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리츠

[위스키] 각 지역별로 구분한 위스키의 종류 :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ey)

까브드맹 2011. 2. 9. 09:54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DecaturBourbons.jpg)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ey)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위스키를 말합니다. 아메리칸 위스키는 원료의 함량과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스트레이트 위스키(Straight Whiskey)와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ey)로 구분되죠. 스트레이트 위스키는 다시 주원료에 따라 콘 위스키(Corn Whiskey)와 라이 위스키(Rye Whiskey)로, 산지에 따라 버본 위스키(Bourbon Whiskey)와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로 나뉘며 법규에 따라 분류되는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Bottled in Bonds Whiskey)라는 위스키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폐지된 후에 술의 제조는 1936년에 제정된 연방 알코올관리법(Federal Alcohol Administration Regulations)을 따라야 합니다. 이 법령에서는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증류할 때 알코올 도수가 80%를 넘어선 안 되며, 병에 담을 땐 어떤 위스키라도 알코올 도수를 40% 이상 유지해야 하죠. 아메리칸 위스키의 원료는 오직 곡물만 사용해야 하며 감자나 사탕무 같은 구근류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아일랜드와 같이 ’Whiskey’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영국처럼 ’Whisky’라고 쓰기도 합니다.

● 원료 함량과 제조 방법에 따른 구분

1. 스트레이트 위스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스트레이트 위스키는 “한 가지 곡물이 최소한 51% 이상 함유되도록 곡물을 섞은 후 발효해서 알코올 도수가 80%를 넘지 않도록 증류하고, 속을 그을린 화이트 오크(White Oak) 통 속에서 최소 2년 이상 숙성한 후 알코올 도수를 40% 이상으로 낮춰서 병에 넣은 위스키"입니다. 미국 연방법은 어떤 곡물을 써서 어떤 방식으로 증류하든 주정의 알코올이 95% 이상이면 원료 고유의 맛과 향이 사라진 중성주로 취급하므로 증류할 때 알코올 도수를 잘 고려해야 하죠. 스트레이트 위스키는 다양한 곡물로 만들 수 있으며 사용하는 주재료의 비율에 따라 다음과 같이 표시합니다.

•옥수수(Corn)를 51%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버본 위스키(Straight Bourbon Whiskey)

옥수수를 80%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콘(Straight Corn Whiskey)

호밀(Rye)을 51%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라이 위스키(Straight Rye Whiskey)

발아한 호밀(Malted Rye)을 51%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라이 몰트(Straight Rye Malt whiskey)

밀(Wheat)을 51%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휘트 위스키(Straight Wheat Whiskey)

몰트(Malt)를 51% 이상 사용 : 스트레이트 몰트 위스키(Straight Malt Whiskey)

※ 옥수수를 제외한 다른 곡물로 만든 위스키는 주재료 함량이 80%를 넘어가도 이름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원료에 따라 여러 가지 위스키를 만들 수 있지만, 원료의 조달과 시장성 등을 고려해 휘트 위스키와 몰트 위스키는 거의 생산하지 않습니다.


2. 블렌디드 위스키

보통 몰트 위스키와 그래인 위스키를 혼합한 위스키를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부르는 영국과 달리 미국의 블렌디드 위스키는 스트레이트 위스키와 뉴츄럴 스피리츠(Neutral Spirits), 또는 그래인 스피리츠(Grain Spirits)를 서로 혼합한 것을 말합니다. 즉, 위스키와 위스키가 아닌 증류주의 혼합물일 수도 있는 것이죠. 뉴츄럴 스피리츠는 발효한 곡물액을 알코올 도수 95% 이상으로 증류한 것으로 무색이면서 원료 고유의 맛과 향이 나지 않는 술을 말합니다. 보드카 같은 것이 뉴추럴 스피리츠의 대표적인 술이죠. 이 뉴츄럴 스피리츠를 오크통에서 숙성하면 오크에서 여러 가지 성분이 우러나 좋은 블렌딩 원료가 됩니다. 이것을 그래인 스피리츠(Grain Spirits)라고 합니다. 미국의 블렌딩 위스키는 스트레이트 위스키에 이것들을 섞어서 만드는데, 어떻게 섞든지 규정상 스트레이트 위스키 함유량이 20%를 넘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위스키의 반 정도가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ey)입니다. 만약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혼합해서 위스키를 만들면 '스트레이트 위스키 에이 블렌드(Straight Whiskey-A Blend)'라는 별도의 이름이 표시됩니다.

3. 라이트 위스키

라이트 위스키(Light Whiskey)는 알코올 도수 80% 이상으로 증류해서 만드는 위스키로 중고 오크통이나 속을 그을리지 않은 새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4. 스피리트 위스키

스피리트 위스키(Spirit whisky)는 뉴츄럴 스피리츠와 최소 5%의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섞어서 만듭니다.


● 산지에 따른 구분

아메리칸 위스키는 산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누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켄터키(Kentucky)주의 버본 위스키와 테네시(Tennessee)주의 테네시 위스키입니다.

