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니에르 뻬레 에 피스(Fournier Pere et Fils)가 만든 파이니스트 상세르 (Finest Sancerre) 2009는 프랑스 서부의 루아르 밸리(Loire Valley)에 있는 상세르(Sancerre) 마을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든 AOC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상세르
상세르(Sancerre)는 프랑스 발 드 루아르 지역의 가장 동쪽에 있는 센트럴 빈야드(Center Vineyard)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루아르강 건너편에 있는 푸이-휘메처럼 소비뇽 블랑으로 드라이하면서 구스베리 같은 녹색 과일 향과 잔디, 블랙 커런트 잎, 쐐기풀 같은 식물성 향, 약간의 그을린 나무 향과 부싯돌 향이 나는 최고급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죠.
상세르의 소비뇽 블랑 와인은 상쾌하고 깔끔해서 생선회와 기타 해산물 요리와 잘 맞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염소젖 치즈인 사비뇰과 천생연분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다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죠. 좀 괜찮다 싶은 상세르 와인을 마시려면 적어도 4만 원 이상 내야 합니다.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파이니스트 상세르 푸르니에르 뻬레 에 피스도 상세르 와인치고는 저렴한 편이지만, 약 39,000원에 판매합니다. 칠레산 소비뇽 블랑 와인이 2만 원 이하에서 아주 좋은 걸 마실 수 있고, 뉴질랜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도 2~3만 원대에서 좋은 것을 구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가격이 제법 비싼 편이죠.
상세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황톳빛이 약간 어리는 진한 레몬색입니다. 레몬과 사과, 배 같은 과일 향이 먼저 나오고 이윽고 싱싱한 채소 같은 향이 나옵니다. 시원하고 향긋한 무 냄새 비슷한 향이 있고, 상추와 아스파라거스 같은 채소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블랙커런트 싹이나 오렌지 기름 같은 풋풋한 식물성 향과 견과류의 고소한 향도 올라오죠. 아카시아 같은 흰 꽃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질감은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잘 짜인 구조감은 탄탄합니다. 밀도와 무게감은 칠레 소비뇽 블랑과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중간 정도. 시원하고 드라이한 맛이 나며 섬세하고 산뜻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나는 산미는 와인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12.5%의 알코올은 와인 전체에 적당한 기운을 주죠. 이러한 요소들의 조화로 상큼하고 활력 있으며 짜임새 있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트러스와 청사과의 상큼한 맛도 있으나 흰색 채소의 시원하고 상쾌한 맛이 더 강합니다. 또 귤 기름이나 오렌지 기름처럼 새콤하고 기름진 풍미도 살짝 나오며 미네랄 풍미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맛의 조화는 침이 고이게 하고 계속 마시고 싶도록 만들죠. 시트러스의 상큼한 맛과 채소류의 시원한 풍미가 계속 이어집니다. 여운은 길며 은은하게 이어지는 풍미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시원하고 드라이한 맛, 상큼한 산미, 구조감을 잘 받쳐주는 알코올이 어울려서 멋진 균형감을 보여줍니다. 생선회와 생선 초밥 같은 해물 요리, 오징어 회와 숙회, 문어 초절임, 각종 샐러드, 담백하게 구운 흰살생선구이, 프라이드 치킨 같은 닭튀김 요리 등과 잘 어울리는 맛과 향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한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1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