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아직 마시기 일러도 멋진 모습을 보여준 - Pavillon Rouge du Chateau Margaux 2009

까브드맹 2018. 12. 18. 12:00

Pavillon Rouge du Chateau Margaux 2009

빠삐용 루즈 뒤 샤토 마고(Pavillon Rouge du Château Margaux) 2009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오-메독(Haut-Médoc)에 있는 A.O.C 마고(Margaux)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67%에 메를로(Merlot) 포도 29%, 쁘띠 베르도 포도(Petit Verdot) 4%를 섞어서 만든 A.O.C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고풍스럽게 "라 모테 드 마고(La Mothe de Margaux)"라고도 부르는 샤토 마고(Château Margaux)는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1등급 와인입니다. 보르도의 유명 와인 중에서 유일하게 지역명을 와인 이름으로 사용하며,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며 프랑스 와인 애호가였던 토머스 제퍼슨이 "프랑스 최고의 와인"이라고 극찬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뛰어난 품질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대문호였던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샤토 마고를 사랑해서 딸의 이름을 "마고"로 지었고, 마르크스의 절친인 엥겔스도 "당신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샤토 마고 1848년"이라고 대답했을 만큼 품질과 명성이 뛰어난 와인이죠.

빠삐용 루즈 뒤 샤토 마고(Pavillon Rouge du Chateau Margaux)는 이러한 멋진 이야기를 가진 샤토 마고의 세컨드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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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에 아직 퍼플 빛이 있어서 영(Young)한 걸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아직 마시기엔 이르다는 얘기죠. 2009년은 2005년, 2010년과 함께 최근 10년 사이에 보르도에서 가장 뛰어난 빈티지라서 최고의 상태에서 마시려면 적어도 5~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잘 익은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블랙 체리 같은 검은 과일 향이 나오고 서양 자두 향도 약간 있습니다. 오크 향과 함께 노린내 같은 동물성 향과 마구간 냄새 비슷한 향도 약하게 풍깁니다. 검은 과일과 향긋한 나무, 이질적인 동물성 향이 함께 어우러져 매우 복합적인 느낌을 줍니다.

매우 뛰어난 품질이지만, 마시기엔 일러서 거친 기운이 느껴집니다. 아주 가는 사포 같은, 또는 숯가루 같은 미세한 탄닌의 까끌까끌한 느낌이 혀를 자극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적당히 무게가 있어서 만족스럽군요.

 

 

뛰어난 산미와 잘 익은 탄닌 맛이 훌륭합니다. 검은 과일과 향긋하고 다양한 나무, 낙엽과 동물성의 복합적인 풍미가 감동을 줬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 좋아질 것이기에 앞으로의 발전에 기대를 하게 합니다. 마신 후 길게 이어지며 남는 여운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아직 덜 피어나서 원래의 향과 맛이 100% 살아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아직 어린데도 거의 완벽한 균형을 갖췄습니다. 탄닌이 좀 더 숙성되면 빈틈없이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이 멋진 와인에 어울릴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과 안심, 양 갈비 같은 육류 요리입니다. 오래 숙성한 치즈도 좋은 안주가 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5년 11월 1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