1. 버본 위스키

버본 위스키는 미국의 국민주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아메리칸 위스키입니다. 버본 위스키는 미국 초대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1789년에 켄터키주 버본 카운티(Bourbon County)에서 침례교 목사인 엘리야 크레이그(Elijah Craig)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버본 위스키는 원래 오크통에 담은 채로 판매했다고 합니다. 위스키 생산자는 버본 위스키를 담은 오크통을 팔면서 소매상에게 자기 상표가 붙은 빈 병이나 상표 없는 빈 병을 함께 보냈고, 소매상은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오크통에서 위스키를 빼서 빈 병에 넣어 팔았다는군요. 그래서 소매상이 여러 증류소의 위스키를 서로 섞거나 다른 이름으로 파는 일도 종종 있었고, 소비자는 자기가 산 위스키의 생산자와 품질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870년에 루이스빌(Louisville)에 사는 조지 가빈 브라운(George Garvin Brown)이라는 의약품 도매상이 위스키를 병에 담아 봉함한 다음 자기 고유의 상표를 붙여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조치는 소비자에게 매우 위생적이라는 인상을 줘서 품질을 신뢰할 수 있도록 했고 곧 전체 소매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결국, 생산자가 직접 병에 담아 봉함하고 자기 상표를 붙여서 판매하는 방법으로 발전했죠. 이 방법은 도입한 지 불과 20년 후인 1890년에 등록된 증류소만도 1,576개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19세기의 버본 위스키.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Bourbon-bottle_from_Gettysburg.jpeg)

1920년부터 1933년까지 실시된 금주법으로 미국의 위스키 증류소들은 문을 닫아야 했지만, 금주법 폐지 이후에 위스키 산업은 다시 급속도로 번창했고, 버본 위스키도 활발하게 제조되어 판매되었습니다. 1964년 미국 의회가 다른 지역의 위스키는 "Bourbon Whiskey"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만큼 버본 위스키는 미국을 대표하는 특별한 위스키로 인정받습니다. 아울러 아래와 같은 조건을 갖춘 위스키만 버본 위스키로 인정하고 있죠.

① 오직 미국 안에서 생산된 위스키만 버본으로 부를 수 있다.

② 버본은 최소 51%의 옥수수를 넣은 곡물 혼합물로 만들어야 한다.

③ 버본은 알코올 도수 80% 이하로 증류해야 한다.

④ 다른 위스키처럼 버본도 적어도 알코올 도수 40% 이상으로 병에 담아야 한다.

⑤ 버본은 숙성을 위해서 오크통에 넣을 때 알코올 도수가 62.5% 이하여야 한다.

⑥ 버본은 안을 그을린 새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한다.

⑦ 버본의 숙성을 위해 특별히 정해진 최소 숙성 기간은 없다. 그러나,

- 위의 조건과 일치하는 버본은 최소 2년간 숙성해야 하며, 착색과 착향이나 다른 증류주를 넣지 말아야 스트레이트 버본으로 부를 수 있다.

- 스트레이트(Straight)라고 레이블에 표시하려면 적어도 4년 이상 숙성해야 하며 숙성 기간을 레이블에 적어야 한다.

- 버본의 레이블에 적힌 숙성 기간은 병 안에 든 위스키 중 숙성 기간이 가장 짧은 것을 적도록 한다. (블렌디드(Blended)라고 표시된 버본 안에 혼합된 뉴추럴 그래인 스피리츠(Neutral Grain Spirits)의 숙성연도는 어떠한 것이든 인정하지 않는다. 뉴추럴 그래인 스피리츠는 규정상 위스키로 인정하지 않으며 숙성할 필요도 없다)

⑧ 'Blended' 혹은 'A blend'라고 표시된 버본은 착색과 착향을 할 수 있고 뉴추럴 그래인 스피리츠 같은 다른 증류주를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버본 위스키를 최소한 51% 이상 넣어야 한다.

버본 위스키의 증류는 단식 증류기(Pot Still)과 연속 증류기(Patent Still)를 모두 사용합니다. 증류한 위스키는 다소 풍미가 강하고 알코올이 거칠며, 안쪽을 많이 그을린 새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숙성되면서 버본 위스키 고유의 특성이 이뤄집니다. 버본 위스키는 기본 재료로 사용하는 곡류의 맛과 향에 아메리칸 오크에서 비롯된 코코넛과 바닐라 향이 더해지고 종종 과일이나 꿀, 꽃향기가 발달하기도 합니다.


2. 테네시 위스키

테네시 위스키는 미국의 테네시주에서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로 만드는 위스키입니다. 주재료 비율이 51% 이상인 스트레이트 위스키로 어떤 곡물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테네시주가 켄터키주와 마찬가지로 옥수수 농업의 중심지이므로 원료를 조달하기 쉬운 옥수수를 주로 씁니다. 테네시 위스키는 아래처럼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①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Sour Mash Process)

② 메이플 우드를 통한 숙성(Maple Wood Maturation)

곡물 혼합액인 매쉬(Mash)를 발효해서 위스키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스위트 매쉬 프로세스(Sweet Mash Process)로 이스트 매쉬 프로세스(Yeast Mash Process), 또는 프레쉬 매쉬 프로세스(Fresh Mash Proces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매쉬에 효모를 넣어서 36~50시간 정도 발효한 후 증류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방법이죠. 

