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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각 지역별로 구분한 위스키의 종류 :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ey)

까브드맹 2011. 2. 7. 12:19

(이미지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Irish(Whiskey2.jpg)

영국 옆의 섬나라인 아일랜드에서도 위스키를 생산합니다. 아일랜드의 위스키는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ey)라고 부르죠.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의 표기를 'Whisky'로 적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전통적으로 'Whiskey'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아이리쉬 위스키가 유럽 최초의 증류주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15세기의 저작들에서 아이리쉬 위스키에 관한 기록이 보이지 않으므로 그런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올드 부시밀 증류소(The Old Bushmills Distillery)가 1608년에 제임스 1세(James I)로부터 받은 증류 면허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정작 올드 부시밀에서는 18세기 후반까지 위스키 생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16세기 후반에 만든 법령에는 위스키 제조를 총독의 권한으로 소개하고 있죠.

아이리쉬 위스키를 정의하는 핵심 규정과 제조법은 1980년에 제정된 아이리쉬 위스키법(the Irish Whiskey Act)으로 정해졌습니다. 아이리쉬 위스키 법의 내용은 스카치위스키나 아메리칸 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아래와 같이 요약됩니다.

① 아이리쉬 위스키는 반드시 아일랜드 공화국(the Republic of Ireland)과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에서 증류하고 숙성해야 한다.

② 위스키에 포함된 주정은 반드시 효모로 발효한 곡물액(Mash, 곡물액은 다른 천연 당화 효소가 있건 없건 그 안에 포함된 몰트(Malt)의 전분 당화 효소로 당화해야 한다)을 끓여서 알코올 함량 94.8% 이하로 증류해야 하며, 이 방법으로 만든 증류액은 재료에서 나오는 아로마와 풍미가 있어야 한다.

③ 생산 제품은 최소 3년간 나무통에서 숙성해야 한다.

④ 만약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증류액이 포함된 주정이라면 그 제품은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Blended Irish Whiskey)'로 분류한다.

그런데 2009년의 스카치위스키 규정(the Scotch Whisky Regulations)과 대조적으로 1980년의 아이리쉬 위스키법(the Irish Whiskey Act)은 싱글 몰트 아이리쉬 위스키(Single Malt Irish Whiskey)나 싱글 그래인 아이리쉬 위스키(Single Grain Irish Whiskey)의 생산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나 개념 정의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규정과 정의가 명확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생산자마다 용어의 의미가 다를 수 있죠. 예를 들어 싱글 몰트로 인정되던 어떤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는 2009년 이전에는 연속 증류기를 사용해서 증류했고, 호밀(Rye)로 만들었지만 싱글 몰트로 판매하던 아메리칸 위스키도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는 2009년 스카치위스키 규정에 있는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의 정의를 위반한 것이죠. 하지만 "싱글 몰트 아이리쉬 위스키"로 판매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다수의 아이리쉬 위스키는 몰트와 발아하지 않은 대맥(Barley)을 기타 곡물과 혼합해서 원료로 씁니다. 보통 발아한 보리인 몰트를 25~50% 정도, 발아하지 않은 대맥을 50~75% 정도 사용하며, 그 외에 밀(Wheat)과 호밀(Rye), 귀리(Oat) 등을 사용하죠. 혼합한 곡물을 당화(糖化)한 다음 당화액을 발효하고 증류해서 주정을 얻습니다. 이렇게 혼합 곡물로 만든 위스키는 맛과 향이 아주 가볍고 싱글 몰트 위스키보다 순합니다. 혼합 곡물로 만든 위스키는 비교적 가벼운 풍미가 나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대부분 싱글 몰트 위스키와 혼합합니다.

아이리쉬 위스키에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찾아보긴 어렵지만, 몰트를 100% 사용하고 단식 증류기로 증류해서 만드는 아이리쉬 위스키도 있습니다. 이런 위스키는 대부분 단독 증류소에서 생산하며 "싱글 몰트 위스키"로 부르죠. 아래는 싱글 몰트로 만드는 아이리쉬 위스키들입니다.

Brogan's Legacy Irish Single Malt, A Drop of the Irish, Bushmills Ten Year Old, Bushmills Sixteen Year Old, Cadenhead's Peated Single Malt, Clonmel Single Malt, Clontarf, Connemara, Erin Go Bragh, Knappogue Castle, Locke's Single Malt, Merrys Single Malt, Michael Collins Single Malt, Preston Millennium Malt, Shanahans, Shannon Grain Single Malt, Slaney Malt, Suir Peated Malt, The Irishman Single Malt, Tullamore Dew Single Malt, Tyrconnell

아이리쉬 위스키는 맥아를 말릴 때 피트(Peat)의 열과 연기가 닿지 않게 합니다. 따라서 몰트를 만들 때 굳이 피트로 맥아를 말릴 필요 없죠. 피트를 거의 쓰지 않으므로 스카치위스키가 훈연향과 맛이 나는 것과 달리 아이리쉬 위스키는 끝 맛이 부드럽습니다. 현재는 건조 작업을 할 때 대부분 화력이 좋은 무연탄이나 가스를 씁니다.

