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디스
호주의 스파클링 와인은 전통 방식(Méthode Traditionelle)이나 트랜스퍼 방식, 혹은 샤르마(Charmat) 방식으로 만듭니다. 여러 빈티지를 혼합해서 만드는 것도 많지만 빈티지 스파클링 와인도 있죠. 대부분 샤도네이(Chardonnay)와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들지만, 호주만의 특별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쉬라즈 포도로 만드는 스파클링 쉬라즈(Sparkling Shiraz)가 있습니다. 레드 스파클링 와인인 스파클링 쉬라즈는 대부분 약간 달지만, 어떤 생산자는 드라이하고 묵직한 맛이 나면서 탄닌 느낌도 나오는 풀 바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듭니다.
영국의 데본(Devon) 지방에서 호주로 건너온 토마스 하디(Thomas Hardy)가 1853년에 세운 하디스는 호주에서 가장 넓고 다양한 지역의 포도로 와인을 생산하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하디스 와인은 호주 동부의 시드니(Sydney) 인근의 평원 지대부터 서부 퍼스(Perth) 남쪽의 마가렛 강(Margaret River)까지, 또 애들레이드(Adelaide) 근처의 구릉 지대부터 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까지 거의 모든 포도 생산지에서 재배하는 포도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1857년 호주에서 최초로 영국에 와인을 수출했던 하디스는 150여 년이 지난 지금 영국의 인탠저블 비즈니스(Intangible Business) 사가 2007년부터 3년간 연속적으로 전 세계 100대 와인 브랜드 중 2위로 선정할 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하디스의 와인으로 높이 평가받는 제품이 여럿 있는데, 엘린 하디 쉬라즈(Eileen Hardy shiraz)와 하디 우무 맥라렌 베일 쉬라즈(Hardys Oomoo McLaren Vale Shiraz), 하디 노타지 힐 까베르네 소비뇽(Hardys Nottage Hill Cabernet Sauvignon)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하디스 와인의 연간 판매량은 약 900만 케이스 가량 되며 전 세계 80개국에 수출합니다.
하디스 밀 셀라스 스파클링 브뤼(Hardys Mill Cellars Sparkling Brut) NV는 호주 남동부(South Eastern Australia)의 광활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듭니다. 밀 셀라스, 즉 방앗간 저장고, 또는 방앗간 양조장이라는 이름은 1870년 당시 맥라렌 베일(McLaren Vale) 지방에서 밀과 제분 사업이 쇠퇴할 무렵 더는 쓰지 않는 제분소의 기술을 이용해서 와인 양조 기법의 혁신을 꾀했던 하디스의 업적을 기리려고 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밀 셀라 컬렉션은 토마스 하디의 실험적 정신이 엿보이는 제품이기도 하죠.
2. 와인의 맛과 향
금빛이 살짝 드러나는 중간 정도의 밀짚 색입니다. 거품 크기는 1.5mm 정도로 큰 편입니다. 토스트와 빵, 이스트 향이 나며 견과류 향도 풍깁니다. 레몬 같은 과일 향은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의외로 부드럽지만, 구조감이 떨어져 입에서 생생하게 살아나지 않고 바스러지는 느낌이 나네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산도는 적당합니다. 풍성한 맛이 느껴지지만 정제되지 않고 좀 난잡하군요. 사과의 신맛이 강하며, 토스트나 이스트 풍미는 향에서 느끼는 것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여운의 느낌은 그리 강하지 않고 풍미는 조금 조잡하며 빈약합니다. 다소 실망스럽군요.
균형은 잘 맞지만, 특별히 조화로운 느낌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스페인 까바(Cava)의 맛과 향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며 이 와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이다나 콜라와 어울리는 음식이라면 무난히 맞으며, 각종 샐러드와 튀김 요리, 매콤한 양념을 한 해물 요리, 양념 통닭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7월 3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