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처럼 유리병이나 코르크 마개, 이산화황이 없었던 고대에는 와인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와인을 만들 때 으깨진 포도알을 발효조 안에 넣으면 포도 무게 때문에 저절로 흘러나오는 포도즙이 있습니다. 이 즙은 고급 와인을 만들 때 쓰는데, 옛날에도 고급 와인 양조에 사용했습니다. 이 즙으로 만든 와인은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보관만 잘하면 몇 년 동안 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양이 매우 적어서 포도를 압착해서 짜낸 즙을 함께 섞어서 와인을 만드는 일이 대부분이었죠. 두 즙을 섞어서 만든 와인을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고대 로마에서 가장 흔한 와인 보관법은 암포라에 와인을 담고 올리브 기름을 위에 부어 공기를 차단하거나, 포도의 당도를 높여 좀 더 독한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또 와인에 소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는 방법도 동원되었죠. 고대 로마나 그리스인은 소금, 밀가루, 송진, 대리석 가루, 허브, 향신료 등을 넣어서 와인을 만들곤 했습니다. 이런 첨가물을 넣은 것은 와인이 상하지 않고 오래 가도록 하려는 것이지만, 와인에 독특한 풍미를 첨가하고 때로는 약용으로 쓰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여러 곳에는 “겨우내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와인 제조법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지에 포도즙 10콰드랜털(quadranta,고대 로마에서 쓰인 도량형), 식초 2콰드랜털, 끓인 포도즙 2콰드랜털, 물 50콰드랜털을 넣는다. 여기에 묵힌 소금물 64섹스타리우스(0.53리터)를 부어서 뚜껑을 덮고 10일을 기다린 뒤 밀봉한다. 이 와인은 하지까지 상하지 않는다고 하며 하지까지 다 마시지 못한 와인은 독한 식초로 활용하면 좋다.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