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마지막 1%까지 철저하게 완벽한 유기농 와인 - Tipaume 2011

까브드맹 2012. 9. 21. 06:00

티파우메 2011

※ 이 포스트는 지난 9월 13일에 삼이홀딩스주식회사의 초대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칠레 와이너리 시음 상담회에 참석한 후 작성하는 것입니다.

1. 티파우메(Tipaume)

티파우메(Tipaume)는 설립자인 이브 푸제(Yves Pouzet)가 1996년에 칠레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에 있는 랑카과(Rancagua) 시 인근 세르리오스(Cerrillos) 마을에서 약 6.5헥타르의 포도밭으로 시작한 친환경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설립자인 이브 푸제(Yves Pouzet)는 유기농법의 철저한 추종자이면서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열대와 적도, 산악지역의 포도 재배에 특화된 포도 재배자 중 한 명이죠.

티파우메 2011은 칠레 중부의 센트럴 밸리 리전(Central Valley Region)에 있는 라펠 밸리(Rapel Valley)의 하위 지역인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에서 철저하게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듭니다. 사용한 포도와 비율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0%, 까르메네르(Carmenère) 30%, 메를로(Merlot) 5%, 비오니에(Viognier) 2%, 라크리마 크리스티(Lacrima Cristi) 3%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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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3% 들어가는 라크리마 크리스티는 홈페이지의 내용으로 볼 때 포도 품종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의 라크리마 크리스티 DOC에서 나오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레드와 화이트 와인이 있고 사용하는 품종은 각각 다르죠. 티파우메에 이 와인을 넣은 것인지, 아니면 사용하는 포도 품종을 넣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진짜 또 다른 포도를 넣은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시음회장에서 티파우메의 백 레이블에 적힌 내용을 봤을 때 그저 포도 품종이겠거니 생각하고 물어보지 않았고,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명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티파우메는 매년 소량만 생산되며 2011 빈티지는 4,058병만 만들어졌습니다. 와인 레이블을 자세히 보면 오른쪽 상단에 4,058이라는 작은 숫자가 인쇄되었고, 그 아래에 볼펜으로 8이라는 숫자가 적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진의 와인이 4,058병 중에 8번째라는 것을 뜻하죠.

탄닌이 부드러운 까르메네르와 메를로를 35%나 넣었기에 티파우메는 매우 부드럽습니다. 다만 숙성력은 좀 떨어져서 8년~10년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와인셀러에서 넣어둔다면 더 오랜 시간을 보관할 수 있겠죠.

 

 

2. 와인의 맛과 향

다소 진한 루비색으로 깨끗하고 예쁩니다. 아직 숙성이 덜된 듯 생각보다 향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체리 같은 검붉은 과일 향에 프룬(prune) 같은 말린 과일 향이 약간 나오고, 감초처럼 달콤한 향신료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크리미(creamy)한 향이 섞이면서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깨끗하고 부드럽습니다. 아직 어린 와인인데도 떫은맛이 거의 없고 탄닌이 아주 부드러워서 마치 비단 같은 느낌이군요. 단지 부드러운 것만 아니라 와인의 구조도 잘 살아있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산미는 강도뿐만 아니라 양도 적당합니다. 탄닌은 부드러우면서 풍부하죠. 여기에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체리 같은 검붉은 과일과 은근하게 와인 전체의 맛을 받쳐주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긴장감을 부여해 주는 오크 풍미가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럽고 향긋한 바닐라와 볶은 견과류 풍미도 약간 섞여 나옵니다. 이런 맛과 향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을 갖췄죠.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맛과 향이 나와서 누구나 쉽게, 그러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게 해 줍니다. 여운은 진하고 강하게 계속 이어집니다. 와인의 맛과 향이 이어지면서 느낌도 아주 좋습니다.

 

 

14.8%로 세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는 알코올, 풍부하고 깨끗하면서 강인한 산미, 우아하고 세련된 탄닌이 균형을 이룬 매우 훌륭한 와인입니다.

이런 와인을 마실 때는 음식도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지나치게 조미료를 많이 넣거나 자극적인 양념을 사용한 요리는 피해야 하죠. 적당한 요리가 없으면 와인만 마셔도 충분히 즐겁고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레어나 미디엄 레어로 굽고 레드 와인 소스를 얹은 스테이크, 양념하지 않은 최고급 한우와 와규, 미트 소스 파스타, 잘 숙성된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9월 1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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