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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짜릿하고 깨끗한 첫 모금에 군살 없이 날씬한 느낌 - Tenuta di Sesta Brunello di Montalcino 2014

까브드맹 2020. 8. 5. 10:00

Tenuta di Sesta Brunello di Montalcino 2014

테누타 디 세스타(Tenuta di Sesta)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2014는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Toscana)주에 있는 몬탈치노(Montalcino) 지역에서 재배한 산지오베제 그로쏘(Sangiovese Grosso = Brunello) 포도로 만든 DOCG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몬탈치노 마을에서 브루넬로 포도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물론 브루넬로로 만들었어도 무조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줄여서 BDM 와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와인 법의 규정에 따라 오크통에서 2년 이상, 병에서 4개월 이상 숙성해서 만들고 지역 와인 평가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죠. 만약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브루넬로로 만들었어도 한 단계 낮은 등급인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나 벌크와인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브루넬로, 또는 산지오베제 그로쏘라고 부르는 포도는 비욘디 산티(Biondi Santi) 가문의 페루치오 비욘디 산티(Feruccio Biondi Santi)가 1870년에 토스카나의 대표 포도인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이용해서 만든 클론(clone) 품종입니다. 클론은 같은 품종 안에서 개성이 다른 세포를 선별하고 분열을 반복해서 만든 것을 말합니다. 품종 교배(Crossing)와 다르며 품종의 기본 특성을 지키면서 기후와 토양 등에 맞춰 세부적인 특성을 개량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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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품종 교배의 대표적인 예로는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의 교배로 탄생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들 수 있고, 클론인 브루넬로는 산지오베제만 계속 심는 과정에서 기후와 토양에 맞춰 일부 특성만 강화한 것입니다. 이런 클론 품종은 각 포도 품종마다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베르네 소비뇽의 클론은 수십 개가 있으며, 피노 누아(Pinot Noir)도 인증된 클론 품종이 70여 개 정도 되죠.

오랜 세월을 버티는 놀라운 숙성력으로 잘 알려진 브루넬로 와인은 우아한 질감과 탄탄한 구조, 긴 여운 등이 주요한 특성입니다. 국내엔 수십여 종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이 수입되어서 다양한 가격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엄선한 포도를 장기 숙성해서 만들다 보니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쌉니다.

 

 

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테누타 디 세스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몬탈치노 마을에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Sesta"라는 이름은 로젤(Roselle)과 키우시(Chiusi)를 잇는 고대 가도를 따라 세워진 6번째(Sixth) 이정표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한 때 성모 마리아회의 교구 교회가 서 있었고, 그 이전엔 에트루리아인이 통행로가 있어서 수많은 고고학적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와이너리의 포도밭은 모두 30 헥타르입니다. 이중 13.07헥타르에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DOCG를, 7.4헥타르에선 로쏘 디 몬탈치노 DOC를, 10.86헥타르에선 산탄티모(Sant'Antimo) DOC 와인을 생산하죠. 그밖에 45헥타르의 올리브 숲도 갖고 있습니다.

테누타 디 세스타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4는 남쪽을 향해 펼쳐진 해발 280~350m의 포도밭에서 기른 브루넬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규정에 따라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고 25일 동안 알코올과 젖산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냈습니다. 발효가 끝나면 3,000~3,500ℓ 크기의 슬로베니아산 오크통에서 넣고 2.5~3년간 숙성했죠. 병에 담은 후에 다시 12개월간 숙성하면서 와인을 안정시켰습니다. 생산량은 매년 40,000병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Tenuta di Sesta Brunello di Montalcino 2014의 색

오랜 숙성 기간을 입증하듯 중간 농도의 가넷 색을 띱니다. 산딸기와 레드 커런트,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과 시원한 박하, 구수한 흙, 말린 담배 향을 풍깁니다. 여기에 벽돌과 미네랄 같은 향이 나오고, 볶은 콩 같은 고소한 향도 올라옵니다.

첫 모금은 짜릿하고 깨끗합니다. 힘차고 탄탄한 구조는 투명하고 얇은 느낌도 듭니다. 드라이하면서 짜릿한 붉은 과일의 산미가 풍성합니다. 라즈베리와 레드 체리의 풍미에 마른나무와 박하 풍미가 훌륭하네요. 흙과 미네랄, 향신료 풍미도 맛을 더해줍니다. 힘찬 알코올 기운은 와인에 활력을 더해줍니다. 마신 후엔 붉은 과일의 산미와 깨끗하고 투명한 풍미가 아주 길게 이어집니다.

 

 

붉은 과일의 풍성한 산미와 깨끗하고 탄력적인 탄닌, 14.5%나 되는 힘찬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아름답고 맑으며 군살 없이 날씬한 느낌을 주는 와인이군요.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각종 붉은 고기구이,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토마토소스를 사용한 파스타, 이탈리안 피자, 미트 스튜,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7월 2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