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와인의 맛과 향
보르도(Bordeaux)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0%에 메를로(Merlot) 45%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5%를 넣어서 만드는 AOC 등급 와인인 샤토 드 세귀앙은 맑고 깨끗한 루비 빛으로 칠레나 다른 나라의 레드 와인과 비교하면 색이 여린 편입니다. 레드 체리와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잘 피어오르나 초반에는 풍부하게 뿜어져 나오진 않습니다. 프랑스 레드 와인답게 처음엔 약간 시큼한 향이 있지만 10분 정도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약간의 바닐라 향과 신선한 풀잎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살짝 가벼운 미디엄 바디 정도의 무게감을 가졌고 산뜻합니다. 다만 와인을 마시면 입안에서 탄닌의 기운이 살아나 약간 떫은 느낌을 줍니다. 무난한 맛을 가진 보르도 와인으로 드라이하고 떫은 탄닌이 살짝 느껴집니다. 매끄럽진 않지만,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맛으로 제법 탄탄합니다. 준수한 맛을 보여주지만, 초반엔 깊은 맛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붉은 과일 풍미와 함께 맛이 살아나고, 초기의 어설펐던 산미가 잘 익은 맛으로 변합니다. 그러니 첫 모금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천천히 드시길 바랍니다.
여운이 은근히 길게 이어지나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인상적인 개성은 없지만, 차분하고 깔끔하며 균형 잡힌 와인입니다. 정장을 잘 차려입은 세련된 20대 청년의 모습이 떠오르는 와인이죠.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 양꼬치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