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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량하고 가성비 좋은 데일리 화이트 와인 - Mas de Daumas Gassac Moulin de Gassac Guilhem Blanc 2020

까브드맹 2023. 3. 13. 10:16

마스 드 모마스 가삭 물랭 드 가삭 귈렘 블랑 2020

마스 드 도마스 가삭(Mas de Daumas Gassac)의 물랭 드 가삭 귈렘 블랑(Moulin de Gassac Guilhem Blanc) 2020은 랑그독(Languedoc)의 에로(Hérault) 지역에서 재배한 세 종류의 청포도로 만든 IGP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마스 드 도마스 가삭(Mas de Daumas Gassac)

마스 드 도마스 가삭의 역사는 서기 780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샤를마뉴(Charlemagne)의 고문인 아니안(Aniane)의 성 베네딕트 (Saint Benedict)가 가삭 밸리(Gassac Valley)에 포도원을 설립했죠. 그러나 이 역사적 사실은 지금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아닙니다.
1970년에 베로니끄(Veronique)와 에이메 기버트(Aime Guibert)가 마스 드 도마스 가삭의 땅을 구매했습니다. 둘은 이곳에 무엇을 심을지 토론했죠. 옥수수, 올리브, 포도…? 이 토론은 친구인 앙리 엉잘베르(Henri Enjalbert) 지질학 교수가 방문하면서 결정지어졌습니다. 엉잘베르 교수는 이곳의 토양이 부르고뉴 꼬뜨 도르(Cotes d’Or)의 뛰어난 포도밭과 비슷한 걸 파악하고 포도나무를 심어서 와인을 만들 것을 권유했습니다.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대해 경험이 없었던 두 사람은 처음엔 메독(Médoc)의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묘목을 심어서 와인을 양조했습니다. 두 사람은 획일성이야말로 고급 와인 양조의 방해요소라고 생각했기에 보르도의 여러 샤토에서 묘목을 가져왔죠. 그들은 수확량과 질병 저항성보다 품질과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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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9월 13일 양조학자인 에밀 뻬이노(Emile Peynaud) 교수가 마스 드 도마스 가삭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와 샤토 오브리옹(Chateau Haut Brion), 샤토 라 라귄(Chateau La Lagune)을 조언한 유명한 양조학자였죠. 첫 방문 이후 에밀 뻬이노 교수는 계속 전화로 조언을 해줬습니다. 훗날 한 기자가 랑그독의 이름 없는 와이너리에 왜 그렇게 관심을 가졌는지 물었을 때 교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 생산자들에게 조언을 해줬지만, 그랑 크뤼의 탄생에 참여할 만큼 행운이 충분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까베르네 소비뇽 함량 80%의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루주(Mas de Daumas Gassac Rouge) 와인이 탄생했습니다. 뱅 드 빼이(Vin de Pays) 등급의 와인이지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1982 빈티지는 ‘랑그독의 라피트 로칠드’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품질을 보여줬습니다.

 

 

2. 물랭 드 가삭 귈렘 블랑

마스 드 도마스 가삭에서 만드는 대중적인 와인으로 와인으로 물랭 드 가삭(Moulin de Gassac) 시리즈가 있습니다. 총 4가지로 레 그랑 떼루아(Les Grands Terroirs), 레 뱅 드 세파쥬(Les vins de cepages), 피가로(Figaro). 그리고 귈렘입니다. 귈렘은 루주(Rouge), 블랑(Blanc), 로제(Rose)의 3종류가 있으며 루주와 블랑 두 종류가 수입되었습니다.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롤(Rolle) 포도를 4:3:3으로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포도줄기를 100% 제거한 다음 주스를 뽑기 전에 냉장고에서 2~3시간 동안 포도 껍질과 포도즙을 함께 둬서 포도 껍질의 성분이 포함되도록 했습니다. 알코올 발효는 16~21℃ 사이에서 진행했고, 숙성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5~6개월 동안 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제법 진한 레몬색입니다. 부드러운 나무 향이 살짝 나오고, 이내 싱싱한 사과와 레몬, 흰 채소 향을 풍깁니다. 미네랄 느낌도 약간 있고, 허브와 노란 꽃 향도 올라옵니다.

조금 진하고 청량합니다. 구조는 평범하지만 나쁜 부분은 없습니다.

드라이하며 녹색 사과의 산미가 넉넉합니다. 상쾌한 흰 채소와 짭짤한 미네랄, 약한 허브 풍미가 나옵니다. 알코올 도수는 낮지만 힘은 충분합니다. 여운은 평범하고 미네랄과 흰 채소, 덜 익은 사과 느낌이 남습니다.

강하진 않아도 싱그러운 산미와 12%의 알코올이 적당히 균형을 이룹니다. 진하지도 밋밋하지도 않게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다양한 음식과 어울립니다. 각종 샐러드와 생선구이, 가벼운 해물요리, 핑거푸드, 생선회, 나물요리, 배추 겉절이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23년 3월 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