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엠 샤푸티에(M.Chapoutier)
1808년에 설립된 엠 샤푸티에는 약 200여 년간 이어온 꼬뜨 뒤 론(Cotes du Rhone)의 와인 명가(名家)입니다. 7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으며 현 사주는 1989년 취임한 미셸 샤푸티에입니다. 그가 취임했을 때 엠.샤푸티에는 연간 2천만 프랑 매출에 3백만 프랑가량 적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미셸은 취임과 동시에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해서 1992년에 첫 유기농 와인을 출시하고, 2002년에는 1억 3천만 프랑 매출에 1천 5백만 프랑의 흑자를 거둬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합니다. 아울러 프랑스 최대의 유기농 와인 회사로서 “건강과 와인”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엠. 샤푸티에는 꼬뜨 뒤 론의 3대 와인 회사 중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을 소유한 회사입니다. 생산량 순위는 이.기갈(E.Guigal), 폴 자불레(Paul Jaboulet), 엠.샤푸티에(M.Chapoutier) 순이지만, 포도밭 면적은 엠.샤푸티에, 폴 자불레, 이.기갈 순이죠. 이것은 면적당 수확량이 더 적기 때문이며, 그만큼 포도의 품질과 양에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엠.샤푸티에는 꼬뜨 뒤 론에만 포도원이 있는 게 아닙니다. 남쪽의 프로방스(Provence)와 서남쪽의 랑그독-루씨용(Languedoc-Roussillon)에도 포도원을 갖고 있어서 총 12개의 포도원에서 60여 종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호주의 청정지역에도 포도원이 있어서 호주산 엠.샤푸티에 와인을 생산하고 있죠.
2. 엠 샤푸티에의 와인 양조
엠 샤푸티에는 매우 큰 와인 회사이지만,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와인의 숫자나 생산량이 아니라 그들만의 철학에 따라 만든 와인의 품질 때문입니다. 엠 샤푸티에의 와인 철학은
•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낸 와인
• 음식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와인
• 입속에서 여운이 길고 구조가 탄탄한 와인
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와인 품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엠 샤푸티에 와인을 마셔보면 이런 철학이 잘 살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엠.샤푸티에는 회사의 철학을 더 잘 구현하려고 1991년부터 유기농법을 도입해서 현재 20여 종의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기농법을 철저히 따르기 위해 화학비료뿐만 아니라 퇴비 같은 자연 비료의 사용조차 꺼리며, 심지어 포도밭에서 트랙터 같은 기계의 사용도 엄금합니다. 트랙터를 쓰면 기계의 무게에 땅이 눌려 흙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떼루아의 특성을 잘 구현하면서 더욱 자연적인 와인을 만들려는 엠.샤푸티에의 노력은 프랑스 정부 승인 유기농 마크인 '에코서트(Ecocert)'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높은 '생명 역학 농법(Biodyvin) 마크까지 취득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엠.샤푸티에는 "살아있는 토양을 만들고 그 토양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와인을 만든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자신들의 철학에 따른 철저한 품질 관리로 생산되는 엠 샤푸티에 와인은 세계 각지에서 호평을 받습니다. 와인 전문지인 '와인 앤 스피리츠(Wine & Spirits)'는 1989년 이후 엠.샤푸티에를 8번이나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로 선정했고,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도 엠 샤푸티에 와인에 100점 만점을 12번이나 주었습니다. 또한 미슐랭(Michelin) 가이드의 3 스타 레스토랑 20개 중 17개 업소의 와인 리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엠.샤푸티에는 세계 최초로 와인 레이블에 점자 표시를 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사진을 보면 레이블에 볼록볼록한 돌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이죠. 90년대 초부터 부착한 점자를 통해 시각 장애인도 와인 이름과 원산지, 색깔, 생산자, 빈티지 등을 알 수 있어서 와인을 살 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
이처럼 와인 품질과 생산 규모, 소수자들을 위한 배려 등등 엠.샤푸티에는 많은 면에서 와인 애호가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와이너리입니다. 세계 와인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는 엠.샤푸티에 와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합적인 맛 : 유기농법으로 토양이 지닌 미네랄의 특성이 충분히 표현되면서 복합적인 맛을 지닌 포도를 키울 수 있고, 이런 포도로 만든 와인은 복합적이고 오묘한 맛을 지닌 건강한 와인이 됩니다.
•우아한 와인 : 와인의 높은 품질과 장기 숙성을 보장하는 부드럽고 우아한 탄닌을 가졌습니다.
•와인과 음식의 매칭(Gastoronomy) : 향은 강하지 않아도 입속의 여운이 오래 가는 와인을 중요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