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오묘한 풍미의 자연주의 와인 - Domaine Jean-Michel Stephan Cote Rotie 2009

까브드맹 2015. 2. 17. 07:00

1. 도멘 장-미셸 스테판(Domaine Jean-Michel Stephan)

한 때 E. 기갈(E.Guigal)에서 일했던 장-미셸 스테판의 작은 포도원은 꼬뜨 로띠(Cote Rotie) 남단에 여러 구획으로 나눠진 8 에이커의 올드 바인 포도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도멘의 포도나무들은 대부분 완벽한 입지조건을 갖춘 산중턱의 포도밭 두 곳에서 자랍니다. 두 개의 포도밭 이름은 꼬또 드 튜팡(Côteaux de Tupin)과 꼬또 드  바스농(Côteaux de Bassenon)으로 꼬또 드 튜팡은 3.7 에이커, 꼬또 드 바스농은 3.2 에이커 정도입니다. 장 미셸의 집과 양조장은 꼬또 드 튜팡 포도밭이 있는 튜팡-세몽스(Tupin-Semons) 마을에 있습니다. 바스농 밭은 이웃한 꽁뜨리외(Condrieu) 지역의 남쪽 경계선과 접해 있습니다.

프랑스 자연주의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설적인 양조자 쥘 쇼베(Jules Chauvet)의 제자답게 장-미셸도 산중턱의 험지에 있는 포도밭에서 화학 비료 없이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그가 만드는 전통적인 꼬뜨 로띠 와인은 다양한 포도 이랑에서 수확한 시라(Syrah)와 청포도인 비오니에(Viognier)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생산량이 제한되어도 그는 결코 서로 다른 떼루아를 가진 두 밭의 포도를 섞어서 와인을 만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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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의 포도밭에는 ‘세린느(Sérine)’라는 포도가 자라는데, 이 품종은 시라의 조상 격인 포도로 포도알이 좀 더 작습니다. 생산하는 와인 중 꼬뜨 로띠 꼬또 드 튜팡(Côte Rôtie Côteaux de Tupin)은 세린느 100%로 만들고, 꼬뜨 로띠 꼬또 드 바스농(Côte Rôtie Côteaux de Bassenon)은 세린느를 30% 정도 넣습니다. 꼬뜨 로띠 브이에유 빈 엉 꼬또(Côte Rôtie Vieille Vigne en Côteaux)는 바스농 포도밭에서 자라는 아주 오래된 세린느 나무에서 특별하게 엄선한 포도 80%에 비오니에 20%를 섞어서 만들죠. 이 고목들 중 일부는 수령 100년이 넘습니다.

장-미셸 스테판의 2003 빈티지~2007 빈티지 와인들은 5년간 유럽과 미국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와인 스펙테이터의 제임스 몰쓰워쓰(James Molesworth)는 스테판의 와인에 92~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줄곧 주기도 했죠.

 

 

2. 도멘 장-미셸 스테판 꼬뜨 로띠(Domaine Jean-Michel Stephan Côte Rôtie) 2009

도멘 장-미셸 스테판 꼬뜨 로띠는 도멘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시라 30%와 세린느 60%에 튜팡 포도밭에서 수확한 비오니에 10%를 섞어서 만듭니다. 포도 수확량은 헥타르당 최대 25 헥토리터 정도로 매우 적지만, 도멘 장-미셸 스테판의 다른 와인과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포도는 손으로 수확하며, 포도 무게로 포도알이 상하는 걸 막으려고 작은 통에 담아 운반합니다. 양조 과정에서 산화를 막아주는 이산화황(sulphur)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와인의 특징인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풍미의 원인이죠.

발효 후 오크 숙성은 중고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진행됩니다. 숙성 도중 큰 찌꺼기를 걸러내는 랙킹(Racking)을 한 차례 하지만, 와인의 풍미를 해칠 우려가 있는 필터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2011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와인 생산지인 꼬뜨 로띠가 포함된 북부 론에 관한 정보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퍼플빛입니다. 정향과 후추 같은 이국적인 향신료 향과 마늘과 마늘 쫑처럼 익숙하고 자극적인 향신채의 향이 나옵니다.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도 있지만 소독약처럼 코를 톡 쏘는 향이 강합니다. 제라늄 꽃 향도 조금 풍깁니다.

중간보다 약간 더 묵직합니다. 탄탄하고 뻣뻣하며 짱짱한 구조는 빈틈없고 강한 인상을 줍니다.

드라이한 맛이지만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또는 제비꽃 같은 단 풍미가 나옵니다. 정향 같은 매콤한 향신료 풍미가 있고, 마늘처럼 매운 풍미도 있습니다. 크레졸처럼 강렬하고 톡 쏘는 소독약 비슷한 풍미가 강한 것이 정말 독특하고, 향신료가 생각하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풍미가 나옵니다. 호불호가 갈릴 듯한 맛입니다. 여운은 은근히 깁니다. 입에 남는 느낌은 복합적이면서 미묘합니다.

긴장감이 돌 만큼 빳빳한 탄닌과 풍성한 산미가 힘의 균형을 이룹니다. 앞선 두 성분의 힘에 알코올이 눌리는 듯 하지만 결코 기세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꽤 비싼 와인이지만, 독특하면서 빼어난 유기농 와인을 드셔보고 싶다면 한 번 투자해 볼만합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비프 부르기뇽, 오래 숙성한 치즈 등과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10월 12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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