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콘크리트 탱크에서 숙성된 묵직하고 진한 느낌 - Château Pillebois Cuvée Vieilles Vignes 2016

까브드맹 2020. 7. 25. 10:00

Château Pillebois Cuvée Vieilles Vignes 2016

샤토 필부아 뀌베 비에이 비뉴(Château Pillebois Cuvée Vieilles Vignes) 2016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까스티용 꼬뜨 드 보르도(Castillon Côtes de Bordeaux)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를 9:1로 섞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샤토 필부아생-테밀리옹(St-Émilion)과 까스티용-라-바따이예(Castillon-la-Bataille) 사이에서 떼루아를 반영한 대담한 레드 와인 2종류를 생산합니다. 환경과 떼루아, 사람을 존중하며 최대한 자연적인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하죠. 또한 생물 다양성의 보존에도 전념합니다. 포도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토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샤토 필부아에서는 물리적으로 잡초를 뽑지 화학적으로 제거하지 않습니다. 인공적인 처리는 하지 않으며 일 년 내내 포도나무의 특성에 맞춘 방법으로 재배하죠.

샤토 필부아의 철학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가까운 것입니다. 그래서 포도밭을 만들 때 내린 첫 번째 결정이 똑같이 "떼루아의 품질과 발전을 추구"하려는 비전을 가진 노련한 농장 관리자에게 의지하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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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필부아의 포도밭을 맡은 다미엔 멘자토(Damien Memzato)는 포도 질병에 관한 전문 지식과 농업 경제학, 지속 가능한 포도 재배법에 대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여러 나라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후 보르도의 여러 샤토에서도 일했습니다.

비록 AOC는 다르지만, 언덕 기슭에 자리 잡은 샤토 필부아의 떼루아는 쌩-테밀리옹 AOC와 지질학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토양은 자갈과 이산화규소로 이뤄져 있고 진흙과 큰 돌이 군데군데 섞여있죠. 이런 토양은 포도가 빠르게 잘 익도록 해줍니다. 하층에는 때때로 자갈층과 철분을 함유한 사암이 깔려 있습니다.

샤토 필부아가 있는 까스티용 꼬뜨 드 보르도 AOC 와인 중 국내에서 유명한 와인으로는 비뇨블 장마리 까리유(Vignobles Jean-Marie Carrille)가 메를로 100%로 만드는 "뿌삐유(Poupille)"가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샤토 필부아는 와인 양조에서 떼루아를 존중합니다. 샤토 필부아 뀌베 비에이 비뉴 2016은 기른 수령 35~60년의 메를로와 까베르네 품종으로 만듭니다. 헥타르당 수확량은 매우 적죠.

포도밭 구획별로 포도 상태를 체크한 후 이른 아침에 손이나 기계로 수확했습니다. 선반에서 골라낸 잘 익고 상태가 좋은 포도를 으깬 후 내부에 수지를 바른 콘크리트 발효조에서 약 26℃의 온도로 3주간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발효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와인과 압착기로 짜낸 와인을 콘크리트 탱크에 담아 숙성했습니다. 숙성이 끝나면 찌꺼기를 가볍게 거른 다음 병에 담았습니다.

양조 과정에서 카제인(caseine)이나 달걀흰자 같은 동물성 성분은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채식주의자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Château Pillebois Cuvée Vieilles Vignes 2016의 색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베리 같은 무거운 검은 과일 향에 식물성 기름과 기름진 나무, 약간의 타르 향이 나옵니다. 블랙커런트 향도 조금 있고 견과류와 코코아, 다크 초콜릿 같은 숙성 향이 올라옵니다. 그을린 나무와 오래된 나무 저택의 냄새를 풍기며 두엄 냄새도 살짝 퍼집니다. 덜 마른 나뭇가지와 박하, 신선한 고기, 향긋한 낙엽 향이 나오고 향신료 향도 조금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나 시간에 따라 변하면서 조금씩 밝아집니다.

무겁고 진합니다. 단단하고 매끄러운 탄닌은 점점 기운이 두드러집니다. 짜임새 있는 구조는 제법 규모가 크고 토속적인 인상을 주네요.

드라이하지만 검은 과일의 단맛이 살짝 나옵니다. 블랙체리와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의 산미와 풍미가 진하고, 태운 나무의 풍미와 쓴맛이 나옵니다. 타르 느낌도 조금 있습니다. 알코올은 같은 도수의 다른 와인보다 힘찹니다. 시간과 함께 과일 뉘앙스는 점점 검붉은 쪽으로 바뀌며, 무게와 풍미도 더 밝고 가벼워집니다. 여운은 꽤 길고 블랙베리와 그을린 나무, 타르, 흙 등의 풍미가 입에 남습니다.

 

 

진하고 단단한 탄닌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열린 후엔 검은 과일의 진한 산미와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13%의 알코올은 같은 도수의 신세계 와인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지지만, 거슬리진 않습니다.

마시기 좋은 시기는 빈티지에서 7~10년 정도입니다. 18℃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고 마시기 전에 1시간가량 열어두어야 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그릴에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소고기 구이와 구운 채소, 소고기 생갈비, 바비큐,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초콜릿 디저트,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고기 스튜,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7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