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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호주의 쉬라즈(Shiraz in Australia)

까브드맹 2020. 3. 5. 10:00

오스트레일리안 쉬라즈 와인

1. 호주 쉬라즈 와인의 역사

프랑스 론 밸리(Rhone Valley)에서는 시라(Syrah)라고 부르는 쉬라즈 포도는 1832년에 "호주 와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호주로 가져왔습니다. 쉬라즈뿐만 아니라 다른 품종의 포도 꺾꽂이도 들고 왔으며 그중에는 샤도네이(Chardonnay) 포도도 있었죠.

현재 쉬라즈는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적포도이지만, 호주에서 처음 와인을 생산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닙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화이트 와인의 인기가 높아서 포도 재배자들은 돈이 안 되는 쉬라즈와 그르나슈(Grenache) 포도밭을 갈아엎곤 했으며 그중엔 아주 오래된 올드 바인 쉬라즈(Old Vine Shiraz)도 있었죠.

린드만 빈 50 쉬라즈 2009제이콥스 크릭 리저브 쉬라즈 2006로즈마운트 이스테이트 쉬라즈

그러나 영국에서 린드만(Lindemans)과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의 쉬라즈 와인이 인기를 끌고, 로즈마운트(Rosemount)의 쉬라즈 와인이 미국과 영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1980년과 1990년대에 쉬라즈 포도의 재배량은 극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쉬라즈 포도의 재배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쉬라즈를 재배하면 연방정부에서 세금 혜택을 줬기 때문이었죠.

2005년에서 2006년에 이르는 호주 와인 성장기에 쉬라즈 포도 재배 면적은 41,115 헥타르까지 늘어났고, 그중 39,087 헥타르의 포도밭에선 포도로 와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쉬라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호주의 쉬라즈 포도 수확량은 총 422,430톤으로 호주에서 재배하는 포도 중 가장 많습니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하죠.

2. 호주 쉬라즈 와인의 대표 생산지

호주산 고급 쉬라즈 와인의 생산지로는 바로싸 밸리(Barossa Valley)와 헌터 밸리(Hunter Valley),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을 들 수 있습니다. 기후가 무더운 바로싸 밸리의 쉬라즈 와인은 풍미가 특히 강합니다. 좀 더 온화한 서부 호주와 쿠나와라(Coonawarra), 중부와 서부 빅토리아 주의 산악지대에선 무게감과 밀도가 조금 떨어지나 특유의 후추 향은 더욱 강한 와인이 나오죠.

서부 호주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처럼 더 서늘한 곳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다소 낮으면서 전통적인 프랑스 시라 와인의 맛과 향에 더 가까운 쉬라즈 와인을 종종 생산합니다. 대량 생산하는 저가 쉬라즈 와인은 호주 남부와 호주 남동부에서 많이 만듭니다.

3. 호주 쉬라즈 와인

펜폴즈 그랜지 에르미따지 1979

가장 대표적인 호주산 고급 쉬라즈 와인으로는 펜폴즈(Penfolds)의 그랜지(Grange)를 들 수 있습니다. 와인 메이커 맥스 슈베르트(Max Schubert)가 1951년부터 만든 와인으로 날이 갈수록 평판이 높아지고 있죠. 펜폴즈 그랜지는 남호주의 여러 지역에서 수확한 품질 좋은 쉬라즈 포도를 섞어서 만들죠. 특히 바로싸 밸리의 포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숙성은 미국산 오크통에서 합니다. 주로 쉬라즈로 만들지만, 때때로 소량의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넣기도 합니다.

시중에 잘 알려진 또 다른 호주산 쉬라즈 와인으로는 헨쉬케(Henschke)의 "힐 오브 그레이스(Hill of Grace)"와 펜폴즈의 "RWT"를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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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쉬라즈 와인 생산자들은 너무 진한 쉬라즈 와인에 신선한 풍미를 더하려고 약간의 비오니에(Viognier)를 넣기도 합니다. 호주 와인 법의 규정상 소량 첨가하는 포도는 레이블에 품종 이름을 표시할 필요 없지만, 비오니에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레이블에 "쉬라즈 비오니에(Shiraz Viognier)"라고 표시하는 와인이 점점 늘고 있죠.

시라에 비오니에를 첨가하는 방법은 원래 프랑스 북부 론의 꼬뜨-로띠(Cote-Rotie)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곳에서는 최대 20%까지 비오니에를 섞을 수 있지만, 대부분 5% 남짓 넣습니다.

또한 쉬라즈는 남부 론의 샤토네프 뒤 빠프(Châteneuf-du-Pape)와 비슷한 풍미를 갖도록 혼합한 이른바 "GSM" 와인에서 "S"를 담당합니다. 나머지 두 포도는 그르나슈(Grenache)와 무흐베드르(Mourvèdre)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