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자와 와인
피자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와인과 함께 먹을 음식으로 특별한 게 떠오르지 않을 때 콤비네이션 피자나 페퍼로니 피자, 불고기피자를 고르면 무난하게 마리아쥬를 맞출 수 있죠. 그렇지만 게살 피자나 파인애플을 넣은 하와이안 피자를 풀 바디 레드 와인과 먹으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기에 토핑에 들어간 재료와 와인 종류를 맞출 필요가 있죠.
시카고 피자는 미국식 피자입니다. 다른 피자와 다르게 도우를 움푹한 그릇 형태로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토핑과 치즈를 넣어서 구워내죠. 맛도 미국식으로 묵직하고 치즈의 풍미가 진합니다. 이런 시카고 피자에 이탈리아나 프랑스 레드 와인을 함께 마셔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어울리는 것은 미국산 레드 와인입니다.
음식과 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합니다. 칼칼한 김치찌개에 어울리는 술은 소주이고 파전에 어울리는 술은 막걸리죠. 중국 요리에 맞는 술은 고량주이고 일식에 맞는 술은 사케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식 피자에 어울리는 와인은 미국산 와인입니다. 물론 다른 나라의 와인이 안 맞는 것이 아니라 미국산 와인이 특히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2. 조쉬 까베르네 소비뇽(Josh Cabernet Sauvignon) 2020
조쉬 까베르네 소비뇽 2020을 만든 조쉬 셀러스(Josh Cellars)는 월드 클래스 소믈리에였던 조셉 칼(Joseph Carr)이 세운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깊고 섬세한 풍미가 담겼지만, 캘리포니아의 견고하고 진한 맛이 반영된 와인을 생산하죠. 좋은 품질로 2016년에 100만 박스 이상을 판매하면서 최단기간 최대 판매량을 보인 최고의 HIT 브랜드로 2015년에 '올해의 와인 브랜드'로 선정되었습니다.
조쉬 까베르네 소비뇽은 까베르네 소비뇽에 시라(Syrah),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쁘띠 시라 (Petite Sirah), 루비 카베르네(Ruby Cabernet)를 블렌딩 해서 만들었습니다.
프룬과 블랙커런트, 타임 향이 가득하고 감초와 헤이즐넛, 블랙베리, 모카, 밀크 초콜릿 향이 차례로 올라옵니다. 땄을 땐 다소 엉성하지만 차츰 안정되면서 빈틈을 메우고 매끄러워지네요. 검은 과일 풍미가 가득하고, 태운 나무와 타임, 나무줄기 풍미도 나옵니다. 거친 맛이 점점 검은 과일과 타임, 감초, 헤이즐넛 풍미로 정돈되면서 쉽게 마실 수 있게 바뀌죠. 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인 미국 캘리포니아 블렌드 레드 와인의 특징이 잘 나옵니다.
3. 조쉬 까베르네 소비뇽과 시카고 피자의 궁합
와인의 단 풍미와 피자의 약간 단맛이 어울리고, 부드럽게 녹은 따뜻한 치즈가 와인의 탄닌을 더욱 부드럽게 해 주네요. 와인의 강한 풍미와 치즈의 진한 맛이 서로 균형을 이뤄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피자의 토마토소스가 가진 산미와 와인의 높지 않은 산도도 서로 균형을 이루죠. 와인은 치즈의 느끼한 맛을, 피자는 와인의 강한 풍미를 적당히 누그러뜨려서 먹기 좋게 해 줍니다.
CJ의 시카고 피자 중 로제 크림 치킨 피자를 먹는다면 미국산 샤르도네 와인과, 소보로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는다면 모스까토 다스티(Moscato d'Asti) 같은 스위트 화이트 와인과 마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