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마리아쥬

[마리아쥬] 타파스(Tapas)에 관하여

까브드맹 2018. 6. 25. 08:00

다양한 타파스

1. 타파스의 유래

스페인을 중심으로 지중해 연안의 국가에서 기원한 다양한 종류의 전채요리(Appetizers)나 스낵들을 타파스라고 합니다. 그리스에서는 돌마스(Dolmas), 이탈리아에서는 안티파스티(Antipasti)라고 부르는 타파스는 작은 접시에 담겨 제공되며 보통 한 두 입이면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적죠. 타파스가 생겨난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전설에 따르면 타파스는 까스띠야(Castile) 왕국의 알퐁소(Alfonso) 10세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건강이 안 좋았던 알퐁소 10세는 어느 날 식탁 위의 음식 중에서 자그만 접시에 담긴 소품(小品 )요리와 와인을 먹고 난 후 병에서 회복했다고 합니다. 건강을 되찾은 왕은 "앞으로 주점에서 와인을 팔 때는 작은 스낵이나 '타파(Tapa)'를 함께 내놓고, 그러지 못하면 와인을 팔 수 없도록 하라"라는 명령을 내렸답니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주점에서 와인을 팔 때 꼭 타파스가 나온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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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스의 유래에 대해선 몇 가지 전설이 더 있습니다.

<요리의 즐거움(The Joy of Cooking)>이라는 책에는 타파스가 원래 안달루시아(Andalusia) 지방의 주점에서 셰리를 마시는 사람들이 술 마시는 도중에 잔 위에 덮어뒀던 빵이나 고기 조각이라고 나옵니다. 빵이나 고기 조각을 잔 위에 덮어둔 것은 스위트 셰리를 마실 때 초파리가 잔 속의 와인에 들어가는 걸 막으려는 것이었고, 매우 실용적인 방법이었죠. 그런데 와인 잔을 덮을 때 사용한 고기 조각은 일반 햄이나 초리조(Chorizo)였습니다. 둘 다 매우 짜서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었고 갈증이 나면 와인을 찾기 마련이죠. 그래서 바텐더나 레스토랑 주인들은 와인 판매를 늘리려고 셰리와 함께 팔만한 다양한 스낵을 개발했고, 결국 타파스는 셰리만큼이나 중요한 메뉴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안달루시아의 위치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칠해진 지역이 안달루시아입니다. 셰리의 본고장이죠)

다른 학설에 따르면 16세기에 안달루시아 북쪽에 있는 까스띠야-라 만차(Castilla-La Mancha)의 주점 주인들이 향과 풍미가 강한 숙성 치즈를 내놓으면 싸구려 와인의 나쁜 품질을 "감출(Cover)"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와인을 내놓을 때 공짜 치즈를 제공했고, 이것이 타파스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인기 있는 학설이 있습니다. 알퐁소 13세가 안달루시아 서남부에 있는 항구 도시인 카디즈(Cadiz)의 유명한 주점 부근을 지나다가 와인 한 잔을 주문했는데, 눈치 있는 웨이터가 와인을 가져오면서 햄 한 조각으로 와인 잔을 덮어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카디즈가 바람이 강한 곳이라 와인에 모래가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였죠. 국왕은 와인을 마신 다음 그 햄도 먹었고 "덮개와 함께" 또 한 잔의 와인을 주문했습니다. 타파스의 유래는 이 일화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파리를 막기 위한 것이든, 나쁜 냄새를 막기 위한 것이든, 모래를 막기 위한 것이든 타파스가 뭔가 막으려고 잔 위에 "덮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Tapas'라는 말도 스페인어로 '덮다'를 뜻하는 'Tapar'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네요. 아마 스페인의 주점에서 누군가 이런 행동을 시작한 후 널리 퍼져나갔을 겁니다.

 

 

스페인의 음식 문화 속에서 타파스는 색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나라의 식자재와 조리법을 통합하면서 계속 진화했습니다. 고대에 로마군은 이베리아반도의 대부분을 점령했고 올리브와 올리브 경작법을 알려줬습니다. 8세기에는 북아프리카에 살던 무어족이 쳐들어왔고, 이때 아몬드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향기로운 향신료가 전해졌죠. 700여 년간 스페인을 점령했던 무어족의 영향은 오늘날에도 곳곳에 남아있고, 특히 안달루시아는 그 영향이 더욱 강합니다. 아울러 신대륙의 발견으로 토마토와 달고 매운 고추, 옥수수, 콩과 감자가 스페인에 전래됩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작물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전래 작물들은 스페인의 기후에서 잘 자랐기에 곧 전국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곧 타파스의 재료로 사용되죠.

2. 타파스의 종류

이렇게 다양한 식자재와 조리방법으로 만든 타파스를 몇 개 소개해보면,

① 아케이투나스(Aceitunas) : 안초비나 붉은 피망을 곁들인 올리브

아케이투나스

② 알본디가스(Albondigas) : 소스를 얹은 미트볼

알본디가스

 

 

③ 바까라오(Bacalao) : 빵과 토마토를 곁들인 얇게 썬 염장 대구

바까라오

④ 보퀘로네스(Boquerones) : 식초를 끼얹은 화이트 안초비

보퀘로네스

⑤ 반데리라스(Banderillas) : 올리브, 작은 양파, 작은 오이, 칠리나 기타 채소를 식초에 절인 후 꼬치에 꽂은 것. 때때로 안초비가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반데리라스

 

 

⑥ 까라마레스(Calamares) : 살짝 튀긴 오징어

까라마레스

⑦ 초리조 알 비노(Chorizo al vino) : 와인에 적셔서 천천히 구운 초리조

초리조 알 비노

⑧ 파파스 브라바스(Papas Bravas) : 스파이시한 살사소스를 얹은 감자튀김

파파스 브라바스

등이 있습니다. 더 많은 타파스들을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사이트를 방문하세요.

 

Tapas 101 | A description of tapas and how to order them | Sevilla Tapas

A “first course” for beginners, this is a brief description of some of the most common tapas that visitors can expect to find in any typical tapas bar in Andalucía. What are tapas? Tapas are a variety of small savoury Spanish dishes, often served as a

azahar-sevilla.com

3. 타파스와 어울리는 와인

타파스의 공통적인 특징은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타파스는 대부분 기름지죠. 이렇게 기름진 타파스를 먹을 땐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 줄 수 있도록 산도가 높은 와인이 좋습니다. 드라이 셰리와 함께 스페인 갈리시아의 알바리뇨(Albarino) 와인, 루에다(Rueda)의 베르데호(Verdejo) 와인, 이탈리아 베네토의 소아베(Soave) 와인 등의 화이트 와인과 끼안티(Chianti)처럼 산도가 높은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국내에선 타파스를 만나기 어렵습니만, 쿠팡에서 타파스 세트를 판매하니 맛보기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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