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타 다 무르타(Quinta da Murta)의 비뉴 에스푸만테 로제 엑스트라 브뤼(Vinho Espumante Rose Extra Brut) 2012는 포르투갈 중부의 리스보아(Lisboa) 지역에서 재배한 또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포도로 만든 비뉴 헤지오날(Vinho Regional) 등급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1. 와인 양조
또우리가 나시오날은 포르투갈의 포트 와인(Port Wine) 양조에 사용하는 포도 중 가장 고급 품종입니다. 수확량이 적고 포도알도 작지만, 이런 점이 고급 와인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적어서 열린 포도에 토양의 양분이 더 집중되고, 과육이 작은 만큼 껍질에 든 탄닌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반 레드 와인 양조에도 또우리가 나시오날을 많이 사용합니다.
부셀라스의 아주 작은 경계 지역의 언덕에 있는 낀타 다 무르타에서는 또우리가 나시오날로 레드 와인을 만드는 한편, 로제 와인을 사용한 스파클링 와인도 생산합니다. 비뉴 에스푸만테 로제 엑스트라 브뤼 2012는 햇빛이 덜 비치는 포도밭에서 가장 알맞은 상태로 익은 또우리가 나시오날 포도를 손으로 따서 만들었습니다. 포도 무게로 포도알이 터지지 않도록 25㎏짜리 작은 바구니에 담아 양조장으로 옮긴 다음 상하거나 덜 익은 포도는 골라냈죠. 그다음에 조심스럽게 으깨서 과일 풍미가 살아나도록 12℃의 차가운 탱크에서 뒀다가 낮은 온도에서 발효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로제 와인을 이스트와 함께 병에 넣고 전통 방식인 메쏘드 트라디시오넬(Méthode Traditionelle)에 따라 2차 발효하고 숙성했죠. 1년 후에 이스트 잔해를 제거한 후 코르크로 막고 철사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했습니다.
레이블에 셰익스피어의 그림이 그려진 것은 낀타 다 무르타가 있는 부셀라스의 와인이 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시기에 영국 왕실뿐만 아니라 영국의 모든 계층에서 인기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국에선 부셀라스 와인을 그 지역의 작은 마을 이름을 따서 "차르네코(charneco)"라 불렀고, 셰익스피어가 1594년에 쓴 희곡인 헨리 6세 2부에는 다양한 와인을 언급되는 가운데 "차르네코" 와인이 나오죠.
2.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하고 투명한 다홍색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거품이 아주 작게, 조금씩 올라오네요. 딸기 향에 산딸기와 체리 향이 은근하게 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향긋하고 풋풋한 허브 향이 매력적이네요. 과일 향은 점점 체리 쪽이 강해지고, 조개껍질 태운 향과 장미 향도 나타납니다.
거품은 눈에 잘 띄지 않는데도 제법 힘이 강합니다. 허술하거나 모자란 구석 없는 구조는 얇은 유리처럼 탄탄하군요. 드라이하며 깔끔하고 깨끗한 맛입니다. 딸기와 산딸기 같은 붉은 베리류 과일의 산미가 향긋한 과일 향과 어울리며 아주 좋은 느낌을 줍니다. 처음엔 덜 익은 딸기와 허브 풍미가 강했지만, 점차 산딸기와 레드 체리 느낌이 강해지는군요. 이스트 풍미가 별로 돋보이진 않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은근하게 나옵니다. 도수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알코올은 와인에 강인한 기운을 줍니다. 여운은 제법 길며 산딸기와 레드 체리, 허브 풍미가 기분 좋게 이어집니다.
붉은 과일의 깔끔하고 깨끗한 산미와 12.5%의 알코올이 섬세하고 깨끗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향과 풍미가 다양하진 않지만, 하나하나 깔끔하고 자기 개성이 뚜렷하군요. 깔끔하게 균형 잡힌 로제 스파클링 와인을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각종 샐러드와 다양한 연어 요리, 빠에야, 치킨 같은 닭고기 요리, 참치회, 순대, 각종 만두, 다양한 나물 요리, 잡채, 차가운 햄, 월남쌈과 똠양꿈 같은 동남아 요리, 깐소 새우와 양장피, 팔보채 같은 중국요리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2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