또 하나는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 또는 이스팅 백 프로세스(Yeasting Back Process)라고 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증류기에서 증류하고 남은 매쉬인 '스펜드 비어(Spend Beer)'를 이용하는 것이죠. 우선 스펜드 비어를 차게 식힌 후 최소 6시간 이상 젖산균을 배양합니다. 이렇게 젖산 발효가 일어나 시큼해진 스펜드 비어를 '사우어 매쉬(Sour Mash)'라고 부릅니다. 사우어 매쉬를 새로 증류할 용액에 새 효모와 함께 넣어서 발효하는데 이것을 스틸래지(Stillage)라고 합니다. 이때 사우어 매쉬의 양은 최소 25%가 되어야 하죠. 이렇게 사우어 매쉬를 넣어서 발효하는 방법을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효모 배양을 돕고 박테리아나 다른 병균의 성장을 억제해서 좀 더 깨끗하고 균질한 매쉬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로 만든다고 해서 증류한 위스키의 맛까지 '신(Sour)’ 것은 아닙니다. 사우어 매쉬 프로세스에서 증류 시간은 72~84시간이며 테네시 위스키뿐만 아니라 버본 위스키를 만들 때도 많이 사용합니다.

숙성할 때 아메리칸 오크통을 사용하는 버본 위스키와 다르게 테네시 위스키는 단풍나무의 일종인 메이플 우드(Maple Wood)통을 사용합니다. 우선 나무에 수액이 가장 적은 겨울에 메이플을 잘라서 말린 다음 나무통을 만듭니다. 나무통 가운데에 불을 지펴서 안쪽 면을 숯처럼 그을린 후에 위스키를 부어 넣는데,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메이플 우드 숯을 가득 채운 통에 위스키를 아주 천천히 부어서 여과하며 넣죠. 이렇게 하면 숯의 여과 작용으로 위스키의 불순물이 제거되고 단풍나무의 독특한 향이 우러나와서 위스키가 더욱 부드럽고 달콤해지면서 스모키한 풍미가 나오게 되죠.

(메이플 나무.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Acer_saccharum.jpg)


● 법규에 따른 구분

1.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

"바틀드 인 본드 액트(Bottled in Bond Act)"는 1897년에 제정되어 미국 재무성(U.S Tresury Department)이 관리하고 감독하는 법입니다. 이 법의 규정에 따라서 생산한 위스키가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Bottled in Bond Whiskey)이죠. 이 법을 만든 것은 표준화된 규격을 제정해서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이 진짜 위스키라는 걸 보증하려는 것이죠. 바틀드 인 본드 액트를 만들기 전에는 많은 위스키가 "스트레이트 위스키"로 팔렸지만, 실제론 스트레이트 위스키가 아니었고, 향과 색을 내려고 요오드나 담배, 혹은 다른 이물질을 섞는 일도 있어서 위스키의 품질에 대한 보증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위스키 레이블에 "Bottled-in-Bond", 혹은 "Bonded"라는 표시를 붙이려면 주원료를 51% 이상 사용하고 알코올 도수를 80% 이하로 증류하는 스트레이트 위스키이어야 하며, 단일 증류소에서 하나의 증류기로 만든 같은 년도 같은 시즌의 제품이어야 합니다. 일반 스트레이트 위스키는 최소 2년 이상 숙성하지만,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는 최소 4년 이상 숙성해야 하며 알코올 도수를 50%로 해서 병에 담아야 하죠.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는 미국 정부가 바틀드 인 본드(Bottled in Bond) 면허를 준 생산자만 만들 수 있으며, 위스키의 숙성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국내 소비세의 지급을 늦출 수 있는 혜택도 있습니다. 현재 생산하는 바틀드 인 본드 위스키로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Evan Williams Bourbon, JTS Brown Bourbon, J.W. Dant Bourbon, Heaven Hill Bourbon (4 and 6 year old versions), Henry McKenna 10 year old, Laird's Apple Brandy, Mellow Corn Corn Whiskey, Old Fitzgerald Bourbon, Old Granddad Bourbon, Old Potrero Hoatling's Rye Whiskey, Rittenhouse 100 Rye Whiskey, Tom Moore Tom Moore 100 Proof, Wild Turkey American Spirit Bourbon

바틀드 인 본드 액트는 위스키뿐만 아니라 럼(Rum)과 브랜디(Brandy) 같은 다른 증류주에도 적용됩니다. 아메리칸 위스키의 브랜드 목록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 영문 위키피디아 아이리시 위스키 항목

3. 소믈리에 실무, 김의겸, 백산출판사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