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프랑스] 남부 론 > 따벨(Tavel)

까브드맹 2019. 8. 5. 08:00

남부 론에서 따벨(Tavel)의 위치
(이미지 출처 : https://www.mattwalls.co.uk/wp-content/uploads/2019/05/Tavel-map.jpg)

1. 따벨의 지리와 기후 

따벨(Tavel)은 프랑스 남부 론(Southern Rhone)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남부 론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샤토네프 뒤 빠프(Châteauneuf-du-Pape) AOC의 강 건너편이며, 아비뇽(Avignon) 북쪽에 붙어 있죠.

토양은 세 종류입니다. 마을 서쪽은 주로 석회암(limestone)과 점판암(slate)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포도 수확량은 적고, 색이 깊으면서 향긋한 와인이 나옵니다. 샤토네프 뒤 빠프와 가까운 마을 동쪽은 샤토네프 뒤 빠프에서도 볼 수 있는 둥근 돌인 갈레 룰리(galets roulés)가 깔려 있습니다. 나머지 지역은 모래와 자갈이 깔린 평지로 포도를 재배하기 쉽습니다.

2. 따벨 와인의 역사

따벨 지역에선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인이 포도를 심고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Tavel"이란 이름이 문헌에 등장한 것은 13세기이죠. 따벨의 로제 와인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아비뇽의 유수((Avignon papacy)를 일으켜 교황권을 누르고, 템플 기사단을 풍비박산 냈던 프랑스의 미남왕 필리프 4세(Philippe le Be)가 따벨 지역을 순행할 때 따벨의 로제 와인을 맛보고 세계에서 가장 좋은 와인이라고 선언할 정도였죠.

태양왕 루이 16세도 따벨 와인을 좋아했고, 루이 16세가 좋아했다는 소문은 필록세라가 이곳의 포도밭을 덮치기 전까지 따벨 와인의 평판을 유지해줬습니다. 19세기의 소설가인 오느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와 20세기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역시 따벨 로제 와인의 애호가였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근대적인 와인법인 AOC 제도를 도입하면서 따벨 지역은 1936년에 독자적인 지역 명칭을 받았습니다. 지역 명칭을 받았을 당시에 포도밭은 대부분 마을 근처의 모래가 많은 평지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도 재배는 수월했지만, 와인 품질은 좋지 못했죠. 1965년에 근처 경사지의 숲이 개간되고 포도밭이 조성되면서 와인 품질도 좋아졌습니다.

 

 

3. 따벨 AOC의 포도와 와인 

따벨에선 그르나슈(Grenache)와 생쏘(Cinsault)를 주로 재배하며, 1969년부터 재배할 수 있게 된 시라(Syrah)와 무흐베드르(Mourvedre)도 많습니다. 재배가 허락된 품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요 품종

부르블랑(Bourboulenc), 생쏘, 끌래레뜨(Clairette), 끌래레뜨 로제(Clairette Rose),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그르나슈 그리(Grenache Gris), 그르나슈, 무흐베드르, 픽뿔 블랑(Piquepoul Blanc), 픽뿔 그리(Piquepoul Gris), 픽뿔 누아(Piquepoul Noir), 시라

2) 2차 품종

칼리토르(Calitor), 까리냥 블랑(Carignan Blanc), 까리냥(Carignan)

이중 칼리토르는 전 세계에서 타벨에서만 재배하는 특산 품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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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마을인 리락(Lirac)과 함께 따벨에선 로제(Rosé)을 생산하며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11% 이상이어야 합니다. 따벨 로제는 매우 드라이하고 다른 곳의 로제 와인보다 구조가 튼튼하며 무게도 더 나갑니다. 색상도 더 짙은 편이죠. 숙성하면 맛과 향이 더 좋아지는 몇 안 되는 로제 와인 중 하나이지만, 보통 어릴 때 마십니다.

단일 품종 와인은 만들 수 없으며 아래와 같은 규정에 따라 포도를 사용해야 합니다.

● 그르나슈와 그르나슈 블랑, 그르나슈 그리의 비율은 모든 품종의 30% 이상, 60% 미만이어야 합니다.

● 각 주요 품종의 비율은 사용한 품종의 60%이거나 이하여야 합니다.

● 각 2차 품종의 비율은 사용한 품종의 10%이거나 이하여야 합니다.

프랑스에선 로제 샴페인을 제외하고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로제 와인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발효 전에 흑포도와 청포도를 발효 탱크에 함께 넣고 10~36시간 정도로 짧게 색소를 추출한 후 주스를 뽑아서 와인을 만들 순 있습니다. 따벨에선 으깬 포도 일부를 껍질과 더 오랫동안 둬서 색소와 탄닌을 많이 추출한 다음 가볍게 추출한 주스와 섞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로제 와인보다 더 강하고 탄닌이 세며 색이 진한 와인이 나오게 되죠.

 

 

따벨의 포도밭 면적은 총 933헥타르이며 모두 따벨 마을에 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총 33,731헥토리터의 와인을 생산하며, 24%의 와인을 수출합니다. 내수 소비율이 높은 편이죠.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영문 위키피디아 따벨 AOC 항목

4. 프로방스 와인 진 닷컴

5.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