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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다양해지는 향 - Clos de Vougeot Grand Cru Domaine Francois Lamarch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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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지역 : 프랑스 > 부르고뉴 > 꼬뜨 드 뉘(Côte de Nuits) > 부조(Vougeot) > 끌로 드 부죠(Clos de Vougeot)

● 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100%

● 등급 : AOC Grand Cru

● 어울리는 음식 : 소고기와 양고기 등 모든 종류의 고기 요리와 숙성 치즈.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Domaine Francois Lamarche)는 1797년에 본-로마네 마을에서 탄생한 와이너리입니다. 끌로 드 부죠와 에세죠(Echezeaux), 그랑 에세죠(Grands Echezeaux), 본-로마네(Vosne-Romane)에 포도밭이 있고, 특히 본-로마네의 라 그랑 루(La Grande Rue)는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모노폴(Monopole) 밭이죠. 세 마을의 포도밭에서 나오는 고품질 포도로 총 14종의 와인을 만듭니다.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의 포도밭 면적은 약 11.3헥타르이며, 라마르슈 가문에서 수 세대에 걸쳐 관리하면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에선 도멘의 포도밭에 통합적인 포도재배법을 적용하며, 지역의 떼루아(Terroir)와 도멘의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와인을 양조합니다. 그래서 프랑소와 라마르슈의 와인은 모두 특출한 균형과 섬세한 향이 결합한 우아한 특성을 가졌죠.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 끌로 드 부죠 그랑 크뤼(Clos de Vougeot Grand Cru Domaine Francois Lamarche) 2005는 끌로 드 부죠에 있는 약 1.35헥타르의 포도밭에서 키운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듭니다. 동쪽을 향한 밭은 진흙과 석회석으로 이루어졌고, 오로지 피노 누아만 재배합니다.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30년이며, 헥타르당 32헥토리터의 적은 양만 수확하죠. 그래서 매년 평균 7,000병 정도만 생산합니다.

포도 수확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며, 줄기는 빈티지에 따라 80~100% 정도 제거합니다. 알코올 발효는 15~18일가량 하며 온도 조절이 되는 발효조에서 뚜껑을 열어놓고 하죠. 숙성은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가 끝난 와인의 상태에 따라 16~20개월 정도 합니다. 새 오크통의 비율은 매년 따르지만, 대략 60~100% 정도입니다. 오크 숙성이 끝나면 병에 담는데, 이때 정제(精製)도 필터링도 하지 않습니다. 병에 담긴 후에는 빈티지와 보관 상태에 따라 6~30년 정도 숙성할 수 있습니다.

찌꺼기를 걸러내지 않아서 약간 탁합니다. 중심은 루비, 테두리는 가넷 정도의 색입니다. 잔을 돌릴 때 흘러내리는 "와인의 눈물"을 보니 추출물이 풍부하네요. 서양 자두와 블랙 체리, 블랙커런트처럼 잘 익은 검은 과일의 진하고 달콤한 향이 가득합니다. 부드러운 오크 향도 풍부하고 제비꽃 향도 나옵니다. 초반에 자두처럼 신선했던 과일 향은 뒤로 갈수록 농후하고 달콤해져서 프룬(Prune)과 말린 대추. 가벼운 잼처럼 더욱 진한 과일 향으로 변합니다. 슬금슬금 동물 노린내와 박하 같은 허브, 달고 매콤한 향신료, 양송이버섯 같은 식물성 향도 올라옵니다. 오크 향은 더 향기로워지고 삼나무 향도 나타납니다. 시간이 갈수록 향이 깊어지고 다양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첫맛은 부드럽고 매끈한 비단 같지만, 속으로 탄닌의 기운이 살아있습니다. 1시간 후에도 탄닌이 약간 떫게 느껴질 정도죠. 부르고뉴 와인치고 꽤 묵직한 풀 바디 와인입니다.

드라이하면서 입안 가득 상큼한 신맛이 느껴집니다.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산미가 매우 풍부하고 진해서 마시면 침이 저절로 샘솟으면서 자꾸 잔 쪽으로 손이 끌려갑니다. 서양 자두와 체리, 사과 같은 상큼한 과일 맛 때문에 마치 갈아 만든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 같고, 여기에 오크 풍미가 은은하게 섞여 있습니다. 입에서 중후하게 느껴지던 기운이 확 살아나는 느낌도 맛볼 수 있죠. 보르도 와인만큼 여운의 기운이 강하진 않지만, 길고 은근하게 이어집니다. 마신 후 입에서 퍼지는 풍미도 훌륭하며 주로 오크 풍미가 남습니다.

초반에 약간 거칠던 탄닌이 점점 부드러워져서 완벽한 균형미를 갖춥니다. 젊고 고귀한 유럽 근세의 검은 머리 귀부인이 떠오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1년 10월 8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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