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까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
칠레 중부에 있는 까사블랑카 밸리는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생산지입니다. 이곳은 안데스산맥과 태평양 사이에 있어서 새벽에는 안개가, 오후에는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일대의 기온을 낮춰줍니다. 청포도는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하면 산도가 높아지고, 산도는 산뜻한 맛이 필요한 화이트 와인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청포도 재배에 유리한 까사블랑카는 칠레에서 적포도보다 청포도를 더 많이 재배하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가장 많이 재배하는 청포도는 샤도네이(Chardonnay)와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입니다. 두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은 품질이 매우 좋아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죠. 까사블랑카 밸리의 샤도네이 재배지는 2002년 기준으로 1,861헥타르나 되는데, 이는 칠레 전역의 샤도네이 재배 면적의 약 24%에 해당합니다.
적포도는 피노 누아(Pinot Noir)와 시라(Syrah)를 많이 재배하며, 시라가 상업적으로 더 성공했습니다. 까사블랑카 동쪽의 좀 더 따뜻한 고지대에선 시라로 구조가 잘 짜이고 향신료와 허브 풍미가 강하게 나오는 레드 와인을 생산하죠.
2. 까사 라포스톨(Casa Lapostolle)
까사 라포스톨은 프랑스의 알렉산드라 마니에르 라포스톨(Alexandra Marnier Lapostolle)과 그녀의 남편인 사이릴 드 부르네(Cyril de Bournet)가 1994년에 칠레에 설립한 와이너리입니다. 와이너리에 대한 정보는 하단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라포스톨의 포도밭에서 유기농 재배한 포도만 써서 만드는 뀌베 알렉산드르 와인들은 포도밭의 떼루아와 품질에 대한 라포스톨의 헌신이 잘 드러나는 제품들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비롯한 7종 와인으로 구성되었고, 이중 라포스톨 뀌베 알렉산드르 샤도네이(Lapostolle Cuvée Alexandre Chardonnay) 와인은 까사블랑카 밸리에서 재배한 샤도네이 포도로 만들죠.
포도는 아침 일찍 사람의 손으로 땄고 신속하게 양조장으로 옮겨졌습니다. 포도 가운데 40%는 포도즙을 낼 때 포도송이까지 썼으며, 60%는 저온 침용 과정을 거친 후 발효하기 직전에 즙을 냈습니다. 알코올 발효를 끝낸 후 54%의 와인은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46%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숙성했습니다. 날카로운 신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젖산 발효 과정은 거치지 않았네요.
이렇게 만든 와인은 오크와 잘 융합했고, 균형 잡힌 맛을 갖췄으며, 우아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아울러 과일 향과 신선한 풍미가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진한 레몬 빛입니다. 풋풋하고 고소한 견과류와 흰 꽃 향이 나오고, 시트러스와 사과, 복숭아 같은 신선하고 상쾌하며 단 향기가 나오는 과일 향이 퍼집니다. 향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잔에 따른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짜임새 있고 튼튼한 구조와 부드럽고 탄탄한 질감을 갖췄습니다. 높은 산도와 아주 약한 단맛, 약간 씁쓸한 맛이 납니다. 우아하고 풍부한 산미는 입에 강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주네요. 포도에서 우러나오는 시트러스와 사과, 복숭아 같은 과일과 흰 꽃 풍미에 오크 숙성을 통해 나오는 오크와 견과류 등의 풍미가 어우러져서 복합적인 맛이 느껴집니다. 길고 우아하게 이어지는 여운은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균형도 매우 좋습니다. 칠레산 샤도네이 와인은 종종 오크 풍미만 두드러진 것이 많은데, 이 와인은 풍부한 신맛이 뒷받침해 주면서 과일과 흰 꽃, 나무, 견과류 풍미가 조화를 이루죠. 훌륭한 맛과 향을 보여주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와인입니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점수는 90점!
닭고기와 해산물 샐러드, 닭고기 요리, 크림소스를 얹은 해산물 요리, 크림과 해물 파스타 등과 잘 어울리는 맛과 향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4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