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소아베 마을 주위의 언덕에서 나온 향기로운 전통 와인" - Simply Soave Classico 2011

까브드맹 2012. 10. 26. 06:00

심플리 소아베 끌라시코 2011

테스코 심플리 와인(Simply Wine) 중 하나인 심플리 소아베 끌라시코(Simply Soave Classico) 2011은 영국의 체슌트(Cheshunt)에 본사가 있는 국제적인 식료품&잡화 소매유통업체인 테스코(Tesco)에서 유통하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동북부의 베네토(Veneto) 주에 있는 소아베 끌라시코(Soave Classico) 지역에서 가르가네가(Garganega)와 기타 규정된 품종으로 만드는 DOC 등급 와인입니다.

1. 테스코 심플리 소아베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인 소아베는 아직까진 국내 소비자에게 낯선 존재입니다. 인기 없는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인 데다 소아베 지역이 우리에게 잘 안 알려진 곳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아베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 중 하나로 외국에서는 끼안티(Chianti)와 함께 무척 인기 있죠. 소아베 지역과 와인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테스코는 오랫동안 괜찮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와인이나 현지 와이너리와 공동 개발한 와인에 "Selected by Tesco"라는 문구를 넣어서 판매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체 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와인 기호를 분석하여 두 종류의 와인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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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와인에 관심이 많고, 와인 생산지나 와인 스타일에 신경 쓰는 사람들, 즉 와인을 특별한 기호식품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파이니스트(Finest)"라는 브랜드입니다. 파이니스트 브랜드는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며 레이블에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서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사항을 충족시켜 주죠. 현재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100여 종의 와인이 파이니스트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옵니다. 가격 또한 다양합니다. 국내에선 1만 원 초반대의 끼안티 와인부터 6만 원 후반대의 샴페인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와인을 술의 한 종류로 여길 뿐이며, 와인 이력보다 맛과 가격에 신경을 쓰는 단순한 와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심플리 와인"이란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시장에서 인기 있는 지역의 와인만 골라 레이블에 최소한의 정보만 표시해서 판매하죠. 소비자들이 가격 때문에 고민하지 않도록 모두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국내 소비자 가격은 9,900원입니다. 와인을 따기 편하도록 종류의 반 이상에 코르크 대신 스크루 캡을 쓴 것도 특징이죠. 현재 심플리 와인은 모두 24종으로 국내엔 11종이 최근 홈플러스를 통해서 출시되었습니다.

테스코는 이전부터 가격 대비 우수한 이탈리아 와인을 많이 판매해 왔습니다. 소아베 와인 역시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것을 유통시켜 왔죠. 대표적인 경우가 에퀴프 소아베 클라시코입니다.

심플리 소아베 클라시코 2011도 에퀴프 SRL에서 만들었으며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습니다. 주요 품종은 가르가네가이며, 양조할 때 청징(淸澄)하면서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채식주의자도 문제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레몬, 혹은 밀짚 색입니다. 향이 풍부합니다. 잘 익은 사과 향이 나오면서 모과 향이 살짝 섞여 있군요. 오렌지처럼 기분 좋고 달콤한 시트러스 계열의 향과 함께 배와 건초의 단 향도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소아베답게 깨끗하고 깔끔하며 살짝 진합니다. 구조가 거칠고 조잡한 건 아니지만, 그다지 매끄럽거나 탄탄하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드라이하며, 새콤한 산미가 느껴지는 가운데 약간 쌉쌀하고, 살짝 유질감(油質感)이 돕니다. 소아베가 원래 깔끔하긴 해도 기운은 강렬하지 않은 편인데, 이 와인은 그런 느낌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향에 비해 맛이 좀 싱겁네요.

심심한 풋복숭아 같은 풍미가 나오지만 풀 같은 식물성 풍미가 더 우세합니다. 복합적이지 않고 단순하지만,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편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집니다. 여운도 제법이며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조금 싱겁지만, 구조를 받쳐주는 알코올과 생기를 불어넣는 산도가 어울려 균형을 잘 이룹니다.

생선회와 생선구이, 일식 요리, 크림소스 파스타, 화이트소스를 사용한 해물 요리, 조금 매콤하게 볶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얼큰한 탕 종류, 향신료를 많이 쓴 동남아와 중국 요리, 조개와 갑각류, 동태전과 호박전, 까망베르와 파르미자노 치즈 등등 아주 다양한 음식과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9월 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