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강철 같은 구조감과 맵고 향긋한 스파이스 풍미 - Pierre Gonon Saint-Joseph 2009

까브드맹 2013. 12. 6. 06:00

삐에르 고농 쌩-조제프 2009

1. 삐에르 고농(Pierre Gonon)

쌩-조제프(Saint-Joseph)는 크로즈-에르미따지(Crozes-Hermitage)와 함께 북부 론(Northern Rhone)의 와인 생산지 중에서 비교적 대중적인 와인을 많이 만드는 지역입니다. 쌩-조제프란 이름은 "무시당하는 남편의 수호성인"인 쌩-조제프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 성인의 이름을 딴 쌩-조제프의 포도밭에서 유래한 것이죠. 단순히 쌩-조제프라고 부르는 이 특별한 포도밭은 원래 예수회(Jesuits)가 소유했지만, 지금은 유명한 와인 생산자인 E.기갈(E.Guigal) 가문이 갖고 있습니다. 쌩-조제프 AOC에 관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삐에르 고농은 1956년에 삐에르 고농이 세운 도멘(Domaine)입니다. 쌩-조제프 와인의 핵심 생산지인 모브 마을의 경사진 언덕에서 기른 포도로 와인을 만들죠. 유기농으로 재배한 포도로 매년 2,300~3,500 케이스 가량의 와인을 만듭니다. 1989년 삐에르의 아들인 장(Jean)과 삐에르(Pierre) 형제가 도멘을 물려받으면서 평판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죠.

1971년 쌩-조제프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포도가 과잉 경작되어 쌩-조제프 와인의 품질이 떨어졌지만, 삐에르 고농은 옛날 방식 그대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서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2004년부터 유기농법으로 전환한 9헥타르 가량의 포도을 어떠한 화학비료나 제초제, 농약 없이 천연 퇴비만 사용해서 경작하고 있죠. 다만 유기농 인증 절차를 늦게 밟아 공식 인증은 2013년에야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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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르 고농의 포도밭은 쌩-조제프 와인의 원래 생산지인 모브, 뚜르농, 생 장 드 뮈절(St-Jean-de-Muzols) 마을에 나뉘어 있고, 모두 화강암 암반 위에 자리합니다. 와인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포도 묘목은 밭에서 자라는 가장 건강한 포도나무의 뿌리를 잘라서 쓰죠. 와인은 전통 방식에 따라 뚜껑 열린 오크통에서 양조하며, 발효 도중 떠오르는 포도 껍질을 다시 가라앉히는 작업도 기계가 아니라 발로 합니다. 삐에르 고농의 와인은 강렬하고 거칠지만 떼루아의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받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삐에르 고농의 쌩-조제프 시라 2009는 이름 그대로 쌩-조제프에서 재배한 시라(Syrah) 포도 100%로 만듭니다.

아직 덜 숙성된 듯 진한 퍼플 빛입니다. 마늘 쫑 향이 먼저 나옵니다. 이윽고 진한 허브와 여러가지 향신료, 소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 향을 풍기네요. 동물성 향도 올라옵니다. 대체로 매운 향신료 향이 강합니다.

강철처럼 탄탄하고 탄력 있는 구조가 훌륭합니다. 냉철하고 빈틈 없는 청년 같은 인상을 주네요.

 

 

맵고 향긋한 향신료 풍미가 강하며 과일 풍미는 블랙베리 정도입니다. 나무와 향신료 등 과일 이외의 맛과 향이 강하고 대체로 맵싸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강렬한 느낌은 덜하며 과하지 않은 맛과 향이 은은하게 이어져 아주 좋군요. 복합적이지만 적당히 절제된 풍미가 와인의 맛을 살려줍니다. 적당한 느낌의 여운이 천천히 이어집니다. 향은 계속 피어오릅니다.

탄닌의 점잖게 입 안을 조여오면서 존재를 드러냅니다. 탄닌과 맞서는 산미도 멋집니다. 알코올은 두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줍니다. 준수한 와인입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비교적 품질이 낮다고 알려진 쌩-조제프 와인의 또 다른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풍미가 강한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멧돼지나 사슴 같은 야생 고기, 향이 강한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A-평가는 로 가격 상관 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10월 12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북부 론 > 쌩-조제프(Saint-Joseph)

1. 쌩-조제프 개요 쌩-조제프(Saint-Joseph)는 크로즈-에르미따지(Crozes-Hermitage)와 함께 북부 론의 와인 생산지 중에서 대중적인 와인을 많이 만드는 지역입니다. 2. 쌩-조제프의 역사 쌩-조제프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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