아에니스 코페이(Aeneas Coffey)가 아일랜드에서 현대적인 연속 증류기를 만들었지만, 정작 아이리시 위스키는 대부분 단식 증류기로 만듭니다. 연속증류기는 혼합용 위스키를 만들 때만 일부 사용하죠. 스카치위스키는 2회 증류해서 만들지만, 아이리쉬 위스키는 단식 증류기로 3번 증류해서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먼저 큰 증류기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증류합니다. 이때 로우 와인(Low Wine)이라 부르는 알코올 성분이 낮은 주정이 나옵니다. 이것을 다시 증류기에 넣고 증류해서 높은 도수의 위스키를 얻어낸 다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증류하여 위스키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아이리시 위스키를 트리플 디스틸드 위스키(Triple Distilled Whisk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규정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우드주(County Louth) 쿨리타운(Riverstown)의 리버타운(Riverstown)에 있는 더 인디펜던트 쿨리 증류소(the independent Cooley Distillery)에서 생산하는 코네마라 피티드 아이리쉬 몰트(Connemara Peated Irish Malt) 위스키는 증류를 2회만 합니다.

아이리시 위스키는 법적으로 오크(Oak)통에서 3년 이상 숙성하면 되지만, 대부분 생산자는 5년 이상 숙성한 후 출고합니다. 이렇게 만든 아이리쉬 위스키는 향과 맛이 부드럽고 과일, 꿀과 꽃, 나무 향 등의 향기로운 풍미가 있습니다.


아이리쉬 위스키는 아래처럼 싱글 몰트(Single Malt)와 싱글 그래인(Single Grain),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Blended Irish Whiskey)로 분류됩니다.

①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Blended Irish Whiskey) : Black Bush, Bushmills Original, Inishowen, Jameson, Kilbeggan, Locke's Blend, Midleton Very Rare, Millars, Paddy, Powers, Tullamore Dew, Clontarf, The Irishman Potstill, Writer's Tears 등.

②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Blended Irish Whiskey) : 단식 증류기(Pot still)만 사용한 것. Green Spot, Jameson 15년, Old Pure Pot Still, Redbreast 12년과 15년 등.

③ 싱글 몰트(Single Malt) : Bushmills 10년, 16년, 21년, Connemara Peated Malt Regular, Connemara Peated MaltCask Strength &amp 12년, Locke's Single Malt 8년, Tyrconnell, The Irishman Single Malt, Tullamore Dew Single Malt 10년 등.

④ 싱글 그래인(Single Grain) : Greenore 8년과 10년.

스코틀랜드에는 약 90개의 승인된 증류소가 있지만, 아일랜드에는 크게 네 개의 증류소가 있으며 각자 특색있는 위스키를 생산합니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운영 중인 증류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뉴 미들턴 증류소(New Midleton Distillery) : 1988년 이래로 페르노-리카 복합주류회사(the Pernod-Ricard conglomerate)의 계열사이며 Jamesons, Powers, Paddy, Midleton, Redbreast 등의 제품을 만듭니다. 

② 올드 부시밀 증류소(Old Bushmills Distillery) : 올드 부시밀은 1972년부터 2005년에 디아지오(Diageo)에 팔리기까지 아이리쉬 증류소 그룹(the Irish Distillers group)의 계열사였습니다. all Old Bushmills, Black Bush, 1608, Bushmills 10년, 12년, 16년과 21년산 올드 싱글 몰트 등의 제품을 만듭니다.

③ 쿨리 증류소(Cooley Distillery) : Connemara, 빈티지 싱글 몰트인 Knappogues('94 빈티지는 부시밀에서 증류), Michael Collins, Tyrconnell 등등을 만듭니다.

④ 킬 베건 증류소(Kilbeggan Distillery) : 2007년에 다시 증류하기 시작했고 2009년부터 숙성한 2년짜리 샘플을 "더 스피리트 오브 킬베건(The Spirit of Kilbeggan"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위의 4개 증류소 외에도 툴라모어 듀(Tullamore Dew)나 아이리쉬맨(The Irishman) 같은 몇몇 독립적인 아이리쉬 위스키 증류소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2. 영문 위키피디아 아이리시 위스키 항목

3. 소믈리에 실무, 김의겸, 백산출판사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