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토로 셀라스(Castoro Cellars)의 진퓨젼 진판델(Zinfusion Zinfandel)은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의 산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San Luis Obispo County)에 있는 파소 로블스(Paso Robles)에서 재배한 진판델(Zinfandel) 100%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진판델 포도에 관한 정보는 하단의 포스트 링크를 참조하세요.
1. 단맛 나는 와인
개인적으로 달착지근한 와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디저트로 마시는 스위트 화이트 와인은 그래도 좋아하지만, 단맛 나는 레드 와인은 딱 질색이죠.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단맛이 나는 와인은 한 잔만 마셔도 쉽게 질립니다. 와인뿐만 아니라 다른 술을 마실 때도 마찬가지이죠. 차라리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수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레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이 아닙니다. 또한, 맛이 단 레드 와인치고 훌륭한 향과 풍미가 있는 것이 없습니다. 스위트 레드 와인은 원래 포도가 가진 당분은 발효하면서 알코올이 되고, 나중에 설탕이나 과즙을 넣어서 단맛이 나도록 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러면 와인의 단맛이 자연스럽지 않고 좋은 맛도 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싸구려 맛이 나죠.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저는 맛이 단 레드 와인이 싫습니다. 이런 경향은 자동으로 비교적 단맛이 강한 미국산 레드 와인을 싫어하는 쪽으로 연결되었죠. 물론 미국 와인 중에서 화이트 와인이나 단맛이 거의 없는 레드 와인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미국산 샤도네이(Chardonnay) 와인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은 제가 참 좋아하는 화이트 와인 중 하나죠. 하지만 메를로(Merlot)나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든 값싼 레드 와인은 마치 코카콜라를 마시는 듯해서 영 손이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호주 와인으로 미국에서 히트를 한 옐로우 테일을 마셨을 때 단맛을 좋아하는 미국인의 입맛에는 딱 맞았을지 모르지만, 제 입맛에는 영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품질이 더 낮고 가격도 저렴할지언정 프랑스의 뱅 드 따블(Vin de Table) 와인이나 스페인의 비노 데 메사(Vino de Mesa) 와인 중에서 맛이 드라이한 것들이 낫더군요. 아무튼, 이런 이유로 다른 나라의 와인은 즐겨 마셔도 미국 와인은 가끔 화이트 와인을 살 뿐이지 레드 와인은 거의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맛이 나는 미국 레드 와인이라도 제대로 잘 만든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잘 만든 와인은 달콤한 과일 향과 적당한 당도가 입안에 황홀한 느낌을 주며, 질리지 않고 계속 잔을 기울이게 해 주죠. 카스토로 셀라스의 진퓨젼 진판델이 그런 와인입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영롱하고 깨끗하며 아주 진한 퍼플 색입니다. 잔을 돌리면 와인의 눈물이 아주 진하게 흘러내립니다. 깨끗하고 맑은 향이 잔에서 풍부하게 나옵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향과 우아한 오크 향이 풍기며 정향과 감초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의 향도 섞여 있습니다. 식물성 계열의 허브향도 있고 다크 초콜릿과 커피의 구수한 향도 나옵니다. 아메리칸 오크통 숙성으로 생긴 바닐라와 연유 향도 있습니다.
꽤 부드러우며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을 주는 풀 바디 와인입니다. 다른 지역의 드라이한 레드 와인보다 단맛이 강합니다. 풍성한 산미가 단맛과 조화를 이루면서 질리지 않는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탄닌이 많고 알코올도 풍부해서 강한 느낌을 주지만, 떫거나 자극적이진 않습니다. 말린 서양 자두와 블랙커런트, 과일 잼의 진한 풍미와 오크, 삼나무의 은은하고 우아한 풍미, 정향 같은 향신료, 박하 같은 허브 풍미 외에 초콜릿과 미네랄 풍미도 나타납니다. 그냥 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아한 나무와 달콤한 과일의 풍미가 어울려 아주 매력적인 맛을 보여줍니다. 너무 세속적이지 않고 너무 고고하지도 않은 건실한 모습을 갖췄습니다. 여운은 길며 느낌도 훌륭합니다.
향, 질감, 맛, 여운 등등 어느 한구석도 나무랄 데가 없어서 "제대로 된 진판델 와인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합니다. 진판델 와인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마셔보기 바랍니다.
햄버거 스테이크, 불고기와 양념 소갈비, 미국식 피자, 미트볼, 돼지 등갈비, 초콜릿 케이크처럼 약간 단맛이 있는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은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1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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