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Cantine Giacomo Ascheri)의 산 자코모 랑게 네비올로(San Giacomo Langhe Nebbiolo) 2015는 이탈리아 서북부의 피에몬테(Piemonte)주에 있는 랑게(Langhe) 지역에서 재배한 네비올로(Nebbiolo) 포도를 최소 85% 이상 넣어서 만든 D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1880년에 피에몬테 라 모라(La Morra)에서 문을 연 와이너리입니다. 낙후했던 랑게 지역의 포도 재배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와이너리이죠. 당시엔 브라(Bra) 마을이 사보이(Savoy) 왕실 때문에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와인 시장이었던 토리노(Torino)와 밀접하게 연결되었기에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셀러를 브라 마을로 옮겼고, 지금까지 그곳에서 와인을 만듭니다.
깐티네 자코모 아스체리는 원래 보유했던 라 모라의 포도밭에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와 베르두노(Verduno), 브라의 포도밭을 더해나갔고, 현재 피에몬테 전통 품종으로 9종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2. 와인 양조
랑게는 아스티(Asti)와 몽페라토(Monferato) 지역에 걸친 언덕 지대입니다. 네비올로와 돌체토(Dolcetto), 프레이사(Freisa), 아르네이스(Arneis), 파보리타(Favorita), 샤르도네(Chardonnay) 등의 다양한 포도가 자라는 곳이죠. "Langhe DOC"는 이 포도들로 만드는 단일 품종 와인을 위한 지역 명칭으로 보통 레이블에 <랑게 + 품종명> 식으로 표시됩니다.
산 자코모 랑게 네비올로 2015는 네비올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보통 랑게 DOC 네비올로는 네비올로 100%로 만들지만, 자코모 아스체리의 와인은 기술 노트에 최소 85%라고 적혀 있습니다. 네비올로를 주로 사용하지만, 네비올로 작황이 안 좋거나 다른 포도의 상태가 좋다면 일부 첨가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EU의 와인 법에는 특정 품종을 85% 이상 사용했으면 레이블에 사용한 품종명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28℃의 온도에서 약 9일간 껍질과 씨의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면서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마실 때 온도는 14~16℃ 정도로 약간 서늘하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한 가넷 색입니다. 그윽한 나무와 흙 향 사이에서 검붉은 베리 향이 올라옵니다. 붉은 사과와 송로버섯, 소고기 같은 동물성 향도 나옵니다. 나중엔 크레졸 같은 화학적인 향도 퍼지네요.
부드럽고 두께가 있으며 마신 후엔 탄닌 기운이 기분 좋게 이어집니다. 강철처럼 탄탄한 느낌은 아니지만 충실한 구조는 허술한 구석이 없습니다. 드라이하며 레드 체리와 라즈베리, 크렌베리 같은 각종 붉은 베리류 과일의 풍미와 산미가 가득합니다. 나무의 질감과 허브 풍미가 있고, 흙 느낌이 살짝 올라옵니다. 강인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알코올 기운이 와인에 힘과 활력을 북돋워줍니다. 여운은 길게 이어지고 산미와 함께 나무와 연한 붉은 베리 느낌이 남습니다.
강한 탄닌과 깨끗하면서 풍부한 붉은 과일의 산미, 14%의 힘찬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품종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와인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고기 스튜, 겉은 바싹하게 익히고 속은 촉촉한 고기구이, 마라우육(麻辣牛肉), 고추잡채, 풍기 파스타와 피자, 버섯 요리, 퐁듀(fondue),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5월 2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