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샤토 보네(Chateau Bonnet)
샤토 보네는 "보르도 최고의 농부"라 일컬어지는 앙드레 뤼르통에게 더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1953년에 앙드레 뤼르통이 외조부로부터 물려받아 처음으로 소유한 샤토거든요. 앙드레 뤼르통이 물려받았을 당시 샤토 보네는 이후에 그가 인수한 다른 샤토와 마찬가지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되어서 매우 황폐했습니다. 게다가 1954년에 엄청난 폭우, 1956년엔 사상 최악의 추위가 보르도에 들이닥쳐 수많은 샤토가 큰 타격을 입었고 샤토 보네 역시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앙드레 뤼르통은 이런 역경에 굴하지 않고 얼거나 썩은 포도나무를 모두 뽑아 버린 후 새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포도나무가 제대로 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를 맺을 때까지 10년 이상 포도밭을 보수하고 관리했죠. 이런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샤토 보네는 마침내 보르도 최대 규모의 샤토로 성장했습니다. 앙드레 뤼르통의 위대한 발걸음이 이곳에서 시작된 것이죠.
샤토 보네에선 레드 와인 4종, 화이트 와인 3종, 로제 와인 2종 이렇게 총 9종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① Château Bonnet Reserve Rouge : Bordeaux / Cabernet Sauvignon, Merlot
② Château Bonnet Rouge : Bordeaux / Cabernet Sauvignon, Merlot
③ Divinus de Château Bonnet Rouge : Bordeaux / Merlot, Cabernet Sauvignon
④ Château Tour de Bonnet Rouge : Bordeaux / Cabernet Sauvignon, Merlot
⑤ Château Bonnet Blanc : Entre-Deux-Mers / Sauvignon Blanc, Sémillon, Muscadelle
⑥ Divinus de Château Bonnet Blanc : Entre-deux-Mers / Sauvignon Blanc
⑦ Château Tour de Bonnet Blanc : Entre-Deux-Mers / Sauvignon Blanc, Sémillon, Muscadelle
⑧ Château Bonnet Rosé : Bordeaux Rosé / Merlot, Cabernet Sauvignon
⑨ Château Tour de Bonnet Rosé : Bordeaux Rosé / Merlot, Cabernet Sauvignon
2. 와인 양조
샤토 보네 블랑(화이트)은 앙트르 두 메르(Entre-deux-Mers) AOC 지역에서 재배하는 평균 수령 19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55%에 쎄미용(Sémillon) 30%와 무스까델(Muscadelle) 15%를 섞어서 만듭니다. 레이블에 사용한 포도의 이름이 적혀있죠.
인력과 기계를 함께 사용해서 수확한 후 온도 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발효합니다. 발효가 끝난 후 이스트 찌꺼기인 리(Lees)와 함께 4개월간 숙성해서 와인에 구수한 풍미가 스며들도록 하죠. 보관 기간은 2~3년 정도이니 너무 오래된 와인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설령 와인이 상하지 않았어도 마시기 좋은 시기를 넘겼을 가능성이 크죠.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투명한 레몬 빛으로 중간 정도의 농도입니다. 깨끗하고 푸릇푸릇한 향이 싱그럽게 올라옵니다. 라임, 레몬, 파란 사과 같은 상큼한 과일 향이 제일 먼저 나오고 엘더 플라워(Elder Flower)와 멜론처럼 조금 달콤한 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죠. 나중엔 이스트와 토스트의 구수한 향도 조금 나타납니다.
쎄미용이 섞여 있어서 처음엔 기름진 질감이 느껴지면서 꽤 부드럽습니다. 초반에는 조금 무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중저가 보르도 화이트 와인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이죠. 달지 않고 부드러운 신맛이 입안에 가득합니다. 청사과와 라임, 레몬 같은 상큼한 과일 풍미가 주로 나오면서 미네랄의 짭조름한 풍미도 살짝 있습니다. 아울러 풀잎 같은 풋풋한 풍미 역시 맛볼 수 있고요. 다른 와인과 차별될 정도로 개성이 두드러진 와인은 아니지만, 산미가 적당하고 질감도 부드러워서 해산물과 채소 요리라면 어느 것이나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여운은 약간 길며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산미와 알코올, 질감, 향, 풍미, 여운 등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편안하고 맛있습니다. 지구력이 약해서 코르크를 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힘이 빠지는 것이 흠이지만, 다른 부분의 장점이 이런 단점을 충분히 덮어줍니다.
잘 어울리는 음식은 익힌 생선과 각종 해산물 요리, 가벼운 육류 요리와 파스타, 피자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8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인 앙드레 뤼르통에 관해선 아래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