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이스테이트 와이너리(Mission Estate Winery)의 미션 피노 누아 리저브(Mission Pinot Noir Reserve) 2014는 뉴질랜드 남섬의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와 미국의 오레곤(Oregon), 캘리포니아에 밀리긴 하지만, 뉴질랜드도 피노 누아 와인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뉴질랜드 북섬의 마틴보로(Martinborough)와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에서도 좋은 피노 누아 와인이 나오지만, 가장 평가가 좋은 곳은 세계 최남단의 와인 생산지인 남섬의 센트랄 오타고이죠.
센트랄 오타고의 와인 산업은 1860년대에 터진 센트랄 오타고 골드 러시(Central Otago Gold Rush)와 관련이 깊습니다. 이때 유럽인들이 센트랄 오타고로 몰려들었고, 그중엔 프랑스 출신의 광부인 장 데지레 페로(Jean Desire Feraud)가 있었죠. 센트랄 오타고에 도착한 장은 곧 포도나무를 심고 상업용 와인을 소량 만들었습니다. 그의 와인은 품질이 좋아서 호주 와인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죠.
19세기 말 뉴질랜드 정부는 와인 메이커를 고용해서 센트럴 오타고의 와인 생산성을 조사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의 조사와 실험을 통해 센트럴 오타고의 와인 생산성이 밝혀졌지만, 상업용 와인의 생산은 오래 가질 못했습니다.
그 후 1950년대부터 1970년대 말까지 개인의 노력과 뉴질랜드 농무부의 후원 아래 포도 농사가 다시 시작되었고, 1980년에는 상업용 포도 재배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쌓았죠. 포도 생산은 천천히 늘어났고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6년 와이너리 숫자는 11개로 뉴질랜드 전체 와이너리의 4,6%에 불과했으나 2004년 75개로 늘어나서 16.2%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포도밭 면적도 뉴질랜드 전체 포도밭의 1.4%인 92헥타르에서 5.1%인 1,062헥타르로 늘어났죠.
와이너리 숫자와 포도밭 면적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센트럴 오타고에선 고급 와인 생산에 중점을 둬서 실제 와인 생산량은 1996년 뉴질랜드 전체 생산량의 0.5%에서 2004년 0.9%로 증가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센트럴 오타고산 와인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평균 해발 300미터의 대륙성 기후 지대인 센트럴 오타고는 강수량이 375~600㎜ 밖에 안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비가 매우 적게 내리는 지역이죠. 뜨겁고 건조한 여름과 서늘하고 햇살이 많이 내리쬐는 짧은 가을은 피노 누아가 좋아하는 환경입니다. 그래서 피노 누아를 가장 많이 재배하며, 전체 포도밭의 70%에서 피노 누아를 기릅니다.
2. 와인 양조
충실한 신앙심과 함께 약간의 와인을 들고 온 프랑스 선교사 단체가 1851년 뉴질랜드 북섬 헉스 베이(Hawke's Bay)에 세운 미션 이스테이트 와이너리도 센트럴 오타고에서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듭니다.
센트랄 오타고 피사 산맥(Pisa Range) 지역의 크롬웰(Cromwell) 분지에는 피노 누아를 기르는 단일 포도밭이 있습니다. 포도밭의 흙은 여러 곳에서 흘러온 황토와 점토 위에 자갈이 덮여있죠. 포도나무는 잎 그늘 관리(Canopy Management) 기술로 관리되며 수확량은 헥타르당 8톤 정도입니다.
수확된 포도는 줄기를 모두 제거한 후 3일 동안 서늘한 곳에 보관됩니다. 이렇게 하면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게 되죠. 알코올 발효는 선별된 이스트를 넣고 5일 동안 진행합니다. 발효하는 동안 탱크 아래의 와인을 위로 떠오른 포도 껍질 위로 하루 두 번 뿌려주면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냅니다. 발효가 끝난 후에도 탄닌과 색소의 추출은 15일간 이어집니다.
와인 숙성은 100%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이뤄집니다. 침전물은 달걀흰자를 넣어서 가라앉히고, 남은 앙금은 병에 와인을 넣기 전에 필터로 걸러내죠. 제 맛을 내기까지 병에서 숙성할 기간은 길지 않지만, 빈티지로부터 향후 5~10년이 넘도록 더욱 복합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더 연한 루비색입니다. 허브인 타임(thyme) 향이 풍부하게 올라오고, 블랙베리와 나무와 다른 식물의 향이 이어졌습니다. 나중엔 연한 커피와 흙, 유제품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나왔습니다.
탄닌은 얇지만 탄탄하고 강합니다. 구조도 잘 짜인 편입니다. 드라이하고 산미는 가늘지만 강합니다. 산딸기와 레드 체리 같은 과일 풍미에 타임과 그을린 나무 풍미 살짝 나오고, 스위트 스파이스와 원두커피, 부드러운 견과류 풍미도 있습니다. 제법 여운이 느껴지고 붉은 과일과 허브의 느낌이 자취를 남깁니다.
얇고 탄탄한 탄닌과 새콤한 산미, 14%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고 붉은 과일과 허브, 스파이스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마시기엔 아직 빠릅니다. 1~2년 정도 더 숙성해야 제 모습을 갖출 것 같고, 만약 지금 마신다면 개봉 후 1~2시간 정도 지나야 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파테(Patés), 살라미(Salami), 차돌박이 같은 소고기 구이, 육사시미,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그릴에 구운 치킨, 크림 파스타, 참치 붉은 살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6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