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프랑스] 북부 론 > 쌩-조제프(Saint-Joseph)

까브드맹 2018. 7. 8. 08:00

쌩-조제프(Saint-Joseph)의 포도밭 모습
(이미지 출처 : https://thisislyon.fr/wp-content/uploads/2017/09/Photo-8-bis-Mauves-sur-Rhone-le-berceau-du-Saint-Joseph.jpg)

1. 쌩-조제프 개요

쌩-조제프(Saint-Joseph)는 크로즈-에르미따지(Crozes-Hermitage)와 함께 북부 론의 와인 생산지 중에서 대중적인 와인을 많이 만드는 지역입니다.

2. 쌩-조제프의 역사

쌩-조제프 와인은 루이 12세(Louis XII, 1498~1515)가 통치하던 시기에 프랑스 궁정에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특히 모브(Mauves) 지역의 와인은 인기가 대단해서 훗날 빅토르 위고(Victor Hugo)도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에서 모브 와인(Vin de Mauves)을 언급할 정도였죠. 모브 주변의 다른 지역 와인도 인기가 좋아서 루이 12세는 모브와 이웃한 뚜르농(Tournon) 마을에 "끌로 드 뚜르농(Clos de Tournon)"이라는 포도원을 소유했습니다. 쌩-조제프의 포도밭에 관한 공식적인 첫 기록은 1668년에 작성되었습니다.

쌩-조제프란 이름은 "무시당하는 남편의 수호성인"인 쌩-조제프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 성인의 이름을 딴 쌩-조제프의 포도밭에서 유래한 것이죠. 단순히 쌩-조제프라고 부르는 이 특별한 포도밭은 원래 예수회(Jesuits)가 소유했지만, 지금은 유명한 와인 생산자인 E.기갈(E.Guigal) 가문이 갖고 있습니다.

현대의 와인 생산지로서 쌩-조제프 역사는 1916년 즈음에 시작하지만, 1956년까지는 독자적인 지역 명칭(Appellation)을 갖지 못했습니다. 1969년까지만 해도 쌩-조제프의 포도밭 면적은 100헥타르도 안 되었지만, 1969년 이후에 꼬뮌(Commune)의 수가 26개로 늘어나면서 프랑스 정부는 1971년에 오늘날과 같은 면적으로 포도 재배지를 확장했습니다. 그래서 1994년에 이르면 쌩-조제프의 포도밭 면적이 잠재적인 부분까지 합쳐서 3000헥타르에 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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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쌩-조제프의 지리

쌩-조제프는 론강을 사이에 두고 크로즈-에르미따지의 맞은 편에 있습니다. 크로즈-에르미따지가 에르미따지(Hermitage) 지역을 감싸면서 남북으로 좀 더 길게 뻗어있다면 쌩 죠세프는 꽁드리유(Condrieu)의 샤바네(Chavanay) 마을의 바로 남쪽부터 시작해서 크로즈-에르미따지를 넘어 더 남쪽에 있는 쌩 뻬레(Saint-Peray)의 길레랑(Guilherand) 마을까지 뻗어 있습니다. 지도에서 대략 훑어봐도 남북의 길이가 크로즈-에르미따지의 2배가 넘으며 실제로 총 길이가 약 60km에 달합니다.

쌩-조제프의 위치
(중간의 노란색 지역이 쌩-조제프입니다)

지도만 보면 크르제 에르미따지보다 와인 생산지가 더 넓어 보이고, 포도밭 넓이도 3,000헥타르에 달해서 북부 론에서 가장 넓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스타일과 명성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크로즈-에르미따지에 이어서 2위입니다.

지중해성 기후의 특성이 나타나는 남부 론의 와인 생산지와 달리 북부 론의 휴양지를 따라 펼쳐진 쌩-조제프는 북부 론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륙성 기후의 특성을 자주 보여줍니다. 그래서 여름은 덥고 겨울은 습기 차며, 봄까지 계속 부는 차가운 바람인 미스트랄(Mistral)의 영향을 많이 받죠. 

쌩-조제프의 전통적인 와인 생산지는 위에 나온 모브와 뚜르농에 글렁(Glun), 생-장-드뮈졸(St-Jean-de-Muzols), 렁(Lemps), 비옹(Vion)의 4개 마을이 덧붙여져 총 6개 꼬뮌입니다. 이 중에 에르미따지 맞은 편에 있는 모브가 에르미따지와 비슷한 화강암 토양을 갖고 있어서 역대로 가장 뛰어난 와인 생산지로 평가받죠. 뚜르농 부근의 계단식 포도밭에서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나머지 4개 꼬뮌에서 나오는 와인 역시 품질이 우수해서 지역의 최고급 와인으로 평가받습니다.

전통적인 6개 꼬뮌을 포함한 일부 지역은 꽤 높은 고지대에 있으며 이곳의 포도밭은 생-조제프에서 최고의 포도 재배지로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평평한 언덕 꼭대기나 언덕 아래의 기름진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다른 지역의 와인은 개성이 좀 약합니다. 또한, 북쪽 경계선으로부터 50km 안쪽의 지역은 꼬뜨 로띠(Cote-Rotie)와 가까워질수록 비옥해지며, 이곳의 와인은 남쪽의 전통 생산지에서 나온 것과 특성이 다릅니다.

 

 

4. 쌩-조제프의 포도와 와인

원래 쌩-조제프에서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포도는 시라(Syrah) 뿐이었지만, 프랑스 정부는 1979년부터 루산(Roussanne)과 마르산(Marsanne) 같은 청포도를 최대 10%까지 섞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쌩-조제프에서는 섬세하면서 라즈베리와 후추 풍미가 잘 드러나는 레드 와인을 주로 생산합니다. 신선한 과일 풍미가 나면서 마시기 편하고, 아직 어릴(young) 때 마실 수 있는 쌩-조제프의 레드  와인은 아마 북부 론에서 만드는 레드 와인 중에서 가장 가벼울 겁니다. 그래서 많은 쌩-조제프 와인이 에르미따지와 꼬뜨 로띠 와인이 숙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마시는 와인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전통 생산지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쌩-조제프 와인 중에선 구조가 탄탄해서 100년에 달하는 긴 숙성 잠재력을 가진 것도 있습니다.

쌩-조제프에선 마르산과 루산을 섞어서 마시기 좋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도 만듭니다. 전체 와인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일반적인 레드 와인보다 품질이 뛰어납니다.

<참고 자료>

1. 휴 존슨, 젠시스 로빈슨 저, 세종서적 편집부, 인트랜스 번역원 역, 와인 아틀라스(The World Atlas of Wine, 서울) : 세종서적(주), 2009

2. 크리스토퍼 필덴, 와인과 스피리츠 세계의 탐구(Exploring the World of Wines and Spirits), 서울 : WSET 코리아, 2005

3. 영문 위키피디아 쌩-조제프 AOC 항목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