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2009

까브드맹 2012. 9. 26. 06:00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2009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2009는 칠레에서 레드 와인용 포도를 기르기에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꼴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의 라 핀카 데 아팔타(La Finca de Apalta) 포도밭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메를로(Merlot) 포도를 9:1로 섞어서 만듭니다. 알코올 발효한 후에는 프랑스 알리에(Allier) 산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하죠. 알리에 산 오크통은 프랑스 오크통 중에서 가장 비싸며, 은은한 오크 향과 함께 와인에 여러 가지 향신료 풍미가 스며들도록 해줍니다.

1. 몬테스 알파 와인

비냐 몬테스(Viña Montes)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칠레 와인 회사 중 하나입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만들기에 고가부터 저가까지 다양한 와인이 사랑받고 있죠.

비냐 몬테스가 걸어온 길은 실로 꿈만 같지만, 와이너리를 설립한 이래 와인에 관한 네 사람의 열정이 점차 현실로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칠레 와인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한 페이지를 기록한 비냐 몬테스의 역사와 와인에 관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1만 종이 넘는 와인이 수입되었지만, 일찍이 몬테스 알파의 아성을 뛰어넘는 와인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더 훌륭한 맛과 향의 와인,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 더 비싸게 팔리는 와인이야 얼마든지 있지만, 와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름을 들어보고, 한 번쯤 마셔봤으며, 높이 평가하는 와인은 몬테스 알파가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죠. 같은 칠레 와인인 1865도 뛰어난 품질과 높은 명성을 자랑하지만, 아직은 몬테스 알파보다 한 수 아래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가격이 비슷한 두 와인의 판매량은 꽤 차이 납니다.

몬테스 알파는 1998년에 국내에 상륙한 이래 모든 종류를 합쳐서 14년간 500만 병이 팔렸습니다. 매년 35만 7천 병가량 팔린 셈이죠. 반면에 1865는 2003년에 들어와서 누적 판매 200만 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매년 22만 2천 병 꼴로 팔린 것이죠. 두 와인 모두 맛과 향이 좋으며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적어도 인지도와 구매량에서 아직까지 1865는 몬테스 알파의 상대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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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몰라도 몬테스는 안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국내에서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몬테스 알파는 그동안 많은 행사에서 만찬주로 활약했습니다. 대표적인 행사만 꼽아봐도 2002년 월드컵 조추첨 행사, 2003년 칠레 대통령 방한 만찬, 2005년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만찬 등을 들 수 있죠.

몬테스 알파가 여러 행사에서 만찬주로 쓰인 것은 단지 유명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걸맞은 품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2000년과 2002년에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칠레 와인 1위"에 뽑힌 적도 있었죠. 또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급량도 충분해서 대량 소비해야 하는 행사용 만찬주로 쓰기도 좋습니다. 칸(Cannes) 국제 영화제에서 중간 가격대의 와인인 무똥 까데(Mouton Cadet)가 공식 와인으로 선정된 것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많은 사람이 마시고 좋아하기에 "국민 와인"으로도 불리는 몬테스 알파. 지금도 수많은 와인이 그 자리를 노리며 도전장을 내밀지만, 뛰어난 맛과 향, 너무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 외우기 쉬운 이름 등으로 인해 당분간 그 인기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물론 영원한 강자는 없기에 언젠간 더 뛰어나고 값싼 와인이 나타나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죠.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멋진 와인이 빨리 나타나기를 고대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루비색으로 테두리엔 자주색 기운도 약간 있습니다. 블랙베리와 블랙 체리처럼 색이 진한 과일과 신선한 풀, 허브, 오크 향이 나옵니다. 처음엔 알코올 냄새가 약간 올라오지만 금세 사라지고, 점차 볶은 견과류나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며 고소한 향이 흘러나옵니다. 시간이 갈수록 과일과 나무, 향신료 등등 여러 향이 뒤섞여 나오면서 상쾌한 느낌을 주고, 고소하고 기름진 향도 퍼져 나오네요. 과일과 나무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향긋하고 우아한 향을 계속 풍기며, 과일 향에선 서양 자두향이 점점 풍성해집니다.

첫맛은 부드럽고 끝 맛은 탄닌의 떫은맛이 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옅어집니다. 매끄럽고 탄탄한 질감과 잘 짜인 구조를 가졌습니다. 아주 묵직한 풀바디 와인은 아니며 중간에서 조금 더 진하고 무거운 미디엄 플러스 바디 정도입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알맞은 강도와 양을 가진 산미가 잘 어울려 균형 잡힌 맛이 납니다. 14.5%의 알코올은 입에 강한 자극을 주네요. 풍부한 탄닌은 처음엔 부드럽고 나중엔 떫은맛을 느끼게 합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과 오크, 허브 풍미가 적절히 섞인 맛이 있고, 점차 볶은 견과류 풍미도 나옵니다. 세련되고 우아하며 정갈한 맛을 가진 와인으로 검붉은 열매의 단 풍미, 삼나무처럼 상쾌하고 우아한 풍미, 기름진 향이 어울려 마치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시간이 지나면 질감이 더욱더 부드러워지지만, 잘 짜인 구조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도 이 와인의 매력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복합성도 갖췄습니다.

여운은 길며 느낌도 세련되고 훌륭합니다. 입에서 쟁쟁 울린다던가 화끈한 끝 맛을 보여주진 않지만, 은근한 힘이 계속 표출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구력도 좋습니다.

 

 

14.5%이지만 튀지 않는 알코올, 탄탄하면서 거칠지 않은 탄닌, 날카롭지 않고 와인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산미가 하나로 뭉쳐 매우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혔으며, 점잖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으로 국내에서 지난 수년간 왜 베스트 셀링 와인으로 군림했는지 알 수 있죠. "와인을 잘 몰라도 소비자의 입맛은 정직하다."라는 격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순 있지만, 맛있는 와인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프랑스 그랑 크뤼 같은 최고의 와인에는 못 미치지만, 비슷한 레벨의 와인 중에서는 단연 뛰어난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어설픈 프랑스 보르도 와인보다 훨씬 낫군요. 지금 마셔도 좋지만, 보관 장소만 좋다면 향후 10년 이상 더 숙성해도 좋습니다. 마시기 전에 최소 30분 이상 공기와 접촉하면 맛과 향이 더욱 좋아집니다.

양념 없이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회향(fennel)과 겨자씨로 양념한 돼지고기 안심구이와 옆구리살, 치즈를 잔뜩 얹어서 화덕에 구운 피자, 향이 강한 경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9월 24일 시음했습니다.

 

[칠레] 칠레 최초로 프리미엄 와인을 수출한 - 비냐 몬테스(Vina Mo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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