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 1982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오-메독(Haut-Medoc) 지역에 있는 A.O.C 뽀이약(Pauliiac)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85%에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 8%와 메를로(Merlot) 포도 7%를 섞어서 만든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1등급 그랑 크뤼 클라쎄(1er Grand Cru Classe) 와인입니다.
1.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무통 로칠드는 프랑스 보르도 오-메독 지역의 뽀이약 마을에 있는 포도원입니다. 원래 이름은 샤토 브란-무통(Chateau Brane-Mouton)이었는데, 1853년에 나다니엘 로칠드(Nathaniel de Rothschild) 남작이 인수하면서 샤토 무통 로칠드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1920년대에 샤토에서 와인을 병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와인을 구매해 간 상인들이 와인을 병에 담아서 팔았기에 다른 샤토의 와인이 섞여 들어갈 수 있었지만, 샤토 무통 로칠드가 자체적으로 와인을 병에 담기 시작하면서 와인 품질을 한층 더 보증할 수 있게 되었죠.
2. 와인의 맛과 향
1982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점수 100점으로 파커는 2002년 8월에 시음하면서 “뚜껑을 덮은 디캔터에 30시간 정도 브리딩하면 최정상급의 잠재력이 모습을 드러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아직 다 열리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파커가 마신 후로 14년이나 지나서 쇠약해진 것인지 저로서는 알 수 없군요.
영롱하고 원숙한 루비, 또는 황홀한 가넷 색입니다. 지금까지 마셔봤던 무통은 과일과 나무 향이 풍성하게 나왔는데 이 와인은 생각보다 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향긋한 향나무나 마른 한약재 냄새가 나고, 시간이 좀 흐른 후에야 검은 과일 향이 슬슬 올라옵니다. 비릿한 식물 줄기 냄새와 쇠 냄새도 나왔고요.
구조감은 매끄럽고, 탄탄하며, 강철 같습니다. 하지만 34년이라는 긴 세월 때문인지 볼륨감은 부르고뉴 그랑 크뤼 와인처럼 비교적 얇게 느껴집니다. 짱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강한 산미 속에 아직 탄탄한 탄닌이 느껴집니다. 생 나뭇가지와 식물 줄기의 비린 풍미가 나오다가 슬슬 약간 말라버린 자두와 체리의 즙 같은 단 과일 풍미가 나옵니다. 짜릿한 산미는 계속 침샘을 자극합니다. 나무와 과일 향이 안정적으로 부드럽게 이어지지만, 최적기가 지났는지 힘은 생각보다 약합니다.
부드럽지만 탄탄한 질감과 강한 산미의 조화가 좋습니다. 각종 풍미가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매우 아쉽네요.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으로 전체적인 균형이 좋습니다.
이 와인과 어울릴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훈제 오리, 등심구이, 소갈비와 양 갈비, 숙성 치즈 같이 풍미가 강한 요리들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6년 12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