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남아공] 남아프리카 공화국 슈냉 블랑 와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맛과 향 - Alheit Vineyards Cartology 2012

까브드맹 2022. 1. 30. 09:00

알헤이트 빈야즈 카톨로지 2012

알헤이트 빈야즈(Alheit Vineyards)의 카톨로지(Cartology) 2012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 일대에서 재배한 슈냉 블랑(Chenin Blanc)과 쎄미용(Sémillon)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알헤이트 빈야즈

알헤이트 빈야즈는 크리스(Chris)와 수잔 알헤이트(Suzaan Alheit) 부부가 2010년에 세운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두 사람은 스틸렌보쉬 대학교(Stellenbosch University)에서 사랑에 빠졌고, 함께 세계 여행을 한 후 결혼했죠. 그들의 여행지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Napa Valley), 호주 바로싸 밸리(Barossa Valley), 독일 모젤(mosel), 프랑스 랑그독-루시용(Languedoc-Roussillon)과 론(Rhone), 뉴질랜드 등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였습니다.

결혼 후에 좀 더 여행을 한 끝에 부부는 헤르마누스(Hermanus)와 가까운 헤멜란드(Hemelrand)의 친구 농장에 정착해 두사람의 프로젝트인 와인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지하실을 임대해서 와인을 양조했고, 그들의 와인은 기존 고급 와인을 맹추격하며 명성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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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와인의 품질과 아름다움은 포도밭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와인 생산자가 아닌 대지의 목소리를 찾기 원하죠. 심지어 "좋은 와인은 99%의 포도밭과 1%의 양조장이다(fine wine is 99% Vineyard and 1% Cellar)."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기르는 포도에 정성을 쏟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포도 재배자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고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연구하면서 부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선 스틴(Steen)이라 부르는 슈냉 블랑의 역사적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고급 와인 양조에 알맞은 슈냉 블랑 포도나무를 찾아다녔고, 우연한 기회에 보틀러리(Bottelary) 지역에서 1978년에 심은 슈냉 블랑을 찾아내죠. 그곳은 화강암과 이판암(shale)으로 이루어진 돌이 깔린 낮고 경사진 언덕이었습니다. 포도 재배에 좋은 천혜의 떼루아를 갖춘 곳이었죠.

카톨로지는 보틀러리의 슈냉 블랑을 비롯한 여러 곳의 슈냉 블랑과 세미용 포도로 만듭니다. 그래서 부부는 이 와인을 "케이프 문화유산의 와인적인 답사(a vinous exploration of Cape heritage)"라고 말하며, 이름도 지도학을 뜻하는 카톨로지로 붙인 거죠.

 

 

2. 와인 양조

카톨로지 2012 빈티지에 들어가는 슈냉 블랑은 스쿠르버그(Skurfberg)의 아르베이드세인드(Arbeidseind)와 오우담(Oudam) 포도밭에서 35%, 페르데버그(Perdeberg)의 브룸 릿지(Broom Ridge) 포도밭에서 31%, 카스틸버그(Kasteelberg)에서 15%, 보틀러리 힐스(Bottelary Hills)의 스터후이스(Sterhuis) 포도밭에서 5%를 가져온 것이고, 쎄미용 14%는 프랑쉬혹(Franschhoek)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슈냉 블랑과 쎄미용의 비율이 9:1이라는 자료도 있습니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가볍게 눌러서 포도즙을 뽑은 다음 어떤 것도 넣지 않고 3주에서 11개월 동안 발효했습니다. 그 기간 와인은 이스트 잔해(lees)와 함께했고, 병에 담기 전 6개월 동안 이스트 잔해 위에서 안정되었죠. 매우 간단하면서 섬세한 양조법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매우 진한 식물성 기름 향이 나오고 오크와 토스트 향이 향긋합니다. 좋은 헤이즐넛의 고소하고 달콤한 향도 나오네요.

매우 치밀하고 탄탄하며 매끄럽습니다. 견고하게 잘 깎은 나무 같은 구조를 가진 풀 바디 와인입니다.

드라이하며 오크와 그윽한 나무, 토스트, 버터, 린덴 같은 노란 꽃의 풍미가 나옵니다. 볶은 견과류와 커피콩의 스모키(smoky)하고 고소한 느낌과 바닐라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의 풍미도 있습니다. 과일보다 나무와 식물성 위주의 풍미가 두드러지며 매우 복합적입니다. 강도도 훌륭해서 강하고 묵직한 기운이 입을 자극합니다. 마신 후에도 과일보다 나무 풍미가 이어집니다. 길이와 느낌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풍성하고 힘찬 산미와 14%의 강한 알코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과일 풍미가 다소 적은 것은 아쉽지만, 다른 향과 풍미가 이를 충분히 보완합니다.

로버트 파커의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이 92점, 마스터 오브 와인인 팀 앗킨(Tim Atkin)이 95점을 줬습니다.

각종 샐러드, 조개 요리, 구운 채소, 연어와 참치처럼 기름진 생선, 돼지고기와 닭고기, 팔보채와 전가복 같은 중국식 해산물 요리, 동남아시아와 멕시코 요리, 염소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5년 2월 1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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