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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잡식동물인 멧돼지처럼 다양한 향과 강인한 맛 - Castello di Querceto Cignal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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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지역 : 이탈리아 > 토스카나(Toscana)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90%, 메를로(Merlot) 10%

● 등급 : IGT Colli della Toscana

● 어울리는 음식 :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등심과 안심구이, 직화로 구운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양 갈비, 숙성 치즈 등.

슈퍼 투스칸은 이탈리아 와인 법을 따르진 않지만,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 지방에서 생산되는 매우 뛰어난(Super) 품질의 와인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최초의 슈퍼 투스칸 와인은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의 마르케시 인시자 델라 로체타(Marchesi Incisa della Rocchetta) 후작이 만든 사시까이아(Sassicaia)였고, 3년 뒤인 1971년에 삐에로 안티노리(Piero Antinori)가 까베르네 소비뇽과 산지오베제를 성공적으로 혼합한 티냐넬로(Tignanello)를 만들었습니다. 

두 와인이 와인 업계에서 주목을 받자 토스카나의 와인 생산자들은 프랑스 포도 품종을 사용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1978년에 보르도 품종과 산지오베제를 혼합한 솔라이아(Solaia)가 나왔고, 1985년에는 보르도 품종을 섞어서 만든 오르넬라이아(Ornellaia)가 선을 보였습니다. 다음 해인 1986년에 오르넬라이아에서 다시 메를로 100%의 마세토(Masseto)가 나왔죠. 이렇게 생산된 고품질 토스카나 와인을 와인 애호가들은 "슈퍼 투스칸"이란 이름을 붙이며 열광했습니다. 슈퍼 투스칸 와인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이탈리아] 슈퍼 투스칸(Super Tuscan)

슈퍼 투스칸은 이탈리아 와인법을 따르진 않지만,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 지방에서 생산되는 매우 뛰어난(Super) 품질의 와인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의 등급 체계는 DOC(Denominazione di Or..

aligalsa.tistory.com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슈퍼 투스칸 와인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중에는 뛰어난 명성만큼 훌륭한 것도 있고, 실망스러운 것도 있죠. 또한 가격과 비교해 뛰어난 품질을 가진 것도 있습니다.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Castello di Querceto)의 치냘레(Cignale)가 바로 그런 슈퍼 투스칸 와인입니다.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는 1897년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토스카나로 이주한 프랑수아(Francois) 가문이 설립했습니다. "Castello di Querceto"란 이름은 "참나무 숲속의 성"을 뜻하며, 실제로 와이너리가 자리한 그레베(Greve) 마을은 참나무 숲과 올리브 나무가 무성합니다. 그레베 마을의 흙엔 자갈이 많아서 포도나무, 특히 까베르네 소비뇽을 키우기 좋죠.

"Cignale"는 멧돼지를 뜻하는 토스카나 사투리입니다. 1985년에 첫 빈티지의 와인을 만들려고 수확을 앞뒀을 때, 멧돼지가 밤새 포도를 먹어치우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오너인 알레산드로 프랑수아는 사람들과 함께 멧돼지 사냥에 나서서 몇 마리를 잡았죠. 그들은 잡은 멧돼지로 바비큐 파티를 열었는데, 고기 굽는 향이 까베르네 소비뇽이 숙성하면서 풍기는 동물성 향을 떠올리게 했나 봅니다.

알레산드로는 포도밭 경계에 약한 전류가 흐르는 전기 펜스를 설치해서 멧돼지의 침입을 막았고, 이듬해 무사히 포도 수확을 마쳤습니다. 그는 지난날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새로운 와인에 "치냘레"란 이름을 붙였고, 이 와인은 뛰어난 맛과 레이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로 금세 유명해졌습니다. 현재 치냘레 와인은 여섯 가지 멧돼지 그림을 레이블 디자인에 사용합니다. 6종의 레이블은 무작위로 붙으며 레이블에 따른 와인 차이는 없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9:1로 섞어서 만듭니다. 오크통에서 최소 18개월 숙성하며, 오크 숙성이 끝난 후에도 병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하죠. 숙성 잠재력이 20~25년이나 되는 장기숙성용 와인으로 오랫동안 보관한 후에 마시거나, 개봉 후에 공기접촉을 충분히 해줘야 합니다.

빈티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와인 인슈지애스트(Wine Enthusiast), 제임스 서클링(Jamessuckling), 와인 애드보카트(Wine Advocate) 등의 와인 잡지에서 늘 90~95점을 받습니다.

아주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서양자두(prune) 같은 진한 색의 과일 향이 나오고, 시원한 삼나무와 구수한 부엽토 향이 함께 합니다. 사향 같은 관능적인 동물성 향과 살짝 볶은 견과류와 깻묵처럼 기름지고 고소하며 부드러운 향이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나무 새순과 향신료 같은 풋풋하고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아직도 어립니다. 그래서 탄닌의 떫은맛이 입안이 아릴 정도로 아주 강하네요. 구조는 크고 웅장하며 잘 짜였지만, 아직 거칩니다. 세월이 더 지나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드라이하고 강건하며 까칠합니다. 품질 좋은 산미가 풍성해서 알코올과 함께 입에 굉장히 강한 기운을 줍니다. 검은 과일과 향나무, 삼나무, 타임(thyme) 같은 허브, 태운 나무, 생나무 줄기, 비릿한 흙, 동물성 풍미 등이 복합적으로 나오지만, 아직 까끌까끌한 탄닌은 이 와인이 마시기엔 한참 이르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10년은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여운은 아주 길고 타르와 태운 나무, 검은 과일, 기름진 맛이 길고 웅장하게 이어집니다.

풍성한 산미와 13.5%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지만, 탄닌은 아주 떫어서 아직 마시기 이릅니다. 어느 정도 균형은 잡혔고, 향후 발전할 모습을 생각하면 기대가 되나 지금 당장은 아쉬운 맛이네요.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그러나 5년 정도만 지나도 A-, 또는 A를 줄 것 같네요. 2019년 6월 2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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