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글래머러스하고 섹시한 - Duijn Jannin 2004

까브드맹 2010. 4. 26. 11:51

두인 야닌 2004

1. 와인과 이미지

사람 이미지가 떠오르는 와인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까베르네 소비뇽(Carvernet Sauvignon)으로 만든 와인 중에는 근육질의 젊은이가 생각나는 와인이 있고, 쉬라즈(Shiraz)로 만든 와인 중에선 '싸나이'를 말하는 중년 남자 같은 와인도 있습니다. 또 메를로(Merlot) 와인 중 어떤 것은 늘씬한 정장 안에 가늘지만 탄탄한 근육을 숨긴 도시의 청년을 떠올리게 하죠.

화이트도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소녀처럼 발랄하고 청순하며 개구쟁이 같은 구석을, 리슬링(Riesling)은 고귀한 귀부인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을 가졌습니다. 샤르도네(Chardonnay)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스테인리스 스틸통에서 숙성한 와인은 금발에 흰 티셔츠, 청바지를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를, 오크통에서 숙성한 부르고뉴 샤르도네는 프로패셔널한 전문직 여성, 또는 리슬링 못지않은 범접할 수 없는 귀족 부인 같은 느낌을 줍니다. 물론 전적으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와인에서 여자나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는 얘기는 많은 분에게서 종종 듣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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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인 야닌 2004

두인 야닌 2004는 독일 바덴(Baden) 지방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100%로 만든 QbA(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 콸리타츠바인 베슈팀터 안바우게비테) 등급 와인입니다. 야닌(Jannin)은 두인 와이너리 오너의 딸 이름이라고 합니다. 딸을 생각하면서 와인을 만든 것인지, 와인을 만들고 보니 느낌이 딸 같아서 이름을 붙인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야닌을 마시는 순간엔 여인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검거나 갈색 머리, 서양 여자의 글래머러스하지만 풍만하고는 좀 다른 몸매, 섹시하게 눈웃음 짓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두인 야닌 2004의 색상

색은 약간 탁하며 다른 슈패트부르군더 와인보다 조금 어둡습니다. 중앙은 짙은 벽돌색, 외곽은 오렌지와 비슷한 색입니다. 향을 맡아보니 여러 가지 향신료 향이 다양하게 뿜어져 나오더군요. 입안에 닿는 느낌이 강하고, 특히 단 풍미가 다른 와인에 비해 센 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섹시한 향과 풍만한 질감, 농후한 풍미를 보여줍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뉴질랜드 꿀처럼 짙은 꿀 향이 흘러나옵니다.

함께 마셨던 분들 사이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은 와인으로 피노 누아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선택했을 때 후회 없을 겁니다. 다만 제가 느꼈던 글래머러스하고 섹시한 여인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제 옆에 있던 친구는 여인이래도 청순한 소녀를 떠올렸거든요. 사람마다 느끼는 와인의 이미지는 다 다르다는 거죠.

레어나 미디엄 레어로 잘 구운 소고기 스테이크, 비프 부르기뇽,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고기 요리, 상큼한 소스를 얹은 닭요리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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