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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전설 속의 용사들처럼 억센 걸까? - Santa Rita 120 Reserva Especial Sauvignon Blanc 2017

까브드맹 2019. 5. 10. 13:00

Santa Rita 120 Reserva Especial Sauvignon Blanc 2017

비냐 산타 리타(Viña Santa Rita)의 120 레세르바 에스페시알 소비뇽 블랑(Reserva Especial Sauvignon Blanc) 2017은 칠레의 센트럴 밸리 리젼(Central Valley Region)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비냐 산타 리타 120

산티아고(Santiago) 남쪽의 부인(Buin) 지역에 있는 비냐 산타 리타는 상원의원이면서 은행가인 도밍고 페르난데즈 콘차(Domingo Fernandez Concha)가 1880년에 알토 야후엘(Alto Jahuel) 지역에 세운 와이너리입니다. 도밍고의 뒤를 이어 빈센트 가르시아 휘도브로(Vincente Garcia Huidobro)와 마르께스 데 까사 레알(Marqués de Casa Real)이 차례로 소유했고, 1970년대에 가르시아 뤼도브로(Garcia Huidobro) 가문이 경영하면서 큰 발전을 이뤘죠. 이후 법률가이면서 성공적인 기업가이기도 한 리카르도 클라로(Ricardo Claro)가 와이너리를 구매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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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냐 산타 리타를 대표하는 120 와인들은 1982년에 시장에 나왔습니다. 120이라는 이름은 칠레 독립 전쟁의 일화에서 유래한 것이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814년 도나 파울라 하라퀘마다(Dona Paula Jaraquemada)가 비냐 산타 리타를 운영하고 있었을 때 칠레 독립 운동가인 베르나르도 오히긴스(Bernardo O’Higgins) 장군과 부하들은 랑카구아(Rancagua)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스페인군에게 패했습니다. 오히긴스 장군은 120명의 부하와 함께 달아나서 비냐 산타 리타에 숨어있다가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로 피신했죠. 그 후 독립 운동가인 호세 데 산 마르틴(José de San Martín)의 군대와 합세한 오히긴스 장군은 독립전쟁에서 크게 승리했습니다. 이 일화에서 비냐 산타 리타의 대표적인 와인인 120시리즈의 이름이 나온 것입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Santa Rita 120 Reserva Especial Sauvignon Blanc 2017의 색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잘 익은 사과와 덜 익은 복숭아, 살구씨(杏仁), 풋풋한 식물 향과 나무 향, 흰 꽃. 시간이 지나면 조금 부드러운 나무 향이 나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살짝 기름진 맛이 납니다. 구조감은 작지만 잘 짜인 편입니다. 드라이하며 산미의 품질은 조금 아쉽습니다. 복숭아 풍미가 약하게 나오면서 살짝 씁쓸합니다, 소비뇽 블랑 와인치고 상쾌한 맛은 떨어지지만, 나쁘진 않습니다. 덜 익은 사과와 살구씨 풍미가 나오고 풀 느낌과 함께 씁쓸하고 억센 맛이 납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들보다 진하고 강하군요. 자극은 강하지만, 맛과 향의 풍미는 길지 않습니다. 식물성 기름과 쓴맛, 살구씨 풍미가 남습니다.

 

 

강한 기운과 씁쓸한 맛, 조금 아쉬운 산미, 강한 식물성 풍미 때문에 약간 거칠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가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닭고기와 생선구이, 취나물처럼 씁쓸한 나물 종류, 샐러드와 구운 채소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9년 5월 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