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레드 와인이지만 차갑게 해서 마실 수 있어요 - Gerard Bertrand Syrah 2007

까브드맹 2013. 9. 9. 06:00

제라르 베르트랑 시라 2007

1. 제라르 베르트랑(Gérard Bertrand)

남부 프랑스 와인업계의 선두 주자인 제라르 베르트랑(Gérard Bertrand)은 많은 와인 애호가에게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남부 프랑스 최고의 포도밭을 가진 와인 생산자로써 특히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의 떼루아에 관한 특별한 전문가이기도 하죠.

남부 프랑스에서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고 남부 프랑스 와인의 혁명을 일으킨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와인 산업을 성장시킨 주역입니다. 질 낮은 저가 와인을 대량 생산하던 남부 프랑스 지방에서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지방이 가진 가능성을 빠르게 파악했고 지역 특유의 떼루아를 표현하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철학으로 랑그독의 개성을 풍부하게 담아낸 와인들을 만들어 왔죠. 빠른 속도로 품질 향상을 이뤄낸 결과로 2008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 200여 개의 프랑스 와이너리 중 제라르 베르트랑을 베스트 밸류 와이너리(Best Value Winery)로 선정했습니다.

반응형

 

와인에 관한 제라르 베르트랑의 가장 기본적인 철칙은 품질 좋은 포도 재배를 위한 뛰어난 떼루아를 찾는 것입니다. 아울러 끊임없는 실험으로 포도의 색과 탄닌, 아로마를 분석한 후 수확일과 양조 과정을 결정하죠. 양조할 때에는 빈티지의 특성에 따라 기술을 다르게 적용하고, 최적의 균형미와 끝 맛, 우아한 풍미를 최우선으로 하여 와인을 혼합합니다.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의 떼루아가 그대로 담긴 개성 있는 레드와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뿐만 아니라 품종별 와인과 고급 와인도 생산하며, 지역의 떼루아가 가진 특수한 다양성과 개성을 공유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다양한 와인은 맛과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왔죠. 와인 양조에 대한 25년의 노하우를 통해 제라르 베르트랑의 표시가 들어간 와인들은 4가지 기본적인 가치, 즉 우수성, 진실성, 즐거움, 혁신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지닙니다.

제라르 베르트랑은 7개의 포도원을 갖고 있습니다. 각 포도원의 이름과 위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라르 베르트랑이 소유한 포도밭의 위치. 이미지 출처 : http://www.gerard-bertrand.com/en/la-maison/who-are-we-/)

① 도멘 드 빌마주(Domaine de Villemajou)

② 도멘 드 시가루스(Domaine de Cigalus)

③ 샤토 라빌 베르트루(Château Laville Bertrou)

④ 샤토 에그 비브(Château’s Aigues Vives)

⑤ 샤토 로스피탈레(Chateau l’Hospitalet)

⑥ 도멘 드 레글(Domaine de l’Aigle)

⑦ 샤토 라 쇼바지온(Château la Sauvageonne)

지중해 생활 예술의 대사관으로써 제라르 베르트랑은 남부 프랑스의 풍성한 지방 문화와 음식 문화를 샤토 로스피탈레(Chateau l’Hospitalet)에서 이루어지는 와인 투어를 통해 공유하길 원합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쓴 와인부터 대량 생산하는 대중적인 와인까지, 전통적인 스타일의 와인부터 패셔너블한 레이블 디자인을 가진 현대적인 와인까지 제라르 베르트랑의 제품군은 매우 다양합니다.

제라르 베르트랑 시라(Gerard Bertrand Syrah)는 제라르 베르트랑의 가장 대중적인 제품 중 하나로 제라르 베르트랑 와인의 참모습을 알기에는 미흡한 구석이 많습니다. 등급은 뱅 드 페이 독(Vin de Pays d’OC)으로 랑그독의 여러 포도밭에서 수확한 시라(Syrah) 포도로 만들었고 지중해 지역 와인의 특징을 반영하여 양조했습니다. 전통적인 양조법과 현대 기술을 결합한 와인으로 코르크를 따는 즉시 즐겁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맑고 깨끗합니다. 약간 진한 루비색이지만 살짝 퍼플 빛도 보입니다. 서양자두와 블랙베리, 블루베리에 블랙커런트 약간과 향신료, 생나무 가지를 꺾었을 때 퍼지는 향이 나옵니다. 나무 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나무와 송진 향으로 변합니다.

묽고 가볍습니다. 부드럽지만 탄닌이 잘 숙성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농도가 약해서 그렇게 느껴지네요. 탄닌 품질이 조잡하지 않은 걸 보면 일부로 탄닌의 양을 줄인 듯합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뒷 레이블에는 12℃로 차갑게 마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일반적인 레드 와인의 음용 온도는 16~18℃이고, 온도를 더 낮추면 탄닌 때문에 떫은맛이 강해집니다. 일부로 탄닌 함량을 낮추지 않았다면 이런 표시를 적어 놓을 리 없을 겁니다.

 

 

조금 드라이하며 산도가 다소 높지만 특별한 인상은 없습니다. 평범하고 무난한 맛과 향의 마실만한 와인으로 시큼한 과일 맛에 살짝 태운 나무 맛도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후추 풍미가 드러나고 과일 맛도 좀 더 강해지네요. 점점 맛과 향이 진해지고 나아지는 와인입니다.

알코올 13.5%이기 때문일까요? 맛과 향의 여운은 별로 없지만 짜릿한 자극은 꽤 길게 남습니다. 마시자마자 별다른 느낌이 안 남는 다른 저가 와인보다 낫습니다.

처음엔 탄닌 농도가 너무 낮아 묽고 가벼운 인상이지만, 1시간가량 지나면 조금씩 진하고 중후해지면서 각 요소의 균형이 잘 맞아 들어갑니다. 가벼운 닭요리, 치즈만 토핑 한 피자, 바게트, 난 같은 인도식 빵, 올리브유만 사용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너무 맵지 않은 다양한 육류요리, 블루치즈 등과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부족한 와인입니다. 2012년 1월 2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