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Blind Tasting! 아홉 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5월 11일에 열렸습니다.
앞선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도 매혹적이었지만, 이번 회차의 주제는 더욱더 매혹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와인 애호가들의 영원한 이상향(?)인 부르고뉴 와인이 시음 주제였기 때문이죠. 시음 결과를 알려드리기 전에 부르고뉴 와인의 특징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① 부르고뉴 와인은 2가지 청포도와 2가지 흑포도로 만듭니다. 청포도는 알리고떼(Aligote)와 샤르도네(Chardonnay), 흑포도는 피노 누아(Pinot Noir)와 가메(Gamay)이죠. 이 포도들은 때론 단독으로, 때론 혼합되어 와인으로 탄생합니다.
② 보르도 지역은 레드 와인 생산량이 화이트 와인 생산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부르고뉴 지역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생산량이 거의 반반입니다.
③ 피노 누아로 만드는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에 가장 가까운 레드 와인이랄 수 있으며, 샤르도네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에 가장 가까운 화이트 와인이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와인 중에는 참치회와 잘 어울리는 것이 있고, 부르고뉴의 샤르도네 와인 중에는 쇠고기, 특히 송아지 고기와 어울리는 것이 있죠.
④ 보르도와 비교해서 브랜드별로 와인 생산량이 극히 적습니다. 포도밭의 전체 면적이 원래 작을 뿐만 아니라, 포도밭 면적을 함부로 늘릴 수 없어서 더욱더 그렇습니다. 더욱이 특정 포도밭을 와이너리 하나가 관리하지 않고 여러 와이너리가 부분별로 소유하고 와인을 생산하기에 회사별로 와인 생산량이 더욱 적을 수밖에 없죠. 예를 들어 끌로 드 부조(Clos de Vougeot) 포도밭에선 65개의 와이너리가 각자 와인을 생산합니다. 끌로 드 부조의 전체 생산량은 약 17,000 케이스로 65개 와이너리가 각각 차지한 면적이 같다고 가정하면 와이너리 하나당 262 케이스, 즉 3,144병밖에 되지 않습니다. 적으면 5만 병, 많은 곳은 22~30만 병가량 생산하는 보르도와 비교해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⑤ 떼루아 개념이 가장 철저하게 적용되는 곳입니다. 같은 마을의 포도밭이라도 밭마다 등급이 지정되었고, 이에 따라 생산된 와인의 등급과 가격도 철저히 달라지죠. 때로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밭의 등급이 달라지며, 와인을 마셔보면 맛과 향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이날의 시음 와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에르브 께를랑 알리고떼(Herve Kerlann Aligote) 2010
2. 뫼르소 프르미에 크뤼 즈네브리에르 도멘 라뚜르-지로드(Meursault 1er Cru Genevrieres Domaine Latour-Giraud) 2008
3. 테라 그란데 레세르바(Terra Grande Reserva) 2008. 이 와인은 참석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넣은 스파이 와인인 것 같습니다. 부르고뉴가 아니라 스페인 와인이죠.
4. 부르고뉴 도멘 로랑 페레 에 피스(Bourgogne Domaine Laurent Pere et Fils) 2009
5. 뉘-생-조르쥬 프르미에 크뤼 레 프로세스 다비드 듀방(Nuits-St-Georges 1er Cru Les Proces David Duband) 2008
6. 부르고뉴 빠스-투-그랭 루이 쟈도(Bourgogne Passe-Tout-Grains Louis Jadot) 2006
7. 물랭-아-방 레올리엔 삐에르 페로 에 피스(Moulin-A-Vent l'Eolienne Pierre Ferraud & Fils) 2007
8. 뽀마르 프르미에 크뤼 레 페제롤 도멘 드 몽띠유(Pommard 1er Cru Les Pezerolles Domaine de Montille) 2006
9. 그랑 에세죠 도멘 드 라 로마네 꽁티(Grands Echezeaux Domaine de la Romanee-Conti) 2006
수많은 부르고뉴 와인을 전부 다 테이스팅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다양한 지역의 와인을 고루고루 시음한 편이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9등. 부르고뉴 도멘 로랑 페레 에 피스 2009 / 평점 86.6
8등. 부르고뉴 빠스-투-그랭 루이 쟈도 2006 / 평점 86.8
7등. 에르브 께를랑 알리고떼 2010 / 평점 88.9
6등. 테라 그란데 레세르바 2008 / 평점 89.3
5등. 뫼르소 프르미에 크뤼 즈네브리에르 도멘 라뚜르-지로드 2008 / 평점 89.7
4등. 뉘-생-조르쥬 프르미에 크뤼 레 프로세스 다비드 듀방 2008 / 평점 89.8
3등. 물랭-아-방 레올리엔 삐에르 페로 에 피스 2007 / 평점 91.6
2등. 뽀마르 프르미에 크뤼 레 페제롤 도멘 드 몽띠유 2006 / 평점 93.1
1등. 그랑 에세죠 도멘 드 라 로마네 꽁티 2006 / 평점 98
개인적으로는 그랑 에세죠 도멘 드 라 로마네 꽁티 2006이 98.0점으로 당연히 1등, 뽀마르 르르미에 크뤼 레 페제롤 도멘 드 몽띠유 2006이 95.2점으로 2등, 뉘-생-조르쥬 프르미에 크뤼 레 프로세스 다비드 듀방 2008이 89.6점으로 3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