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년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혼란에 빠져있던 서로마 제국이 마침내 멸망합니다. 서로마 제국이 사라진 자리에 여러 게르만족이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중세의 문이 열리게 되죠. ‘중세’하면 ‘암흑시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일이 많습니다. 문화도 경제도 로마 시대보다 퇴보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죠. 하지만 많은 역사 연구를 통해서 중세시대 초기의 여러 문화나 제도는 이미 로마 시대 말에도 존재했던 것이며, 그 후에 더욱 발전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중세는 온전히 발전 단계에 있었던 역사이지 퇴보나 종교적 억압의 시대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러한 점은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게르만족의 산발적인 공격이 지속하였던 3~5세기에 유럽의 포도 재배는 트리어(Trier) 인근의 모젤(Mosel)강까지..