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오래된 포도나무의 열매가 보여주는 깨끗하고 향긋하고 조화로운 맛 - Domaine Vincent Girardin Bourgogne Les Vieilles Vignes Chardonnay 2015

까브드맹 2020. 8. 7. 10:00

Domaine Vincent Girardin Bourgogne Les Vieilles Vignes Chardonnay 2015

도멘 뱅상 지라르뎅(Domaine Vincent Girardin)의 부르고뉴 레 비에이 비뉴 샤르도네(Bourgogne Les Vieilles Vignes Chardonnay) 2015는 프랑스의 부르고뉴(Bourgogne) AOC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부르고뉴 지역(Régionales)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도멘 뱅상 지라르뎅

부르고뉴 상트네(Santenay)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집안의 막내였던 뱅상 지라르뎅(Vincent Girardin)은 19세에 아버지로부터 포도밭 2헥타르를 물려받아서 1980년에 도멘 뱅상 지라르뎅을 설립했습니다.

어려서부터 포도 농사에 전념하며 포도의 잠재력을 존중했던 뱅상 지라르뎅의 와인은 곧 전 세계의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인정받았고,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와인을 격찬했죠. 이에 힘 입어 뱅상은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의 화이트와 레드 와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와인들을 늘려나갔고, 오늘날 도멘 뱅상 지라르뎅은 부르고뉴 전역에 있는 22헥타르의 포도밭에서 10종의 그랑 크뤼 와인과 43종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발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뱅상 지라르뎅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은퇴하게 되었고, 2012년에 오랜 동료였던 쟝-삐에르 니에(Jean-Pierre Nié)에게 도멘과 포도밭을 팔아버립니다. 쟝-삐에르 니에는 뱅상 지라르뎅의 뜻을 이어받아 도멘의 이름을 바꾸지 않고 여전히 같은 포도밭에서 같은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뱅상의 아들인 삐에르 지라르뎅(Pierre Girardin)이 아버지가 물려준 뫼르쏘 포도밭 4.5 헥타르를 기반으로 놀라운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면서 삐에르 뱅상 지라르뎅(Pierre Vincent Girardin, PVG)이란 브랜드로 그의 이름을 이어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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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뱅상 지라르뎅은 레드 와인도 잘 만들지만, 화이트 와인에서 특히 뛰어난 솜씨를 보여줍니다. 이번에 시음한 레 비에이 비뉴 샤르도네 2015 역시 훌륭한 맛과 향이 나옵니다.

꼬뜨 드 본 지역의 오래된 포도나무인 비에이 비뉴, 즉 올드 바인(Old Vine)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비에이 비뉴의 기준은 정해진 바가 없고 와이너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뱅상 지라르뎅에선 적어도 수령 50년 이상일 때 비에이 비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양조 과정과 숙성 기간은 홈페이지에 해당 와인의 정보가 나와 있지 않아 알 수 없군요. 다만 다른 부르고뉴 블랑 와인의 양조 과정을 살펴봤을 때 수평 압착기에서 약한 압력으로 천천히 포도즙을 뽑은 후 야생 효모를 사용해서 발효한 것 같습니다. 숙성은 500ℓ 오크통에서 이스트 잔해인 리(lees)를 저어주며 11개월 동안 했습니다. 새 오크 비율 10%인 것 같습니다. 오크 숙성이 끝나면 여러 오크통의 와인을 스테인리스 탱크에 담아 한달 정도 더 숙성했죠. 그후 서양 음력으로 과일의 날("fruit” day)에 가볍게 여과한 후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Vincent Girardin Bourgogne Les Vieilles Vignes Chardonnay 2015의 색

조금 연하며 테두리에 녹색 기운이 도는 레몬색입니다. 미네랄과 사과 향이 나오고 레몬 향도 살짝 풍깁니다. 은은한 나무와 향긋한 허브, 익히지 않은 견과류 향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구아바 같은 열대 과일 향과 쑥 같은 한약재 향도 올라옵니다.

미네랄의 거친 느낌이 살짝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탄탄합니다. 구조도 치밀하고 좋군요. 드라이하며 흰 과일의 산미가 넉넉합니다. 멜론과 노란 사과, 미네랄, 허브 풍미가 적당하고 나무 새순처럼 살짝 매콤하고 향긋한 풍미가 좋습니다. 기분 좋게 쌉싸름한 맛도 살짝 나오네요. 알코올은 높지 않지만 힘은 강합니다. 여운에선 허브와 나무, 새순 풍미와 함께 과일의 단맛이 남습니다.

 

 

드라이한 맛과 흰 과일 계열의 산미와 풍미, 13%의 알코올이 훌륭한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치즈와 치킨 샐러드, 화이트 소스를 뿌린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훈제 연어, 유부초밥, 흰살 생선구이, 조개 요리, 감자 요리, 순대, 맵지 않은 닭고기 요리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8월 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