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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름답고 섬세하며 깔끔한 맛 - Champagne Piper Heidsieck Vintage Brut 2008

까브드맹 2018. 12. 24. 12:00

Champagne Piper Heidsieck Vintage Brut 2008

파이퍼 하이직(Piper Heidsieck)의 빈티지 브뤼(Vintage Brut) 2008은 프랑스의 AOC 샹파뉴(Champagne)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52%와 피노 누아(Pinot Noir) 48%를 사용해서 만든 샴페인입니다.

1.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 하우스

"나는 샤넬 넘버 5를 입고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해요."

라고 마릴린 먼로는 1979년 5월에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샤넬 넘버 5는 향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입에도 회자되었고, 파이퍼 하이직도 특별한 샴페인으로 알려지게 되었죠. 비단 마릴린 먼로의 말이 없었더라도 파이퍼 하이직은 긴 역사 동안 훌륭한 맛과 향을 지닌 샴페인으로 많은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루이 하이직과 앙리 파이퍼
(루이 하이직과 앙리 파이퍼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piperheidsieckus.files.wordpress.com/2015/12/heidsieck-and-piper.jpg)

파이퍼 하이직의 역사는 플로렌스 루이 하이직(Florens Louis Heidsieck)이 1785년에 샹파뉴 랭스(Reims)시에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초기부터 최고급 샴페인 생산을 목표로 했고, 1788년에 프랑스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Marie Antoinette)에게 자신의 샴페인을 선물로 보냈습니다. 1828년에 그가 죽자 조카인 크리스티앙 하이직(Christian Heidsieck)과 사촌인 앙리-기욤 파이퍼(Henri-Guillaume Piper)가 샴페인 하우스를 물려받았죠. 1838년에 앙리 파이퍼가 크리스티앙의 미망인과 결혼하면서 샴페인 하우스의 이름이 파이퍼 하이직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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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 하이직은 특별한 빈티지의 샴페인을 위해 업계 최초로 유명 주얼리와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샴페인 업계에 새로운 트랜드를 창조해 왔습니다. 몇몇 사례를 보면

① 레어(Rare) 1885 : 설립 100주년 기념으로 당시 러시아 황제의 보석 담당이던 칼 파베르제(Carl Faberge)가 다이아몬드와 금, 청금석으로 장식된 병을 제작합니다.

② 레어 1985: 설립 200주년 기념으로 유명 주얼리 하우스인 반 클리프 & 아펠(Van Cleef & Arpels)에 의뢰해서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병을 제작합니다. 당시 1,000,000 프랑에 달하는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레어 2002: 프랑스의 유명 주얼리 하우스인 아르튀스 베르트랑(Arthus Bertrand)이 교황이 쓰거나 교황 앞에 운반되는 교황관인 티아라(tiara)가 새겨진 병을 제작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파이퍼 하이직은 1993년부터 칸 국제 영화제의 공식 샴페인으로 영화제를 후원하며, 그밖에 각종 영화제와 영화인을 후원합니다.

파이퍼 하이직은 1980년대 후반에 레미 꾸앵트로 와인 & 스피리츠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가 2011년에 프랑스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EPI(Européenne de Participation Industrielle) 그룹에 소속되었습니다.

샴페인 파이퍼-하이직 빈티지 브뤼(Champagne Piper Heidsieck Vintage Brut) 2008은 20개 밭에서 수확한 두 종류의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문두스 비니(Mundus Vini)에서 금상을 받았고,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93점,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 94점을 받았습니다. 가이드 하슈테(Guide Hachette) 2017에서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로 선정되었죠.

 

 

2.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금색으로 약 0.3㎜ 크기의 매우 작은 거품이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레몬과 향긋한 노란 사과, 서양배 같은 과일 향을 풍기며 은은한 이스트 향도 나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날카로운 느낌입니다. 무게는 중간 정도이며 구조는 강철처럼 탄탄하죠. 아주 맛있고 기운도 적당한 산미가 일품입니다. 노란 사과와 레몬 같은 과일과 싱그러운 풀 풍미가 있으며 이스트 풍미는 적당합니다. 여운은 은은하면서 길게 이어집니다. 레몬과 사과 풍미 속에서 이스트 풍미가 약하게 이어집니다.

 

 

매력적인 신맛과 적당한 힘의 거품, 깨끗하면서 상쾌한 풍미가 어울려서 멋진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늘씬한 금발 미녀가 떠오르는 가늘고 섬세하며 우아한 샴페인이네요.

해산물 요리와 매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동남아 요리와 중국 요리, 크림을 넣은 밤 수프, 파르메산(Parmesan)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더욱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8년 12월 1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