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다양한 향과 풍미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 - Mouton Cadet Blanc 2020

까브드맹 2023. 2. 20. 11:46

무통 까데 블랑 2020

1. 무통 까데(Mouton Cadet)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에서 만드는 무통 까데는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와인입니다.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가격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고 보르도 와인의 맛과 향이 잘 나오는 와인이죠. 1950년대와 60년대에 영국과 미국에서 크게 성공 했고, 1975년에는 전 세계에서 3백만 병의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그 품질과 명성을 바탕으로 1990년에 프랑스 ‘칸(Cannes) 국제 영화제’의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 번 주가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무통 까데는 처음부터 계획을 갖고 만든 와인이 아니었습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에선 무통 까데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죠. 하지만 보르도의 1927년 날씨가 아주 안좋아서 포도 농사가 엉망이 되었고, 품질이 떨어지는 포도로 만든 와인에 샤토를 대표하는 샤토 무통 로칠드란 이름을 붙일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는 그 해의 와인에 ‘까루아드 드 무통(Carruades de Mouton)’이란 이름을 붙이고 가격을 대폭 낮춰서 판매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이 와인이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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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부터 1932년까지 보르도에 또다시 악천후가 왔고, 보르도 메독 지역의 포도 농사는 다시 한 번 엉망이 됩니다. 필립 드 로칠드(Philippe de Rothchild) 남작은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생산한 1930 빈티지의 와인에 샤토 무통 로칠드란 이름 대신 지난 번과 같은 까루아드 드 무통을 붙여서 판매하다가 1932년에 무통 까데(Mouton Cadet)라는 이름으로 와인 이름을 바꿉니다. 까데(Cadet)는 ‘막내’라는 뜻으로 필립 드 로칠드 남작이 막내였기에 붙인 이름입니다.

무통 까데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의 와인 양조팀이 만든 무통 까데는 가격보다 품질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었죠. 무통 까데의 엄청난 성공을 지켜본 샤토 무통 로칠드는 포도 작황이 좋은 해에도 계속 무통 까데를 생산했고, 나중에는 별도의 브랜드로 분리해서 관리하게 됩니다.

무통 까데는 1947년에 보르도(Bordeaux) AOC(지역 명칭 통제)를 쓸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이때부터 무통 까데 생산에 들어가는 많은 양의 포도를 공급하려고 메독을 벗어나 보르도 남동쪽에 있는 앙트르 드 메르(Entre-Deux-Mers) 지역의 포도까지 쓰게 됩니다. 처음엔 레드 와인 뿐이었지만 1970년대에 화이트 와인인 무통 까데 블랑(Mouton Cadet Blanc)이 추가됩니다.

 

 

2. 무통 까데 블랑(Mouton Cadet Blanc)

무통 까데의 화이트 와인은 아래와 같이 네 종류가 있습니다.

① 레제르브 무통 까데 블랑 그라브(Réserve Mouton Cadet Graves Blanc ) : 그라브 지역의 청포도로 만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

② 레제르브 무통 까데 쏘테른(Réserve Mouton Cadet Sauternes) : 쏘테른 지역의 청포도로 만드는 스위트 화이트 와인

③ 무통 까데 소비뇽 블랑(Mouton Cadet Sauvignon Blanc) : 보르도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

④ 무통 까데 블랑 : 보르도의 청포도로 만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

무통 까데 블랑은 소비뇽 블랑과 쎄미용(Sémillon), 무스까델(Muscadelle)을 사용해서 만듭니다. 소비뇽 블랑은 신선한 느낌과 과일 풍미를, 쎄미용은 둥근 질감과 밀도를, 무스까델은 세련된 맛과 향을 구성하죠. 품종 비율은 매년 포도 작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노란 열대 과일과 무르익은 사과 향이 나옵니다. 흰 꽃과 향신료, 마른 밀짚 향도 있고, 점차 복숭아 향이 올라옵니다.

진하고 매끄럽습니다. 기름진 맛이지만, 신대륙 샤도네이 와인처럼 너무 진하고 무겁진 않습니다. 잘 짜인 구조는 가격 이상의 품질을 보여줍니다.

드라이하며 속살이 노란 사과의 산미가 풍성합니다. 마른 나무 느낌과 결합한 노란 과일 풍미가 모과를 떠올리게 하네요. 살구와 재스민 같은 꽃, 허브 풍미도 이어집니다. 포도 성분과 결합한 알코올은 도수보다 강한 기운을 맛보여줍니다. 마신 후엔 산미와 함께 흰꽃과 시트러스 느낌이 길게 남습니다.

풍성하고 맛있는 산미와 12%의 알코올이 알맞게 균형을 이루고, 다양한 향과 풍미가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드라이하고 굳건한 구조는 크림과 버터를 사용한 생선과 가금류 요리에 잘 맞습니다. 시트러스 소스를 사용한 가리비와 굴, 해산물 파스타와 함께 마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3년 2월 5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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