처 : https://images.adsttc.com/media/images/5015/984e/28ba/0d5a/4b00/04cc/large_jpg/stringio.jpg?1414090851)

샤토 바르드-오는 쌩-테밀리옹에서 친환경적으로 만든 첫 번째 주요 포도원으로 건물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친환경적으로 만든 두 개의 내후성 강판(Corten Steel) 건물입니다. 건물 지붕에는 태양 전지판과 빗물을 모으고 정화해서 재활용하는 필터, 옥외 조명에 전기를 공급하는 소형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서 태양과 비, 바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죠.

하나의 구획으로 이뤄진 16헥타르의 포도밭은 대부분 담으로 둘러싸였습니다. 포도 비율은 메를로가 75%, 까베르네 프랑이 25%이지만, 까베르네 프랑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포도나무를 다시 심는 작업이 완전히 끝나면 메를로의 비율은 눈에 띄게 줄고 까베르네 프랑은 늘어날 겁니다. 포도나무의 나이는 평균 35년이지만, 일부 까베르네 프랑 나무는 매우 오래되었죠.

지표 아래에 석회암이 있어서 포도밭의 토양은 석회석 위에 점토가 깔린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아름다운 포도밭은 대부분은 물이 잘 빠지는 언덕 경사면에 있고, 최고의 떼루아는 고원과 경사면의 정상에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와인을 만들 때 단계별로 포도와 주스 이동은 중력을 사용해서 자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발효조는 나무와 스테인리스 스틸, 콘크리트로 만든 것을 모두 사용합니다. 크기는 5,000~7,000ℓ인 발효조 온도는 15℃로 자동 조절하지만, 발효하는 와인 위로 떠 오른 포도 껍질과 씨를 아래로 가라앉히는 삐지아쥬(Pigeage) 작업은 손으로 하죠.

젖산 발효는 대부분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합니다. 와인을 숙성하면서 일정 시간 동안 이스트 잔해인 리(lees)를 함께 넣고 숙성해서 리의 구수한 풍미가 배도록 합니다. 수확한 포도의 5%는 500ℓ 오크통에서 위로 떠 오르는 포도 껍질을 손으로 일일이 으깨며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는 마이크로 양조법(micro vinification)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합쳐주죠. 숙성은 80~100%의 새 오크통을 사용해서 약 18개월 동안 합니다. 새 오크통 사용 비율은 빈티지에 따라 달라지죠. 매년 3,500상자를 생산하며, 세컨드 와인으로는 르 발롱 드 바르드-오(Le Vallon de Barde Haut)가 있습니다.

좋은 빈티지의 샤토 바르드-오는 적어도 6~10년간 숙성해야 합니다. 영 빈티지라면 1~2시간 정도 디캔팅 해야 하죠. 시음 적정기는 빈티지로부터 8~22년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Chateau Barde-Haut 2004의 색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커런트와 블루베리, 프룬(prune)처럼 진하고 달콤하고 과일 향이 풍기며, 구수한 흙과 삼나무처럼 우아한 나무, 코코아 향이 나옵니다. 코코아 향은 모카 향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시간이 지나면 산딸기와 한약재 향도 나타납니다.

매우 부드러우면서 힘이 있습니다. 마신 후엔 탄닌 맛이 강하게 남습니다. 잘 짜인 우아한 구조는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비단 같은 느낌을 줍니다. 드라이하고 씁쓸한 맛이 살짝 나옵니다. 온화한 산미는 적당하고 탄닌은 마른 나무 같은 맛이 납니다. 구수한 흙과 부엽토, 그을린 나무, 동물성 노린내, 진한 과일 등의 풍미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산미가 점점 두드러집니다. 여운에선 흙과 연기, 씁쓸한 맛 등이 남습니다.

 

 

맛있는 산미와 탄탄한 탄닌, 14%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면서 여러 풍미와 어울려 멋진 맛과 향을 전해줍니다.

굽거나 찐 소와 송아지, 돼지, 양, 오리, 닭고기, 고기 스튜, 참치, 버섯 요리, 파스타와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더욱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1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