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강좌

[시음회] 바롤로 와인 시음회

까브드맹 2016. 5. 5. 09:14

시음회에 나온 바롤로 와인들

2016년 3월 30일에 있었던 바롤로 와인 시음회에 나온 와인 시음기입니다.

1. 쟈코모 페노키오 랑게 네비올로(Giancomo Fenocchio Langhe Nebbiolo) 2014

Giancomo Fenocchio Langhe Nebbiolo 2014

중간 농도의 맑은 루비색을 보여줍니다.

잘 익은 붉은 체리와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향이 나며, 말린 과일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조금 지나면 오크향이 살짝 나면서 고소한 식물성 오일 내음도 느낄 수 있죠.

맛은 드라이하며, 강한 산미는 기분 좋은 맛을 지녔습니다. 입안을 가볍게 조여주는 탄닌은 초반엔 매끄럽다가 후반에 살짝 거친 질감을 맛보여줍니다. 라이트 바디보다 조금 더 무거운 밀도감을 보여주며, 농익은 붉은 과일 풍미와 앵두처럼 부드럽고 산뜻한 풍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줍니다. 이어서 향기로운 나무 풍미도 드러나죠. 여운의 강도는 다소 아쉽지만 과일 풍미로 길게 이어지는 느낌은 좋습니다.

2. 프라텔리 뽀베로 툼린 로에로(Fratelli Povero Tumlin ROERO) 2012

Fratelli Povero Tumlin ROERO 2012

맑고 깨끗한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앞서 시음한 랑게 네비올로보다는 좀더 진한 편.

향을 맡으면 먼저 오크 같은 나무향이 퍼져 나오는데, 약간 묵직한 느낌입니다. 나무 향에 이어 검은 체리 향이 나오고 잘 익은 서양자두 향도 달달하게 피어오릅니다. 새콤한 과일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집니다.

강하고 굳센 탄닌으로 인해 강철처럼 얇으면서도 탄탄한 바디감을 지녔습니다. 입안을 자극하는 강한 산미는 강렬한 기운을 퍼뜨립니다. 검붉은 과일과 어두운 나무 풍미에 민트 같은 허브 풍미가 섞여 있고 약간 씁쓸한 맛도 있습니다.

여운은 강하면서 길게 이어집니다. 좋지만 아직 복합성이 풍부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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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우로 몰리노 바롤로(Mauro Molino Barolo) 2010

Mauro Molino Barolo 2010

중간보다 좀더 짙은 루비색입니다.

레드커런트와 붉은 체리 향이 나고, 검은 체리 향도 살짝 느껴집니다. 향기로운 허브와 바이올렛 꽃의 내음, 미세한 삼나무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약간 단 가운데 부드러운 산미와 탄닌이 느껴지며, 입안 가득 잘 익은 검붉은 과일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쌉쌀함이 살짝 느껴지며, 풍부하고 부드러운 탄닌은 후반부에 살짝 떫은 맛으로 존재감을 남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슬슬 고소한 견과류와 스위트 스파이스, 그리고 잘 구운 쇠고기의 기분 좋은 향과 풍미가 나타납니다. 여운의 느낌은 길고 좋습니다. 붉은 과일 위주로 탄탄한 나무 느낌. 복합성은 다소 아쉽네요.

4. 살바노 바롤로(Salvano Barolo) 2010

Salvano Barolo 2010

마우로 몰리노처럼 중간보다 좀더 짙은 루비색입니다.

먼지 향과 함께 축축한 생나무 내음이 나고, 그 속에서 허브처럼 푸릇푸릇한 식물성 내음을 풍깁니다. 초반엔 과일향을 맡기 힘들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향기로운 나무 향 가운데 검붉은 과일의 은은한 단 내음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맛을 보면 은근하면서 힘있는 자극을 느낄 수 있고, 질 좋은 산미가 입안을 기분 좋게 두드려줍니다. 우아한 나무와 기름진 식물성 풍미, 그리고 후반부에 검붉은 과일의 느낌. 여운은 길고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합적인 느낌을 주네요. 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와인입니다.

5. 모카가타 바르바레스코(Moccagata Barbaresco) 2011

Moccagata Barbaresco 2011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민트처럼 시원하고 단 허브향이 나고, 생 나무가지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긋하면서 살짝 매콤한 향신료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잘 익은 라즈베리와 레드 체리, 말린 붉은 베리류의 과일향은 블루베리 같은 검은 과일향까지 이어지죠. 상쾌한 삼나무 향 역시 계속 피어올라 향신료 향과 함께 수목원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하면서도 약간 매콤한 기운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아하고 풍부한 산미에 선이 가늘지만 강한 탄닌을 지녔습니다. 초반에 부드러웠던 질감은 후반부에 떫은 맛을 내면서 강인한 탄닌의 본색을 드러내죠. 붉은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지만 검은 과일 풍미 역시 숨어있고, 향긋하고 우아한 나무와 향신료의 풍미가 섬세하게 나타납니다.

여운은 길고 강하게 이어지며, 과일과 나무, 허브, 향신료의 복합적인 느낌이 납니다. 입안에서 계속 울리는 와인의 강도 역시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이날 와인들의 여왕.

 

 

6. 파올로 스카비노 브릭 델 피아스크 바롤로(Paolo Scaviano Bric del Fiasc Barolo) 2003

Paolo Scaviano Bric del Fiasc 2003

이제 와인은 진한 루비색을 띱니다.

처음에 초콜릿 향이 나고, 이어서 블랙베리,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향이 피어오릅니다. 나무향은 약하지만 기분 좋은 허브향과 함께 우디한 느낌을 주죠.

풍부한 탄닌은 잘 숙성되어 부드럽고, 강렬한 산미는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검은 과일 풍미에 씁쓸한 식물성 풍미와 스모크 풍미가 섞여 있습니다. 여운은 길이는 좋지만 가격에 비해 복합성이 다소 단순한 편입니다.

7. 리베또 세라룽가 바롤로(Rivetto Serralunga Barolo) 2006

Rivetto Serralunga Barolo 2006

진한 루비색입니다. 기름진 수지 내음과 함께 식물성 기름과 버터의 고소한 향, 싱싱한 쇠고기 향, 스파이시한 향신료 내음이 피어오르고, 이어서 서양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과 검은 체리 향이 납니다. 또 대패로 깎은 목재에서 느껴지는 매끈한 나무 향이 이어집니다.

탄닌은 강건하고 굳세지만, 두텁지는 않습니다. 기름기 없이 잔 근육만 남은 느낌으로 비유하자면 무에타이 선수의 가늘게 쪼개진 근육 같습니다. 산미는 우아하고 부드럽지만, 도회적이지 않고 다소 토속적인 뉘앙스가 있습니다. 시원하고 우아한 삼나무와 적당히 잘 익은 서양 자두, 레드 커런트, 블랙체리, 향신료 등등 여러가지 풍미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여운은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으면서 충분히 길게 이어지며 긴 자취를 남깁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이날 와인들의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